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그래도 더위 많이 타고 땀 많기로 한 몫하는 나, 그리고 나의 그런 체질을 닮은 아이는, 지금 거의 더위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 구석 구석에 나 있는 땀띠로, 아이는 1분도 가만 있지를 못하고 손으로 땀띠가 난 몸의 어딘가를 긁적이고 있다. 유치원에서 선생님 말씀하실때 제대로 집중이나 할수 있을런지 의문이 들 정도로.

지리했던 지난 장마의 기억이 이 쨍쨍한 햇볕의 시간 속에 아스라해져 가듯이, 곧 서늘해지고 더위가 한 풀 꺽이면서 언제 그렇게 더웠냐 할꺼야...그럴꺼야...하면서 하루 하루 넘기고 있다.

어젯밤의 그 몰아치던 소나기성 비에도, 아직 그닥 기온이 많이 떨어진 것을 못 느끼겠는데, 이 아침, 문득 창문으로 밖을 보니, 어! 이 시간 쯤이면 날이 거의 훤히 밝아져 있었는데, 해가 그새 짧아져 있는 것이다. 그렇지...그렇다니까. 여름이 뭐, 언제까지 계속 되겠어 해도 이렇게 짧아지고 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 마루로 나가보니 (요즘 우리 세식구 모두 마루에서 잔다 ^ ^) 나랑 체질이 너무나 틀린 남편, 요 제대로 다 깔고, 새벽에 춥다고 솜이불까지 덮고 자고 있다. 여러가지로 나랑은 다르우 당신은.

 

(글과 전혀 상관없는 사진)  --->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늘바람 2006-08-17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라서 서로 맞춰가는게 부부같아요 저희 부모님도 그래요. 아 정말 가을이 기다려지네요 올 여름은 유난히 덥습니다

해리포터7 2006-08-17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두 이제나 저제나 하며 가을을 기다립니다...가을이되면 은행잎 곱게 물든 길가를 걷고파요^^

전호인 2006-08-17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부터 푹푹 찌던 공기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더위가 물러가는 것이 보이는 것도 같고, 산너머에 살짝 숨어서 우리들의 동태를 살펴보는 것도 같지만 아무튼 오늘아침은 신선하고 시원해서 좋습니다. Have a good time!

hnine 2006-08-17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이번 가을은 그냥 보내기가 싫군요. 조촐한 가족 여행이라도 슬슬 계획해보며 남은 여름을 나야겠어요.
해리포터님, 예...가을길 걷는 상상을 하며 오늘도 더위와 싸우렵니다.
전호인님, 지금 잠시 나갔다왔는데, 어제보다 쬐~금 덜 더운 것 같기도 하군요.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 ^

LovePhoto 2006-08-17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좋습니다.....

hnine 2006-08-1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ovephoto님, 안면도에서 찍은 사진이옵니다 ^ ^

씩씩하니 2006-08-17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근대요,,,hnine님 함께 사시는 분이랑 이상하게 제 체질이 비슷하지 뭐에요..
저도 요 없음 배겨서 잠 못자는대..........이상하네...ㅋㅋㅋ

sooninara 2006-08-17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땀띠나는 체질은 정말 고생이죠? 저도 남들보다 몇배나 땀이 많아서 여름엔 화장은 포기..그래도 추운것도 못 참아서 .ㅠ.ㅠ 창문 다 열고 자지도 못해요.
이번주만 지나면 조금 시원해지겠죠?

hnine 2006-08-1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저는 말이지요, 베개도 no! (이건 사시사철), 이불, 요 모두 없어도 OK랍니다. 좀 엽기인가요? 남편이랑 서로 상대방이 엽기라고 놀린답니다.
sooni님, 제가 땀 나는 건 그래도 참겠는데, 아이가 온 몸이 땀띠로 고생하는 걸 보니, 올 여름 지내고 나서 싸게 팔 때 에어콘을 사야하나 고민 중이랍니다.

