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의 1막 1장 건국 신화
이종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그리스 로마 신화의 영향으로 신화는 천지창조, 생명의 기원, 죽음과 윤회, 천국과 지옥, 자연과 초자연등에 대한 이야기로 인식되어 진다. 물론 신화라는 단어적인 의미의 정의는 그러한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건국신화는 단군신화의 환인과 환웅, 주몽신화의 하백등 신과의 연관성이 일부 수록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명백히 초기 국가의 건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신화라는 단어가 주는 신비성에 대한 선입견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건국신화를 한국 역사의 1막 1장으로 인정함에 있어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초기 국가의 건국에 관한 역사가 신화적인 요소를 가지게 되는 것은 문자로 정착되기 이전의 수백년을 구전으로 전해지며 조금씩 변형을 일으켜 사실 자체가 신비화 되어버리는 경우와 후세들의 필요성, 특히 왕통의 정통성과 지배세력의 특권을 부여하고자 의도적으로 행해진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특히 한국 민족사는 일본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홀대받는 특수성을 지니게 된다.

저자는 이러한 건국신화의 신화적인 요소를 한겹씩 벗겨내며 신화적인 시간과 장소와 인물을 역사속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고조선의 단군신화, 부여의 동명신화, 고구려의 주몽신화, 백제의 온조설화 (백제의 건국신화만이 설화라 칭하여지는 것은 일찍 문자로 정착되어 신화적인 요소를 거의 찾아볼수가 없기 때문이다.), 신라의 혁거세신화, 가락국의 수로신화등 초기 국가 성립의 건국신화에서 시조의 탄생, 건국 세력, 건국 시기, 정치 체제, 국가 성장 과정, 왕실 세력과 지배층 세력등의 역사적인 자료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건국신화의 역사로의 전환, 그것은 비단 학문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것은 한국, 한국인, 한국사회, 한국문화, 한국사의 뿌리를, 정체성을 찾는 일인 것이다. 대체로 연극에서 1막 1장이 전체적인 방향을 설정한다. 역사 또한 1막 1장인 건국신화의 올바른 인식이 현재와 미래의 방향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꼬마요정 2004-07-11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드디어 다 읽으셨네요~ 이 리뷰만 기다렸답니다. 감사합니다.~~^^*
단군신화는 엄연한 건국신화라는 주장이로군요, 맞아요.. 제가 국사 시간에 배울 때도 곰 숭배 부족과 호랑이 숭배 부족의 다툼에서 곰 숭배 부족이 승리하여 어쩌고 이렇게 배웠거든요... 저도 사서 읽어봐야겠어요~^^

미네르바 2004-07-12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와 역사의 차이... '건국신화의 역사로의 전환, 그것은 비단 학문의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한국, 한국인, 한국사회, 한국문화, 한국사의 뿌리를, 정체성을 찾는 일인 것이다' 이 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오히려 신화로 인해 역사가 그 진실성을 훼손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단군신화를 이야기하면서 항상 이 부분에 대해 강조를 했지요. 그리고 '한국 민족사는 일본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홀대받는 특수성을 지니게 된다.' 이 글에도 동감합니다. 일본은 어떻게 하든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축소하거나 왜곡하려들지요. 꼭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일단 보관함에 넣어야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메시지 2004-07-12 0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우리 신화에 조금 관심이있습니다. 책이 기대가 되는군요.

잉크냄새 2004-07-1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화를 역사로 전환하는 작업, 이러한 의식을 밑바탕으로 한 고고학과 역사학의 연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단지 신화라는 이유만으로 정통 역사학에서 등한시되는 것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메시지 2004-07-14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신화는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죠.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지금까지 역사학에서도 다루어지는줄로만 알았습니다. 삼국유사나 삼국사기는 역사의 중요한 자료라고 생각하거든요.

잉크냄새 2004-07-14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우리 신화가 역사학에 다루어지고는 있는걸로 압니다. 다만 신화가 가지는 비과학적인 요소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아쉽다는 것이지요. 일제시대의 식민사학의 영향이 아직도 남아있는 이유도 있겠지요. 이책의 저자 또한 잘못 해석된 신화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에 대하여 말하고 있답니다.

메시지 2004-07-14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나중에 봐야지' 했다가 '빨리 봐야겠구나'로 생각이 바꿨습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하빈다.

비로그인 2004-07-1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리뷰도 잘 읽었고 그에 대해 나누신 여러 님들의 말씀도 깊이 새겨 들었네요.
신화...그 속엔 인류 보편성과 동시에 개별 민족만이 지녀 간직해 온 특수성이 상징적으로 습합되어 있죠. 그러다 보니 편협한 민족주의 시각에서 자민족의 역사를 날조하는 데 이용될 위험성도 다분히 내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구요.
좀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시각에서, 신화를 역사의 한 장으로 자리매김하는 작업...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일본에 이어 중국의 역사 왜곡이 하루가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요즘, 더 의미있는 책이 되겠다 싶습니다.

잉크냄새 2004-07-15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냉열사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역사가들의 편협한 시선은 왜곡된 역사를 낳을수 밖에 없을겁니다. 철저한 고증을 거친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역사의 재조명이 필요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