알라딘 대란이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었으나 아직 많은 부분에서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체적인 부분은 파란여우님이 워낙 논리적으로 파악하신지라 생략하고 몇가지 추가적인 상황을 적어본다.

1) 마이 리뷰의 책 이미지가 뜨지 않는다.

마이 리뷰를 들어가보면 특정책들의 이미지가 뜨지 않는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 < 더불어 숲 > 이다. 리뷰 첫 화면에 X 가 뜨면 읽는 기분도 X 해지지 않을까 싶다.

2) 퍼온글이 사라지다.

퍼온글이 사라졌다. 퍼온글은 서재지수에 영향이 없는지라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7월 중순부터 10월 중순사이에 퍼온 글들이 사라졌다. 오후에 잠시 정상적으로 보이는가 싶었으나 현재 다시 사라졌다.

3) NEW 항목의 미설정은 의도된 부분인가

새로운 글을 올려도 NEW 항목이 뜨지 않는다. 예전에 어느 서재지인이 NEW항목을 서재에 밝혀진 촛불로 비유한 적이 있다. NEW 항목의 미설정이 의도된 것이든 그렇지 아니하든 다시금 검토해볼 일이다.

4) 페이퍼 수정시 전체 문단이 중복된다.

페이퍼 완료후 수정을 하면 페이퍼 전체 문단이 중복된다. 이미지를 같이 올린 경우 이미지 바로 아래의 중복 문단을 전부 삭제해야 제대로 수정이 이루어진다.

5) 특정시간때 서버 용량 부족으로 접속이 불가하다. 특히 점심시간

집중적인 접속이 이루어지는 점심시간의 접속은 거의 불가하다. 서버 용량 부족 오류가 삼일째 이어지고 있다. 무궁화호에서 KTX로의 전환이라는데 아직은 속도를 못내고 있다.

6) 즐겨찾는 서재의 브리핑이 올라오나 접속시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7) 달력에 글을 올린 날짜에 밑줄 표시가 생기지 않는다.

8) 서재에 코멘트를 남긴 박찬미님과 라이카님의 글에 의하면 리뷰나 페이퍼 쓰기가 되지 않는 서재도 있다.

어떠한 변화든 몸서리치는 진통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10월 31일,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뜬눈으로 보냈을 알라딘 전산 관계자들에게 격려를 보낸다. 새로운 서재 문화를 창출한 알라딘이 산후조리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Laika 2004-11-03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래서 "즐겨찾는 서재 브리핑"에 잉크님의 "아직은 미완성"이 3개나 뜨는군요...^^ 에잇, 퇴근이나 해야지......

물만두 2004-11-03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몇 페이퍼 없어진 것 같은데 생각이 안나서리...

갈대 2004-11-03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문제가 있는 기능들은 알라딘측에서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량아인지 산고가 제법 심합니다^^:

미네르바 2004-11-03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모처럼 길게 글 올렸더니, 그만 다 날아가 버렸어요. 힘들게 사진까지 올렸는데...다시 올렸더니 등록이 되지 않더군요. 언제쯤 올릴 수 있을런지... 정말 대단한 우량아가 탄생할려나, 진통이 너무 심하죠? 그리고 2번에 지적한 것을 보니 정말 님의 퍼온글 석달치가 사라져 버렸네요.설마 다시 찾을 수 있겠죠.^^

파란여우 2004-11-0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편..이런 식으로 한다면 더 이상 앞으로는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겁납니다.

stella.K 2004-11-04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EW를 촛불에 비유했던 거 제가 어느 지인의 서재에 그렇게 비유하기도 했는데, 언제 제 뒤를 밟으셨나요? 흐흐. <방문자 글쓰기>도 안되죠? 알라딘 나빠요. 지금 미국 대통령 투표가 진행중인 것 같은데, 개편 할 것이냐, 말 것이냐도 투표로 결정해 보면 어떨까요? 그런 개편 반대가...

