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준비했던 작업이 거의 끝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제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서류 작업이 남았을 뿐이므로.

최근 3개월은 심야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잠이 부족해서 늘 몽롱했다. 심한 날은 좀비처럼 걸어다녔다. 12~3여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맡은 적이 있어서 그때 생각이 종종 나는데, 그때는 "지긋지긋한 이 일 끝나면, 이거해야지 저거해봐야지." 떠오르는 것들, 참을 수 없는 욕구들이 많았는데, 그새 내 삶도 참 단순졌는가. 잠 좀 푹 자고, 아이들과 시간 많이 보내고,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책책!  

 

일전에 그러니까 한창 바쁠 적에 회사 사람들과 늦은 저녁을 먹으며, 이 일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버킷리스트에 대해 나눈 적이 있는데, 농반진반 버킷리스트에 "퇴사"가 있는 사람, "과일주를 종류별로 담가봐야겠다"는 사람(부서에 유일한 남자인 부서장님*..*). 그리고 대다수는 여행을 가겠다고 하더라! -나는 그 흔한 여행에 대한 갈망조차 없다. 아 참으로 건조한 사람이네 ㅠ

나에게도 있다.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가 하고 싶고 원하는 성격의 일들을 말하는 거라면, 해당이 안 될 수도 있겠다.

운전 연수와 이사 준비가 있다. 99년 가을에 딴 운전면허증 녹색면허인데, 운전면허 따고 한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다. 15년 가까이 살았던 집에서 이사를 하면서, 뭔가 당위성을 부여하며 두렵기도 하고 또 늦었지만 운전 연수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모처럼(이제 끝이 보이므로...) 9시무렵에 귀가했는데, 아주 오래간만에 두녀석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우리 큰아이 말재간이 그새 많이 늘었다. ㅎㅎㅎ 썰렁한 언어 유희(수수께끼)를 즐기는 폼이 꼭 국민학교 고학년 때 당시 내모습 같다.  

 

책도 좀 읽어야겠다. 굉장히 재밌어 보이는 책이 수중에 있는데, 반납일이 지났다. 반납했다가 다시 빌려야지

 

 

 

 

 

 

 

 

 

 

 

 

 

 

나는 나를 안다. 내가 웬만한 독서편력 책이면 다 즐긴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게코스키의 독서편력은 평균 이상인듯하다.

노오력의 배신은 최근 저렇게 노란색 표지에 검은 글씨의 책을 많이 본다. 확실히 눈에 잘 들어온다. 책제목과 기타의 것들이...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책읽는나무 2016-11-30 1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제 대단원의 프로젝트가 끝나간다는거죠??
아이~~좋아랏!!
이제 자주 볼 수 있겠군요ㅋㅋ

운전연수와 이사!!
전 이사를 택하겠어요
운전은 정말 놀이공원에서 바이킹 타는 것보다 더 무서워요ㅜㅜ
전 97년 가을에 땄는데요 그후로 몇 번을 운전해보리라~~신랑한테 구박 받아가며 운전대 잡아봤는데 정말이지 안되더라구요ㅜ
그래서 차라리 그냥 힘든 이사가 더 편한 것 같아요(설마요?ㅋㅋ)
15년만의 이사면 그동안 묵은짐들이 만만찮켔군요!!

icaru 2016-11-30 13:16   좋아요 0 | URL
아항... 글쎄 그 지긋지긋한것이 드디어 끝났어요~~ 불길한 것은 내년 이맘때쯤 제출인 같은 종류의 1년짜리 작업을 또 맡을 가망성이 99프로라는 거죠... 체력이 안 되어서, 직종을 떠나는 것도 고려해볼까 해요! ㅎ
아항 네네 이사 02년도 9월부터 살기 시작했으니까. 연차로만 15년이더라고요... 묵은 짐... 크억 장난이 아니죠 장난이 ㅎㅎㅎㅎㅎ
버리고 정리하고 벌써부터 골치 딱딱 아픈데요~

누구의 버킷리스트가 이렇게 신나지 않은 것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을까요? 아휴 박복했라...저는 그동안 뭘했죠? ㅎㅎㅎㅎ

아이고 반가워라~~면허 딴지는 저보다 한참 선배님이시고,,, 경력은 같은시네요!! 파하하하하!!!

