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과 서 - 동양인과 서양인은 왜 사고방식이 다를까 - EBS 다큐멘터리
EBS 동과서 제작팀.김명진 지음 / 예담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 다닐 때 영어 시간에 부정의문문을 배웠다. 하지만 생각할수록 헷갈렸다. 가령, ‘키위를 안 좋아하니? (Don't you like kiwis?)'라는 질문에 만약 키위를 좋아한다면 우리말로 대답할 때는 ‘아니오’가 된다. 상대가 ‘안 좋아하니?’하고 부정형으로 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어로 대답할 때는 ‘예’라고 대답해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의 질문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상관없이 대답하는 사람 자신의 의견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동양인과 서양인에 나타난 생각의 구조를 알 수 있는 책이 바로『동과 서』이다. 일찍이 인도 시인 타고르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산과 양옥(洋屋)이라고 비유했다. 그가 동양의 문화를 산으로 본 것은 멀리서 보면 산은 아주 무질서해보이지만 산에 올라가면 송이버섯, 산삼, 옹달샘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서양의 문화를 양옥으로 본 것은 양옥은 평수만 정해지면 건축 자재의 양을 숫자로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전자를 직관적 방법이라고 하고 후자를 분석적 방법이라고 비교한다. 직관적 방법은 전체의 연결성 속에서 개체를 보는 반면에 분석적 방법은 각 부분들을 통해 전체를 보는 것이다. 이것을 관찰자와 대상이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전자는 2인칭시점이 되고 후자는 1인칭 시점이 된다. 즉 전자는 대상이 중심이 되어 관찰자를 바라본다면 후자는 관찰자가 중심이 되어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또한 판단의 기준에 있어 서양인은 스스로를 평가할 때 사회의 평가나 다른 사람들의 인정같은 외재적 기준보다는 자기 자신의 성취감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내재적 기준을 적용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미드에 따르면 주체로서의 나(I)와 객체, 혹은 대상으로서의 나(Me)라는 두 가지 자아가 있다. 전자는 개인적 신념과 충동에 의해서 행동하는 자아이다. 반면 후자는 사회에 적응하고 사회의 요구를 대표하는 자아로 일명 ‘일반화된 타자’라고 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동양과 서양의 사고방식이 왜 다를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저자는 두 문화에 표현되는 차이의 생성을 밝히면서 이를 바탕으로 두 문화의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만큼 서로 다른 두 문화를 탐색하는데 아주 유용한 나침반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러면서 요즘같이 두 문화가 우열을 가리며 충돌하는 상황에서 이 책은 두 문화의 존재가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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