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경제학 - 인간은 왜 이성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가
피터 우벨 지음, 김태훈 옮김, 이인식 해제 / 김영사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당신 앞에 두가지 선택이 있다. 하나는 현금 1000만원. 다른 하나는 확률이 50%에 당첨금이 2500만원인 로또1장. 만약 꽝이 나오면 아무것도 받지 못하지만 당첨되면 25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현금을 선택한다. 그런데 기댓값에 따르면 비합리적이다. 합리적이라고 하면 기댓값으로 따져봐야 한다. 전자가 기댓값이 1000원이라고 한다면 로또는 1250만원이다. 즉 250만원 더 많다.

위와 같이 우리가 현금을 선택하는 것은 유망이론 때문이다. 경제학의 선택기준인 효용이론과 달리 심리적인 특징을 반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위험회피(risk aversion)이다. 이득에 있어 사람들의 불확실한 결과에 대한 선호는 확실한 이득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인다. 이와 달리 위험추구(risk seeking) 성향도 있다. 이는 확실한 손실보다는 불확실한 손실을 더 선호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상식 밖의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피터 우벨은『욕망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설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간은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이 호모 에코노미쿠스 즉 경제적 인간이라는 한계를 지적하였는데 케인스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의 영향이라고 했다. 그리고 사이먼은 ‘완전 합리성’ 개념에 달리 ‘제한적 합리성’개념을 대니얼 카너먼과 아모스 트버스키는 ‘프로스텍트 이론(Prospect Theory)’을 주장했다.

이러한 입장에서 저자는 비만의 원인을 ‘유전자가 아니라 자유시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우리는 자유시장에서 건강과 복지라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반면에 나쁜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애덤 스미스가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고기를 다듬는 사람이나 맥주를 빚는 사람, 혹은 빵을 굽는 사람의 인내심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의 결과인 비만을 방지하는 데 있어 자유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비만은 비이성적인 미각 즉 자제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보모국가가 되어야 하는데 비만의 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인식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령, 비만에 관련된 각종 사업에 세금 정책을 실시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부드러운 개입주의다. 사람마다 비만에 대한 ‘탄력성’이 다르기 때문에 적지 않은 반발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다 효과적으로 비만을 방지하지 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개입주의를 우선시해야 하는데 이것이 곧 ‘문화적 변화’다.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의 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주류 경제학이 말하는 ‘이성적인 뇌’ 때문에 관심 밖이었던 행동 경제학이 말하는 ‘파충류의 뇌’를 다시 한 번 주목하게 되었다. 파충류의 뇌는 곧 본능이다.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을 이해하는 데 있어 인간의 본능을 제대로 알아야 하는 1차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2차적인 이유는 ‘문화가 정책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반대로 정책으로부터 영향을 받기도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비만을 적극적인 개입주의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정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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