그나저나 상을 받았다는 소문을 어디선가 접수한 것 같은데!!! 짐 바로 책나무님 서재로 갑니데이~~ 휘리릭!!! 후닥닥!!!

북극곰 2016-12-29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과서 작업하셨나봐요? ㅠㅠ 어휴.... 너무 지쳤을 때는 버킷리스트 일순위가 그저 쉬는 것이었던 것 같아요. 저도 (아카루님하고는 비교는 안되지만) 작년 연말에 너무너무 지쳐 있었는데, 힘들다고 하니 딸아이가 뭘 젤 하고 싶냐고 해서 하고 싶은 걸 떠올려 본 적 있어요. 제 대답이 뭐였게요? ㅋㅋ 따뜻한 해변에 누워서 책이나 보고 싶다고 했어요. 대답하면서도 나도 어지간치 지쳤나보다 했는데..... 이제 한 타임 쉬고 계신가요? 책 맘껏읽으시고 편안한 연말 보내시길. ^^

icaru 2017-01-03 21:54   좋아요 0 | URL
아 북극곰 님... 이 바닥 생리를 아시는 분과 온라인에서 대화를 나누다니 대단한 위안이어요 ㅎㅎㅎ 아~ 그것도 그거지만 열살 따님과 그런 대화도 나눌실 수 있는 거예요 ? 우아~~ ㅋㅋ
책은 정말 요즘처럼 안 읽힐 때가 전엔 없었던 것 같고 ㅋㅋㅋ
몸의 컨디션도 언제쯤 정상을 찾을지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보니 체중도 늘고 참 ... 뭔가 절상 궤도에 올려 놓으려면 한참 멀었다. 그저 그런 생각만 드네여..
 
쇼팽 : 피아노 협주곡 1번 & 4개의 발라드 (하드커버 디럭스 버전)
쇼팽 (Frederic Chopin) 작곡, 노세다 (Gianandrea Noseda) 지 / 유니버설(Universal) / 2016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성진에 대해서는 찬사에 찬사를 거듭해도 끝나지를 않는다. 인터뷰글이 디럭스 버전에 수록되었고 하드커버 북 형태의 앨범으로 발매 된다고 한다. 예약했고,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나...

 

오늘! 오늘! 네이버  생중계로

 

<조성진, 피아노와의 대화> 네이버 생중계
11월 16일 수요일 오후 8시부터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1905 2016-11-1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음반이 예약이군요. 저는 이번 촛불집회 갔다가 아들애가 조성진 시디 사 달라해서 이 음반 찾았더니 없더라구요. 그래서 쇼팽콩쿠르에서 상 받은 시디 사 주었는데. 이 앨범의 조성진 귀여우면서도 성숙하게 나와서 맘에 들어요~

icaru 2016-11-16 16:32   좋아요 0 | URL
히힛 넹~ 25일날 예약앨범이 배송된다고 해요~~~
일전에도 말씀 드렸지만,,, 저에게 늙어가는 낙, 하나를 선사해준 친구예요~ 조성진이 음악적으로 어떻게 성숙해가는지 그 행보를 지켜볼수 있다는게...
마치 멀리 살아 만나볼수는 없지만 너무나 아끼는 조카의 커가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막내이모 심정이랄까???

