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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법정 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말씀 중에 다음과 같은 배움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장미꽃에 하필이면 가시가 돋쳤을까 생각하면 짜증이 난다. 하지만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가시에서 저토록 아름다운 장미꽃이 피었다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하고 싶을 것이다.” 하필이면, 이고 가시가 돋친 원망을 하게 되는데 그게 꼭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음 한 켠에는 가시는 아름다움의 방해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은 ‘아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비록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반쪽자리 진리에 머무를 뿐입니다. 반면에 가시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라면 우리는 충분히 배울 수(educate) 있습니다. educate라는 말은 라틴어 ‘educare’에서 생겨났는데 ‘끌어낸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즉 인간의 내부에 원래 갖추어져 있는 능력과 재능을 끌어내어 활성해가는 것입니다.
서울대 최고의 멘토 김난도의『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신선한 충격으로 잠자고 있던 신경을 하나하나 깨웠습니다. 청춘은 활기찬 이미지와는 달리 마음속은 불안과 외로움 그리고 아픔으로 새까맣게 타들어갑니다. 고 3에서 대학생이 되면 어렵게 통과한 만큼 세상을 다 얻었다고 안심하지만 정작 대학은 취업전선을 방불케 합니다. 과열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많은 전략과 전술로 상대방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 그렇기에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고 맙니다. 어느 때보다 스펙(specitication)이 강렬한 세상입니다. 스펙을 ‘취업의 바이블’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그러나 취업을 내세우며 무의미한 스펙은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합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스펙보다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용기를 주고 있습니다. 이런 저자의 대담성을 보고 있으면 무릎을 치고도 모자랍니다. 청춘들이 새겨야 할 것들을 솔직하게 끌어내는 덕분입니다. 그만큼 새로운 도전 앞에서 망설이는 청춘들이 많이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경쟁을 통해 성장해온 청춘들이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스펙이 승산 없는 전투라고 하는 것이 또 다른 대안을 찾아야하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긴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저자 말대로 ‘아프니까 청춘’입니다. 혹, 아프지 않기 위해서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모두들 계획대로 하고 싶지만 막상 계획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새로운 미래가 온다』의 저자인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계획을 세우지 마라.”고 했습니다. 대신에 “멋진 실수를 통해 배워라.”고 충고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저자는 청춘을 인생시계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한 평생을 80이라고 가정하고 24시간으로 나눠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대략 대학을 졸업하는 시간은 ‘아침 7시 12분’입니다.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겠지만 아침 7시 12분은 청춘들이 열망하기 좋은 최적의 시간입니다. 열망하기 앞서 아침 7시 12보다 빨리 일어나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빨리 일어난다고 해서 자신이 가장 일찍 꽃을 피워야 한다는 것은 건강에 해롭습니다. 매화, 벚꽃, 장미 등을 보면 배울 수 있습니다. 계절 따라 피는 꽃이야말로 아름답습니다. 사람의 신체 리듬(rhythm) 또한 계절에 따라 바뀌기 마련이며 계절 따라 챙겨야 합니다. 그런데도 청춘들 대부분은 ‘매화’가 되려고만 합니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매화는 진정한 의미의 라임(rhythm)이 아닙니다.
저자의 경험이 알차고 진솔하게 스며든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청춘을 풍요롭게 하는 비결을 알게 됩니다. 돌이켜보면 청춘들만을 위한 멘토는 아닌 듯합니다. 바로 자신의 라임으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 하자는 것입니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로 널리 알려진 카르페 디엠은 ‘평범한 삶을 살지 마라.’,‘현재를 즐겨라.’는 것입니다. 현재를 즐기기 위해서는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필요 없는 의무감으로 현재가 비참해져는 안 된다, 아직 오직도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가 흔들거려서는 안 된다, 자신의 목표를 확고하게 하고, 그 목적지를 향해 순간순간의 발걸음을 뚜벅뚜벅 옮겨야 한다는 저자의 멘토는 정말이지 ‘메모하기도 벅찰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