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오류 -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만드는
토머스 키다 지음, 박윤정 옮김 / 열음사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부부싸움과 도박사의 심리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조금은 황당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자기 정당화의 심리’가 숨겨져 있다. 먼저 부부싸움에 있어 나는 아내와 가끔씩 말다툼을 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대수롭지 않는데도 어떤 사실에 대해 내 생각이 옳다고 공격한다. 그러면 아내도 자기의 주장이 옳다고 반격한다. 그러다 끝내는 서로 아무 말 없이 몇 시간을 보내면 부부싸움이 끝난다.

도박사에게는 ‘앞면 승리 뒷면 승리 가능성 현상’이 있다. 도박의 결과가 좋으면 우리의 지식과 능력 때문에 그런 긍정적인 결과가 생겨났다고 믿는다. 반면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가 그런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 실패를 우리의 능력에 대한 긍정적인 믿음을 깨트리지 않는 것으로 재해석 한다.

하지만 과학적인 입장이라면 부부싸움 혹은 도박에 있어 실패할 경우 실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한다. 이유인즉 실패의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대신에 실패에 대한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자기만족을 하려고 한다. 이것이 비과학적인 입장이다. 증거가 불충분한데도 이를 믿으려고 한다. 혹은 증거가 있는데도 이를 믿지 않으려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생각의 함정에 자연스럽게 빠져든다. 이를 달리 자기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 믿음이란 옳지 않는 것에 대한 것조차 자신의 옮음을 더욱 증명하려는 속성을 말한다.

자기 믿음의 속성 때문일까?『생각의 오류』는 말 그대로 우리가 왜 사실과 다르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생각의 오류가 넘쳐나는 세상을 볼 수 있다. 동시에 생각의 오류에 대해 어떻게 인과관계가 만들어지는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는 생각의 오류에 빠지기 쉬운 6가지 패턴을 긍정하게 된다. 6가지 패턴이란 통계수치보다 이야기를 더 좋아한다, 확인하고 싶어 한다, 삶에서 운과 우연의 일치가 하는 역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세계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지나치게 단순화한다, 잘못된 기억을 갖고 있다, 등이다.

가령, 어느 회사가 광고로 매출이 올랐다고 하자. 광고와 매출의 상관관계는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광고 하나만으로 매출의 결과를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광고 외에 다른 요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인과관계가 반드시 상관관계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상관관계에서 인과관계를 만들어내면서 확인하고 싶어 한다. 

저자는 놀랍게도 진화생물학의 입장에서 밝히고 있다. 진화생물학에서 보면 우리가 생각의 오류에 빠지는 것은 당연한 본능에 속한다. 불확실한 세상에 대한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잘못된 믿음을 마치 진실처럼 받아들인다. 믿음에는 기대와 욕망이 있다. 이로 인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잘못된 정보를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들인다.

이 책을 통해 생각의 오류를 낳는 심리가 어디에서 오는지, 그것이 어떻게 진화하고 발전해서 오늘날 정신의 질병이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에게 비판적인 사고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칼 세이건은 ‘당신 안에 비판적인 지각력이 전혀 없으면 쓸모없는 생각과 가치 있는 생각을 구분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돌이켜보면 부부싸움을 침묵으로 끝내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자신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옳다. 이런 문제 해결이 없다면 각자 그들만의 ‘희망’을 생각하며 화해를 하기가 불가능할 것이다. 따라서 서로가 불신을 걷어내고자 한다면 침묵하지 말자. 대신에 자신에게 옳다고 해서 함부로 믿어서는 안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