단발머리 2016-11-16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앳된 얼굴인데 당차 보이고...
조성진 멋지네요~~~. ^^

icaru 2016-11-16 16:33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어쩜 얼굴도 훈훈할까,,, 한답니다...
어눌하고 아끼는 듯한 적은 말수도 예뻐보이고용 ~~ 아아...뭔들.. ㅋㅋ

오거서 2016-11-16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성진 쇼박스 열린다는 소식은 들었는데… 오늘이군요. ^^;

icaru 2016-11-18 11:35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컴퓨터로 봤는데, 화질도 음질도 예상 외로 상태가 좋았어요!
슈베르트의 후기 소나타를 연주하는 젊은 연주자는 드물다고 하던데,,, 연주곡 중의 하나였고, 기대하지 않게 호사를 했던 저녁 나절이었답니다!! 하하하!!

책읽는나무 2016-11-16 1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잘생겼다!!!!^^

icaru 2016-11-18 11: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인터뷰하거나 말할 때는 그 자체로 수줍수줍,,,해요~~ 그것 마저도 참 보기가 흐뭇하고 좋아서 엄마미소 ㅋㅋㅋ 근데 일단 피아노 앞에 앉으면!!! 와우~~~!!
 

 

 

 

 

 

 

 

 

 

 

 

 

 

 

 


댓글(4)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6-11-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핫!!!!
멋진대요~~~~~

icaru 2016-11-11 11:28   좋아요 0 | URL
앙 단발머리니이임~~~~~!!! ^____^
그림자노동이라는 책은 단발머리 님 리뷰 보고 찜해놨던 책 이제야 대출했어용!
근데,,, 저에게 살짝 어렵나 ㅎㅎㅎ 진도 팍팍은 아니공~~ 그림자 노동의 역습은 자세히 보니까... 인포그래픽처럼 들어간 책 표지가 가히 예술인 거예요!!! 이렇게 할말 요약해 다 해주는 표지! 감탄해요!!!

단발머리 2016-11-11 11:30   좋아요 1 | URL
그림자노동보다 불쌍한 그림자인생을 인생 대역전의 기회로 삼아 즐겁게 돈 모으고 돈 쓰셨던 순실씨가 생각나네요.

icaru 2016-11-12 09:30   좋아요 0 | URL
우아!!! 압축적이고 절묘한 비유와 상징이셔용!!!
 

지금껏 마음을 빼앗는 알라딘 사은품은 많았지만, 연말에 나오는 달력은 그냥그랬다. 탁상 달력은 날짜만 잘 보면 되는거잖아? 혹은, 탁상 달력은 무가지처럼 끼워주는 것,이라는 생각이었달까?  그런데 이번에 골라 받은 탁상 달력 컨셉 마음에 든다.

테마는 글쓰는 여자의 공간인데, 공간에 초점을 두지는 않는 것 같다. 그들이 생전에 했던 말 혹은 글의 인용구가 적혀 있다.

달력 맨 앞 표지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사진이었는데, 빼먹고 안 찍은 모양이다. (지금 다시 찍어 사진 추가 하기는 시간 소요가 많이 된다. 지금도 가뜩이나 졸린 눈 부릅뜨며 페이퍼 작성 중이라.)

 

잉에보르크 바흐만,, "삼십세"의 작가이다. 글 쓸 때만 존재한다는 이 여자! 그래서 글을 쓰지 않을 때면 자신이 몹시 생소하게 느껴지고, 이런 존재 방식은 반사회적이고 고독하며 지긋지긋한 일이라고 한다.

 

시몬 드 보부아르는 자신은 대작가도 아니고, 대작가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고, 단지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솔직히 전해 주는 데서 존재가치를 두고 싶단다. 작가는 이래서 약간의 자기 과시욕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나 보다.

 

애거사 크리스티는 "튼튼한 책상과 타자기 외에는 필요한 게 없어요."라고 했다는데, 이 인용문과 딱 매치되는 사진을 골라놨다!

 

아!! 이분 삐삐의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아이들을 키우면서 문고용 책으로 몇 권 더 읽었는데, 재기발랄 악동스러운 면모가 작가에게서도 보이는 듯하다. 왜냐면 인용문이 또한 이렇다.