잉크냄새 2004-11-04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텔라님의 표현이라는것 알고 있었죠. 그냥 익명으로 했답니다. 오늘도 접속해보니 조금씩 정상화되어가고 있군요. 아무쪼록 멋진 개혁이 되기를 바래요.

Laika 2004-11-04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글쓰기가 집에서는 되는데, 회사에서는 안되네요....울 회사에서 알라딘에 특별히 부탁을 했나? ^^ 사실, 쓸 글도 없지만 시스템이 안되면 당장 뭔가 할것처럼 조급해지는게 사람 맘인가봐요...

잉크냄새 2004-11-05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회사에서는 부탁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저도 조급하긴 님과 같은 기분인가 봐요.^^
 


자화상

- 윤동주 -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읍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읍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읍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읍니다.

===============================================================================

[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 윤동주의 서시의 한 구절을 입버릇처럼 달고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 어느날 부터인가 그 구절을 입에 담는 것이 스스로에게 부끄러워지곤 했다. 아마 그때부터가 나 자신의 자화상이 조금씩 일그러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스스로에 비추어 부끄럽지 않은 이가 있겠는지요. 못난 자신이 한없이 미워지기도 하고 한없이 측은해지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 또한 나이기에 어느 순간 밀물처럼 그리움이 몰려들기도 합니다. 먼 훗날 어떤 모습으로 나의 얼굴이 우물에 비칠지라도 그 모습 결국 사랑하고 보듬어야하는 것도 내 자신일 겁니다.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직 미완성입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4-11-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자화상은 그저 평범하기를 바랄뿐입니다...

stella.K 2004-11-03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이 되고 잉크님 페이퍼 보니까 좋으네요. 우리들의 자화상은 아직 미완성이라...그렇네요. 늙어 죽을 때쯤 완성되려나? 주름 밖에 더 남으려나...알라딘도 미완이겠죠?^^

진주 2004-11-0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의 미완성 정도가 심각해요 ㅠㅠ 제 서재는요, 글쓰기가 아예 안 된답니다. 리뷰나 페이퍼는 다 안 되구요. 방명록에만 글이 올라가요. 에구..답답해요.....ㅜㅜ

Laika 2004-11-0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미님이 저랑 같은 상태군요...저도 글쓰기가 안되요...남들이 다 페이퍼 올리길래...저만 안되는줄 알았네요...ㅠ.ㅠ

미네르바 2004-11-03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윤동주님의 자화상도 좋고, 별헤는 밤도 좋고, 서시도 좋고... 다 외웠던 시들이지요. 우리의 삶이란,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지만 결국 미완의 모습으로 소멸되어가겠지요. 그 미완의 모습을 사랑해야 하는 것 역시 살아있는 자의 몫이구요.

잉크냄새 2004-11-04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인생은 미완성이라고 하나 봅니다. [ 인생은 미완성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써가야해 / 인생은 미완성 그리다 마는 그림 그래도 우리는 아름답게 그려야해 ] 우리 모두 미완성의 모습이지만 세상 어딘가에서 아름답게 살아가야죠.^^
 
비주, 숨겨진 우리 술을 찾아서
허시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9월
평점 :
품절


