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제 민주주의 - 유시민의 헌법 에세이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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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불제 민주주의. 제목이 곧 내용이다. 대의민주주의, 행복, 자유, 애국자, 진보와 보수, 파시즘, 경쟁, 코드 인사, 지역주의, 정치 중립, 공무원의 영혼 등 다양한 것들을 다루나 '후불제 민주주의'만큼 명확하게 정의내려진 것은 없었다. 많은 이들의 희생 끝에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민주주의를 누리기에 우리는 너무나 '봉건적'인 '국민'이기에, 간극이 상당하다. 사회문화 시간에 배운 문화정체 현상과 연결지어 생각하면 쉽다. 모든 힘을 다해 얻어낸 민주주의가 한국 사회에겐 과분할 정도여서, 앞으로 꾸준히 '후불'해줘야 마땅하다는 것. 공감한다.

 

2. 지식소매상 유시민은 뛰어난 사람이다. 그냥 개인 유시민으로 보아도 나쁘지 않은, 오히려 괜찮은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가 머릿속에 있는 개념을 대중들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만큼 설명을 잘하고, 자신의 견해를 확실하게 펼 줄 알며, 계속 글을 읽고 싶게 만드는 내공을 지닌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정작 자신은 좋은 정치를 펼쳐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을 1순위 목표로 두고 있는데 말이다. 잘하는 것과 잘하고 싶은 것이 엇갈리는 일은, 유시민조차도 피해갈 수 없는 일인가 보다.

 

3. 딱히 의도한 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은근히 자기자랑을 해서 귀여워 보였다. 칼 같은 유시민에게도 인간적인 면이 있군.

 

4. 이명박 정부에 대한 날선 비판이 인상적이었다. 실은 이 책을 쓰게 된 가장 큰 계기가 이명박이란 사람과, 그 이후의 현실 때문이었을 테다. 대다수 공감하는 바였다. 그러나 역시나 지울 수 없는 노무현의 남자-의 향기. 하기야 난 고작 한 사람의 독자일 뿐인데 그의 삶에 진한 그림자를 드리운 이를 인생에서 빼 버리라고 하는 건 너무 잔인한 일인 것 같다. 나 또한 어떤 글을 쓰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레 드러날 텐데.

 

5. 유시민의 다른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경제학카페부터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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