" '너는 언젠가 작가가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나는 절대로 글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남미의 박경리 같은 여자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스펙타클한 문학관 스토리를 밀어붙이는 힘!!!

인용문은 뭐라 했냐면... 글쓰기는 사랑을 나누는 것과 비슷하단다. "오르가즘을 의식하지 말고 그저 과정에만 집중하라. " 이런 비유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역시 멋지다는 생각이다. 요네하라 마리처럼!

 

도로시 파커! 이름은 진짜 귀에 익은데, 뭘 썼는지를 모른다. 그래서 알라딘 책 검색을 해봤더니, 한 권도 없단다. 저자 검색어로 넣고 검색해도 한 권도 안 나와! 그래서 도롯시 파커, 도로씨 파커, 도롯 파커 ㅋㅋㅋ 아무리해도 검색 안 됨이여... 혹시 이 페이퍼를 읽으신 분들은 좀 알려 주세요!

 

이 사람 화가 아닌가? 했다. 마...어쩌구하는 당대 초현실 작가 흐물거리는 시계 그린 그... 달리. 달리하고 친분을 유지했던 그 화가 아닌가? 에효 무쉭한...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서니데이 2016-11-11 00: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르그리트 뒤라스 혹시 연인 쓴 사람 아닌가요??.... (갑자기 저도 자신이 없어지는데요.;;)

icaru 2016-11-11 11:10   좋아요 2 | URL
오오! 그러네요 그러네요~~ 영화 연인의 원작자네요... 그 영화가 저 중3때였나 고1때였나 나왔는데,,, 애들이 보러간다고!! 19금이거늘 ㅋㅋㅋㅋ 에피소드 생각나요!

단발머리 2016-11-11 1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책 읽었을 때 기억이 나네요~~
그나저나 오랫동안 호텔에서만 살았다는 작가도 있었는데 이름이 기억이 안 나네요~^^

icaru 2016-11-11 11:35   좋아요 1 | URL
ㅋㅋㅋ 책으로 읽으셨구나~
호텔에서만 살았다! 올~~ 누구예요? ㅎㅎ 그런 인생도 살아보고 싶지만, 연주자 순회 공연 다니는 인생도 아니고,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어서 ..ㅎㅎ

달력에 수전손택도 있고,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도 있고,,,토니 모리슨도 있고, 카슨 메컬러스도 있고, 저는 수전손택이랑 토니 모리슨만 알겠기에!!

단발머리 님은 도로시 파커 아세요? 저는,,, 작가란 무엇인가 시리즈에서 본 것 같기도 한데!!

단발머리 2016-11-11 11:39   좋아요 1 | URL
도로시는 모르는 사람이네요. ㅎㅎㅎ 저도 삐삐롱의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랑 아가사 크리스틴이 기억에 남더라구요.
부억탁자에서도 명작은 탄생하고... ^^
 
과로 사회 ㅣ 이매진 시시각각 2
김영선 지음 / 이매진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수돌 씨의 추천사를 요약하며

 

진지하게 질문을 던져보도록 하자. “인간답게 살려고 일을 하는데, 도대체 왜 일을 할수록 더 비인간화되는가?” 여기서 돌파구를 찾는 데 중요한 실마리 세 가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노동 시간은 일정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역사적 변천을 거친다. 산업혁명 이전만 해도 유럽의 많은 노동자들은 1주에 3~4일밖에 일하지 않았다. 먹고사는 데 지장인 없는 정도만 일하고 인생을 즐겼다. 게다가 “전통 사회에서 해진 뒤 밤 시간은 그야말로 자야 하는 시간이었다. ‘원칙적으로’ 야간 노동은 금지돼 있었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화가 진행되면서 노동 시간이 늘었다가, 전세계적인 노동 시간 단축 운동으로 노동 시간이 조금 줄기도 했다. 그렇지만 80년대 신자유주의 세계화 이후 한편에서는 장시간 노동이 부활하고 다른 편에서는 대량 실업이 창출된다.