전통술 품평가인 작가는 우리땅의 사라져가는 우리술을 찾아 전통술에 얽힌 사연과 제조법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500여가지가 넘던 전통술이 일제하의 세법에 의해 밀주라는 단속하에 현재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술은 50여가지 정도이다. 1995년 이후 개인이 술을 담그는 것이 합법화되었으나 술의 증여나 거래는 불법이라는 어설픈 법조항에 막히어 아직도 밀주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통술연구회나 동호회에 의하여 조금씩 세간에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전통주의 특징은 가양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과 김치나 된장과 같은 우리 고유의 음식처럼 발효주라는 점이다. 가양주란 한 집안에서 제조법이 대대로 내려오는 술로서 오랜 세월을 통해 한 집안의 부족한 유전학적인 요소를 보충하기에 적합하도록 변화되어오고 있다. 고승들이 고산병을 치유하기 위해 술을 빚어 곡차를 마시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소주와 같은 희석식도 아니고 증류식도 아닌 우리쌀과 누룩의 배합에 의한 발효식이다. 된장, 김치와 같은 발효식이다. 그래서 작가는 전통주를 우리 고유의 음식이라고 서슴없이 말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술 몇가지를 말하자면 백화주는 사계절 동안 산과 들에 피는 백가지의 꽃잎을 따서 말려 빚는 술로서 그 향기가 술중의 으뜸이요 절창이라 할수 있다. 잎새곡주는 과거시험 보기 전에 마시던 술로서 술기운에 오히려 머리가 맑아진다고 하니 백일주로 잎새곡주를 장려하는 교육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죽력고는 녹두장군 전봉준이 부상당해 압송되는 도중에 찾은 술로 유명한데 타박상에 특효가 있는 약술로서 최남선이 조선의 3대 술로 꼽은 술이다. 무술주는 퇴계의 도산서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보양주이나 개고기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마시고 싶지 않다.

우리의 것을 찾는 것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전통 음식점에서 된장을 직접 담가 된장국을 끓이듯이 술 또한 빚어서 낼수 있어야 한다. 전통술이 사라지는것, 그것은 분명 우리 문화의 한 단면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짐컨대 술 취한 소리가 아니다. 

사족) 퇴계 이황이 가까이 두고본 < 활인심방> 에 나오는 구절이다. [ 술은 본래 피를 고르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석잔 이상 마시면 오장을 뒤집고 성격을 거칠게 만들어 미친 사람처럼 날뛰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전통주를 사랑하되 다만 이것을 조심하자.


댓글(5)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파란여우 2004-10-27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봉준이 압송 당하는 도중에도 약술로써 찾은 죽력고라는 술이 있다는 것이 참...혁명가를 대하는 그 당시 담당자의 자세가 인본이 갖추어진 사람 같습니다. 저는 술을 잘 못하지만 맛이 정말 궁금하군요...

잉크냄새 2004-10-28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나온 죽력고 관련 구절중에 < 어느 누구도 녹두장군을 위로할수 없던 순간에, 오직 죽력고만이 녹두장군을 위로한 것이다 > 라고 하더군요. 약술의 의미를 떠나서 마지막 가는 길동무로 죽력고를 부른 녹두장군의 마음이 아련하게 전해지더군요.

파란여우 2004-11-1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주의 마이리뷰...축하 드립니다. 다 제가 추천한거라는 사실 잊지 마셔요!!^^

아영엄마 2004-11-1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냄새님, 리뷰 당선 축하합니다.(__)

잉크냄새 2004-11-11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감사합니다.
 

모란, 등꽃, 절굿대꽃, 패랭이꽃, 때죽나무꽃, 도장나무꽃, 산딸나무꽃, 백굴채, 자운영, 흰철쭉, 댑싸리꽃, 수국, 인삼, 층층나무꽃, 갓꽃, 후박꽃, 아카시꽃, 민들레, 당귀, 철쭉, 병꽃나무꽃, 고들빼기, 찔레꽃, 장미, 토끼풀꽃, 작약, 꽃잔듸, 이 꽃잔디는 꽃이 작아서 말려놓고 한번 기침하면 다 날아가버릴 정도니, 아주 많이 아주 오래도록 따야 했다. 수영꽃, 동백꽃, 박태기꽃, 자목련, 벽오동꽃, 사상자꽃, 백일홍, 연꽃, 석류꽃, 쥐똥나무꽃, 돌미나리꽃, 붓꽃, 개쑥꽃, 사계화, 이탈리안수수, 개망초, 냉이꽃, 금은화, 따꽃, 접시꽃, 감꽃, 엉겅퀴, 줄풀꽃, 구슬꽃, 단풍나무꽃, 싸랑부리꽃, 구절초, 싸리꽃, 초록꽃, 밤꽃, 돈나물꽃, 쑥갓꽃, 감국, 해당화, 해당화를 따기 위해서 이 마을 저 마을을 돌아다니며 울타리 너머로 꽃도둑질을 해야 했다. 하루는 그의 거동을 수상히 여긴 마을 사람들에게 에워싸인 적도 있다. 명아주꽃, 팽이채꽃, 담배꽃, 질경이, 널러초, 행운나무꽃, 코스모스, 고삼, 머루, 삐삐, 해바라기, 상륙, 당근꽃, 무궁화, 홍화, 도라지, 노나무, 마타리, 능소화, 삼백초, 각시풀꽃, 엄나무, 남천, 서광, 목백일홍, 사철나무꽃, 옥수수꽃, 봉숭아꽃, 맥문동, 부들, 족두리풀, 키다리꽃, 개나리, 원추리, 회화나무꽃, 두릅나무꽃, 참나리, 제피나무, 달맞이꽃, 달맞이꽃은 여름이면 쉽게 볼 수 있고 채취하기도 어렵지 않은데, 문제는 말려놓으면 깨알처럼 작어져버린다는 것이다.