세실 2006-08-17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저두 베개랑 요는 꼭 깔고 자야 하는데....hnine님 열이 많으신가 봐요.
우리 가족도 거실에서 이불 쭉 펴놓고 잡니다. 며칠전부터 새벽이 되면 춥기 시작했어요~~~

비자림 2006-08-1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이랑 반대네요.
근데 제가 올해 살이 좀 찌더니 더위를 느끼는 체질이 되었다는..호호호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생각의나무 / 200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들어 여행기 형식의 책을 연달아 읽게 되는 것 같다. 여행기 읽는 맛을 알아버렸다고나 할까)

저자가 1999년 가을부터 2000년 여름까지, 자전거를 끌고 우리 산하를 누비고 다니며 느낀 소감을 쓴 책이다. 여행기의 형식을 빌고 있지만 역시 저자의 평소의 생각들이, 여행하며 보고 겪은 어떤 장면, 사건들이 계기가 되어 막힘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 고장의 역사적인 배경, 예전에 살던 인물들이, 지금의 상황, 지금 그 고장을 지키고 있는 인물들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며, 사람사는 맛, 멋, 철학이 그의 필치를 통해 쏟아져 나온다.

사람은 누구나 '느끼며' 산다. 하지만, 그 느낌을 이렇게 유려하고 정확하고, 멋드러지게 언어로 표현해낼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부럽다. 저자의 이 문학성이랄까 글로 사람을 매혹시키는 능력이.


댓글(6)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06-08-1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부러워요

해적오리 2006-08-16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책 읽으면서 어찌 같은 한국사람인데 국어사용능력이 이리도 차이가 나는가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전호인 2006-08-16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딩때 친구들과 같이 가던 하이킹과는 또다른 맛이겠지여?

hnine 2006-08-17 0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타고난 능력 + 끊임없는 노력이겠지요.
날나리난쟁이해적님, 그렇지요? 흡인력이 있어요.
전호인님, 전 고딩때 친구들이랑 하이킹도 한번 안가보고 뭐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비자림 2006-08-17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훈의 문체가 참 아름답지요.^^

hnine 2006-08-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아름답고, 힘도 느껴지고요. 내공이 느껴지는 것도 좋고요.
 
안녕 내 사랑 레이먼드 챈들러 선집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박현주 옮김 / 북하우스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너무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했나.  한때 추리소설에 빠져 지내던 적이 있었고, 워낙 평이 좋은 작가이기에 기회가 되면 어느 작품이던지 읽어보리라 생각하고 있다가 처음 손에 잡게 된 책이  챈들러가  빅 슬립으로 큰 성공을 거둔 뒤 1940년에 발표한 '안녕 내 사랑' 이다.

다른 사람들의 평들을 읽어보니, 거의 동감할만 하다; '미국 대중 문화의 상징적인 존재' , '생생하게 묘사된 캘리포니아', '미국을 이야기하는 새로운 방식'

하지만, 여전히 내게는 추리소설로서 보기에 만족 못할 뭔가가 느껴지니. 추리소설이 가지고있는 박진감 혹은 긴장감, 더 영리하게 얽히길 기대했던 plot, 풀어나가는 과정의 더 구체적인 묘사 등 등 말이다. 심리 묘사보다는 상황 묘사, 인물 묘사, 풍경 묘사가 탁월하게 두드러진 점은 이 작가의 특징인지 아니면 미국 대중 소설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지는 자신없어 말 못하겠다. 하지만 또 한사람의 미국 대중 작가 James Baldwin의 소설을 읽고서 느낀 것과는 아주 다른, 뭔가 나의 심부까지는 건드리지 않고 지나간 작품이라고 하겠다.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6-08-1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왜 이 책을 먼저 보셨나요? 차라리 맨 마지막 작품 <기나긴 이별>을 보셨더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자림 2006-08-12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요새 '크라임 제로' 읽고 있는데 재밌네요.

하늘바람 2006-08-12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아직 한권도 못 읽어봤는데 읽어봐야겠네요

hnine 2006-08-12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그러게요. 해설을 읽어보니 기나긴 이별 (long goodbye)를 대표작으로 해 놓았네요.
비자림님도 요즘 챈들러를?
물만두님과 비자림님 답글 덕에 저 이러다가 챈들러 책 두어권 더 읽게 생겼습니다. 좋~지요.
하늘바람님, 읽어보시와요. '안녕 내사랑' 말고 '기나긴 이별' 부터 권장합니다.