 

둘째, 노동에 관한 가치관의 변화도 매우 중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자아 실현형, 프랑스는 보람 중시형, 일본은 관계 지향형, 한국은 생계 수단형이다. 이런 차이의 인식도 중요하지만, 공통점은 바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 사이의 긴밀한 유대가 낱낱이 깨진 뒤, 또한 인간적인 삶의 관계들을 수호하려는 온갖 사회 운동들이 패배한 뒤 나타난 현상이라는 점이다. 소크라테스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시대에만 해도 노동은 노예들이 하는 천한 것이었다. 15~16세기 종교개혁 때 칼뱅주의는 노동을 ‘신성화’했다. 그러나 노동을 하는 당사자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농촌에서, 공유지에서, 땅에서 쫒겨난 사람들은 공장 노동의 엄격한 규율에 길들여지기 싫어 방랑하거나 걸인이 됐다. 국가는 이런 사람들을 폭력으로 길들여 갔다. 나중에는 교육과 복지를 통해 순치했다. 그 사이에 노동 운동은 패배하거나 타협했다. 자본, 곧 기업과 국가의 거대한 폭력과 제도에 순치된 노동자들은 내면의 트라우마를 안고 두려움에 떨며 일한다. 이제 노동은 유일한 삶의 원리인 것처럼 내면화하고 말았다. 자신만의 멋진 삶, 인간다운 삶이 필시 존재할 텐데, 이제 사람들은 그런 것은 꿈도 꾸지 못하고 단지 노동 안에서, 그리고 그 연장에 불과한 소비 안에서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

요컨대 우리의 노동관, 곧 일과 삶, 노동과 인생을 더는 동일시하지 않고 어느 정도 적정한 거리를 두는가, 그리고 내용적으로 삶이 일에 파묻히는 게 아니라 일을 삶 속으로 얼마나 적절히 통합할 수 있는가에 따라 ‘과로 사회’의 운명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셋째, 부자 되기 열풍, 달리 말하면 가난의 두려움을 정면으로 돌파할 필요가 있다. 인생은 결코 부자 되기가 목적이 아니다. 인생에 목적이 있다면 단연 행복이다. 그러나 더불어 행복이다.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일과 쉼이 분리돼 있지 않는 것. 그 속에서 부자 되기를 목표로 하는 삶은 마치 노예 제도 아래 ‘마름’으로 상승하기를 꿈꾸는 것하고 같다. 이 중독들의 뒷면에 도사리는 것은 생존의 두려움, 탈락의 두려움, 배제의 두려움, 가난의 두려움이다.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삶은 풍요가 아니라 가난 속에서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더는 아파트와 자동차를 사고, 아이들 학원이나 과외를 강제하며, 온갖 보험 상품을 사느라 갈수록 더 많이 일해야 하는 강박증에서 자유로워질 것이다. 그런 삶은 ‘풍요 속의 빈곤’일 뿐이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가난을 기꺼이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난 속의 충만함’을 누릴 수 있다.

우리의 인생간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따라 ‘과로 사회’가 더 심화할 것인지 아니면 점차 종말을 맞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다.