< 비주, 숨겨진 우리술을 찾아서 > p30~31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4-10-25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화주에 들어가는 꽃들이다. 이 정도면 술이 아니라 향기에 취하지 않겠는가
송강 정철의 < 장진주사 > 한 구절이 저절로 나올만도 하다
[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꺽어 산(算)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

stella.K 2004-10-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으셨군요. 전 술은 잘 못하지만, 우리나라 술에 대해선 알고 싶더라구요. 백화주라. 한번 마셔보고 싶네요.^^

파란여우 2004-10-26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에 나온 백화주는 무횹니다. 왜? '여우꼬리털'꽃이 없으니까요...우헤헤..^^

잉크냄새 2004-10-26 2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쩐지 한구석이 허전한 맛이구나! 했더니 여우꼬리털꽃이 빠졌군요.
[구구 빼다구주]로 바꿔야할것 같네요.^^

미네르바 2004-11-02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쁜 일 어느 정도 끝내고 알라딘에 와 보니 심히 불안하네요. 댓글 올리는 것조차 힘들고요. 님도 한동안 글을 안(못)올리셨군요.........................................................(개편된 시스템은 줄을 바꾸기도 힘들고..) 백가지 꽃으로 발효된 백화주라고 해서, 정말 백가지인지 세어보았습니다(무식하게도..) 백가지는 맞는데, 제가 아는 꽃이나 나무들은 66가지밖에 안 되네요. 더 열심히 야생화 공부를 해야겠어요^^ 그런데, 저렇게 예쁜 꽃으로 어떻게 술을 만들까요? 술에 취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향기에 취하겠어요. 그리고 거기에 '여우꼬리털'꽃이 추가 된다면 기가 막힌 술이 되겠지요?(생각만 해도 꼴깍^^*)

잉크냄새 2004-11-03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가지꽃중에 육십여섯가지라....역시 대단합니다. 알라딘 야생화협회 수석부위원장다운 면모입니다. 술에 취하고 향기에 취하고 님들의 글에 취하고...캬~ 좋다.

진주 2004-11-14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에...저는 74개는 알겠는데...(수목원 옆에 살았던 보람이..)제게는 무슨 감투를 주실렵니까? ㅎㅎ

잉크냄새 2004-11-14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더 대단하시네요. 알라딘 야생화협회 수석위원장님이 파란여우님이고 부위원장님이 미네르바님이었는데 아무래도 부위원장자리를 두개로 해야할까 봅니다. 참고로 전 채집부장입니다.^^
 

단풍이 어느덧 사무실 창밖의 가로수들까지 물들이고 있다. 오메~ 단풍들것네! 하고 감탄사 한번 제대로 뱉어보기 전에 가을은 창너머에서 살랑살랑 손짓하고 있다. 가을 햇살, 가을 바람, 가을 향기... 어느 것 하나 그냥 지나가는 것이 없다. 창문을 똑똑 두드리고 슬며시 눈짓하며 지나간다.

