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긴 뭘 뒤집어? 찬양 일색에 낯이 뜨겁다.

미국 뒤집어보기 ㅣ 살림지식총서 8
장석정 지음 / 살림 / 2003년 6월

1.『 미국 뒤집어보기』라는 제목이 좋아서 읽었는데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책이었다.

2.  '뒤집어보기'라는 말에서 기대했던 바가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점에 실망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에 가지고 있는 감정은 아주 극명하게 친미 혹은 반미로 나뉘는데 저자는 '반미'를 더 주류의 감성이라 느꼈나 보다. 미국에 대해 배타적인 자세를 지닌 사람들의 사고를 바꿀 수 있게끔 '뒤집어본다'는 말을 썼나 보다. 그런데 과연 뭘 뒤집었는지? 지미(知美)해서 용미(用美)하자더니 낯뜨거운 사탕발림식 서술이 등장하기 일쑤였다. 그러니 불편할 수밖에.

3. 미국이 가지고 있는 가치는 절대적으로 선한 것이고, 따라서 미국은 단순히 한 국가로 보기보다는 하나의 신념, 이념, 이상, 가치로 보는 것이 맞다고 했을 때는 손발이 오그라들었다.

4. 너무 얇은 책이라 저자는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담지 못하고, 나 역시 뭔가 훑다 만 느낌이 들었다. 살림지식총서를 그 동안 과대평가한 건 아닌가 돌아보았다.

+) 왜 반미 정서를 가진 사람은 미국에 대한 책을 쓰지 않을까? 아니, 그들이 쓴 책은 왜 독자인 나에게까지 와서 닿지 않는가? 공부하는 대중저술가에 목이 말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