46~47쪽 

혹실드는 가족 친화적인 회사를 참여 관찰하면서 발견한 독특한 역설 중 하나로 노동자들이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을 선호할 만한 대안으로 여기는 못브을 든다. 이를테면 여성들은 지긋지긋한 설거지(2교대)나 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아이들의 칭얼거림(3교대)으로 가즉한 집을 떠나 산뜻한 분위기의 일터로 향한다. 불평등한 가사 분담 때문에 가정은 더는 세상의 험한 풍파를 막아줄 천국이 아니다. 가정은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인식 때문에 여성들은 일터로 도망친다. 집을 떠나 있는 편이 낫다는 생각에 연장근무를 신청하거나 회사에서 제공하는 가족 친화 프로그램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기도 한다. 직장 여성에게 가정은 ‘휴식’의 장소라기보다는 2교대, 3교대 노동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62~63쪽 

최저 임금은 평균 임금의 30퍼센트 수준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 최소한의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임금 수준이 되려면 최저 임금을 평균 임금의 50~60퍼센트 수준에는 맞춰야 한다. OECD는 최저 임금 산정 기준으로 평균 임금의 50퍼센트를, 유럽연합은 60퍼센트를 권고하고 있다.


66쪽

성과급은 소득을 극대화하려는 개별 노동자의 이해와 공장을 끊임없이 가동하려는 기업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다. 성과급은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돈을 가져다주는 수단인 한편, 기업에서는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장치다. 특히 기업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신규 채용을 최소화하고 차라리 기존 노동력의 장시간 노동을 적극 활용하려 한다. 성과급을 더 주더라도 세 사람이 할 일을 장시간 일하는 두 명에게 할당하는 게 값싸기 때문이다. 성과급을 매개로 계속되고 있는 장기간 노동 관행은 본질적으로 노동자를 착취하는 수단이자 일자리를 수탈하는 방식이다.


66~67쪽

경쟁과 성과에 관해 오랫동안 분석한 미국의 교육심리학자 알피콘은 인센티브는 동기 부여의 수단으로 작용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이익을 앞세우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게 동료 관계를 해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비판한다. 또한 인센티브가 실적에 연계되면서 사람들이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하고 만만한’ 일만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조직 내 상상력을 갉아먹는다고 본다. 새로운 시도나 혁신을 회피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집단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이야기다. 성과 시스템이 가져오는 또다른 문제는 평가 기준이 정해지고 프로세스가 진행되면 그때부터 지배 가치가 관철되기 시작한다는 점이다.


101~102쪽

쇼어는 생활 기준이 크게 높아지면서 가사의 수준과 범위 또한 계속 증가했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근대적 산물인 집안 청소의 규범이 세밀해졌다. (...) 요즘에는 깨끗함을 위해 과학적인 방식이 동원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까지 제거해야 한다. (...) 마지막으로 건강에 관한 기준 또한 높아졌다. (...)

집안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아이를 ‘세심하게’ 돌보며, ‘품위 있게’ 살고 ‘바른’ 먹거리를 챙겨야 하기 때문에 가정 전체 차원에서는 오히려 가사 시간이 증가했다. 이런 이유에서 쇼어는 노동 절약형 가전제품이 가정 전체에 미친 효과는 아주 작다고 봤다.


123쪽 

24시간 사회를 가처분 시간이 증대된 자유롭고 멋진 신세계라는 모습으로 그리는 것은 지극히 일면적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밤의 시공간은 서부 개척 시대의 변경처럼 이윤 창출의 공급처로 빠르게 탈바꿈했다. 자본의 흐름이 시간적으로 더욱 유연해진 것이다. 24시간 사회는 상품 소비로 침윤된 소비 사회의 확장판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 또한 밤의 경제로 내달릴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사막의 모래바람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건강한 노동, 균형 잡힌 삶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재한 탓에 노동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잡기가 더욱 쉽지 않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yureka01 2016-11-08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의 리뷰 당선작 추천.^^.

icaru 2016-11-08 08:44   좋아요 1 | URL
아이고~ 황송합니다!! ㅎㅎ;;
책을 요약한 것이라, 책을 추천한다는 게 엄밀하게 맞는 표현일듯합니다! ㅎ

책읽는나무 2016-11-08 0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심오합니다^^

icaru 2016-11-08 08:45   좋아요 0 | URL
앙... 요즘 야근에 특근에 피곤죽이 되어 살고 있는터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