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준비했던 작업이 거의 끝을 보이고 있다. 아직 제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끝났다고 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서류 작업이 남았을 뿐이므로.
최근 3개월은 심야 택시를 타고 귀가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잠이 부족해서 늘 몽롱했다. 심한 날은 좀비처럼 걸어다녔다. 12~3여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을 맡은 적이 있어서 그때 생각이 종종 나는데, 그때는 "지긋지긋한 이 일 끝나면, 이거해야지 저거해봐야지." 떠오르는 것들, 참을 수 없는 욕구들이 많았는데, 그새 내 삶도 참 단순졌는가. 잠 좀 푹 자고, 아이들과 시간 많이 보내고,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 그리고 책책!
일전에 그러니까 한창 바쁠 적에 회사 사람들과 늦은 저녁을 먹으며, 이 일이 끝나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버킷리스트에 대해 나눈 적이 있는데, 농반진반 버킷리스트에 "퇴사"가 있는 사람, "과일주를 종류별로 담가봐야겠다"는 사람(부서에 유일한 남자인 부서장님*..*). 그리고 대다수는 여행을 가겠다고 하더라! -나는 그 흔한 여행에 대한 갈망조차 없다. 아 참으로 건조한 사람이네 ㅠ
나에게도 있다. 버킷리스트. 버킷리스트가 하고 싶고 원하는 성격의 일들을 말하는 거라면, 해당이 안 될 수도 있겠다.
운전 연수와 이사 준비가 있다. 99년 가을에 딴 운전면허증 녹색면허인데, 운전면허 따고 한번도 운전대를 잡아본 적이 없다. 15년 가까이 살았던 집에서 이사를 하면서, 뭔가 당위성을 부여하며 두렵기도 하고 또 늦었지만 운전 연수를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모처럼(이제 끝이 보이므로...) 9시무렵에 귀가했는데, 아주 오래간만에 두녀석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우리 큰아이 말재간이 그새 많이 늘었다. ㅎㅎㅎ 썰렁한 언어 유희(수수께끼)를 즐기는 폼이 꼭 국민학교 고학년 때 당시 내모습 같다.
책도 좀 읽어야겠다. 굉장히 재밌어 보이는 책이 수중에 있는데, 반납일이 지났다. 반납했다가 다시 빌려야지
나는 나를 안다. 내가 웬만한 독서편력 책이면 다 즐긴다는 사실을.... 그렇지만 게코스키의 독서편력은 평균 이상인듯하다.
노오력의 배신은 최근 저렇게 노란색 표지에 검은 글씨의 책을 많이 본다. 확실히 눈에 잘 들어온다. 책제목과 기타의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