가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곤 했다. 정신없이 바쁘던 오후, 창턱을 넘어온 햇살에 이끌려 오후휴가를 내고 무작정 터미널로 달려가 알지 못하는 지명의 버스표를 끊었다. 몇명 타지도 않는 버스 뒷편 의자에 깊숙히 몸을 묻고 그냥 멍한 눈을 들어 밖을 바라보며 몇시간을 달려 아무도 아는이 없는 시골 정류장에 내리곤 했다.  어차피 모든 떠남이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 것이지만 아무도 없는 곳에서 괜한 외로움에 낙엽만 툭툭 걷어차면 걸었다. 부메랑처럼 일상으로 돌아오리라는 것을 훤히 알면서도 괜한 호기에 그렇게 떠나곤 했다.

반나절의 짧은 탈출, 그것은 떠남의 의미보다는 단순한 일상의 변화였다. 사무실의 타탁타닥 기계음처럼 정연한 자판의 소리 대신 톡톡 낙엽지는 소리를 듣고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익숙한 얼굴대신 차라리 깊게 고랑이 패인 시골아낙의 얼굴을 느끼고자 했다. 백창우 시인은 < 단추 >에서

나를
옭아매는 것이
내 몸의 단추만큼은 될거다
희망을 박탈당한
불쌍한 사내

라고 했던가. 톱니바퀴처럼 자신의 자리에 끼워져야만 매무새가 나는 단추는 우리의 일상이었다. 단 하나의 일탈마저도 용납하지 않는 단추의 운명. 오늘은 그 단추너머의 바다를 보았다. 내 몸의 단추 너머에서 출렁이는 비릿한 바다냄새를 맡았다.  

이번주나 다음주, 아마 이 가을의 마지막이란 느낌이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오는 어느날 오후 휴가를 내리라. 그리고 아무도 없는, 나도 모르는 곳으로 한나절의 탈출을 감행하리라. 그리고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리라.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여우 2004-10-2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단추는 잘 잠가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stella.K 2004-10-25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갔다 오시면 사진 한장 부탁해요. 이왕이면 잉크님이 들어간 사진으루다. 집요하죠? >.<;;

Laika 2004-10-25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지 못하는 지명으로의 반나절 짧은 탈출"...오호~ 멋진데요...
반나절이든, 하루든, 한달이든 돌아올 일상있다는 건 여유를 주는것과 동시에 가벼운 긴장감도 주는것 같습니다.
저도 비릿한 바다내음이 나는곳으로 잠시 탈출을 상상해봅니다. ^^

물만두 2004-10-25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추 잠그고 다녀 오세요. 감기가 장난이 아닙니다^^ 일탈 좋죠^^

진주 2004-10-25 2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잉크님, 남쪽-경상도쪽으로 발걸음을 한 번 옮겨 보시지요^^
그리고,
알지 못하는 지명의 차표-아구아구 저도 오늘 페이퍼 쓸거리 하나 생겼습니다.^^;;

미네르바 2004-10-25 2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나절의 일상탈출... 그렇게라도 할 수 있다니 부럽네요.
저도 요즘은 아이들 떠나 보내고, 빈 교실에 앉아서 할일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도 넋놓고 교실 창밖을 볼 때가 참 많아요. 훌쩍 떠나고 싶건만 그게 그리 쉬운가요?
저는 할 수 있다면 기차여행을 하고 싶어요. 이름도 낯선 곳의 기차표를 끊고 낯선 간이역에 앉아서 코스모스 한들한들 춤추는 것을 감상한다거나 가을햇살을 듬뿍 쐬고오면 참 좋겠다 생각하죠. 그러다 정신 차리고 다시 일을 한답니다. 가을이 가는게 아쉽다가도 빨리 가을이 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잉크냄새 2004-10-25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상도는 한나절로 다녀오기에 너무 멀답니다.
알지 못하는 지명의 차표, 한나절의 일상 탈출...왠지 나그네의 객창감이 물씬 느껴지네요.
아마 가을이어서 그런가 봅니다.

2007-12-11 17: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2-11 19:3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