물만두 2006-08-12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라임 제로는 챈들러 책이 아니옵니다.

hnine 2006-08-1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물만두님, 어쩐지 챈들러 작품 리스트에 없어서 이상타 생각했더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자림 2006-08-20 1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hnine님, 혼란을 드려 죄송하옵나이당^^
비슷한 장르를 보시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에 그만. 호호호
 

아이 유치원 방학에 맞춰 내려오셔서 일주일 함께 지내시던 친정 부모님께서 지금 막 이곳을 떠나셨다.

어제부터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가시지 말라고 사정 사정 했었다. 할머니 좋아하시는 것 자기가 사드릴테니 가시지 말라고 돼지 저금통을 들고 나오기도 하고, 그것 가지고는 모자란다고 했더니 남편이 500원짜리 동전 모으고 있는 저금통까지 낑낑 거리고 들고나와 열려고 하다가 나에게 야단 맞기도 했다.

도로 막히기 전에 가신다고, 아침 드시자 마자 출발하셨다. 아파트 현관에서 빠이빠이~~ 를 외치고, 눈에서 안보이게 되자 아이는 다시 장난을 치며 집으로 들어간다. 우리집에 누군가 다녀 갈때 가지말라고 사정사정하는건 나 어릴때와 같으나, 마지막은 다르구나 아이야. 난 울고 불고, 그날은 하루 종일 말도 잘 안하고, 어린 마음에도 섭섭한 마음을 어쩔줄 몰라했었다. 같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책을 보면 또 훌쩍거리고...

지금도 사실 울먹울먹하면서 페이퍼 쓴다, 멀리 계신 부모님도 아니고 두시간이면 뵐수 있는 거리에 살고 계신데 말이다. 바보 , 바보...


댓글(7)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해리포터7 2006-08-0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랑 비슷하시군요..저 어릴때 그랬지요.멀리있는 오빠가 하루 다녀가는 날이면 울먹울먹해가지곤.... 잡을생각은 아니었구 반드시 가야한다는걸 알면서도 그런 감정을 숨길수 없는 그런상태...

야클 2006-08-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찡~ 합니다.

비자림 2006-08-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이 찡하네요.
일부러 자꾸 시간 내셔서 만나세요. 만나실 수 있을 때....

세실 2006-08-0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친정부모님 가실때 뒷모습 뵈면 왜 그리도 짠한지....
전 오늘 성당에서 미사중에 제 또래 엄마가 몸이 불편한 친정엄마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모습 보면서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지금 친정에 있답니다^*^

hnine 2006-08-06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도 그러셨군요. 마음이 약해서인지 다정도 병이어서인지...^ ^

야클님, 부모님 살아계실때 여한이 없도록 잘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비자림님, 막상 뵈면 그리 착한 딸도 아니랍니다. 툴툴거리기도 잘 하고, 생각 얕은 말도 잘 하고요. 언제 철 들지 원... ^ ^

세실님, 화양계곡은 어떠셨어요? 지금은 친정에 계시군요. 어머님과 얘기 많이 나누시고 오세요.

씩씩하니 2006-08-0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너무 비슷하세요...저도 늘 그런대..
가까운데도 늘 돌아올 때 마음이.....왠지 슬퍼져요...
여전히 다 큰 딸 걱정이 전부이신 엄마,,,요즘은 전화를 끊을때..늘 '재밌게 살아라,,'그러십니다...당신 삶이..혹 너무 당신만의 재미가 없으셨다는게 슬퍼지셨나,싶답니다...

hnine 2006-08-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오랜만~ ^ ^
알고보니 저랑 비슷하신 이웃이 많으세요.
'재밌게 살아라'...말씀하시는 어머님, 저도 포근하게 느껴지네요.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지금은 안면도와 연결되어 있는, 과거의 안면도 옆의 조그만 섬 '대야도'에 가면 천상병 시인이 살던 집이 남아있다. 조그만 방 셋이 나란이 붙어 있고, 가운뎃 방에는 다락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있으며, 조그만 앉은뱅이 책상이 놓여 있다. 앞마당 옆으로는 나중에 지어놓은 기념관 같은 아담한 건물이 있고, 내부 벽 빙 둘러서 그림과 시 들이 걸려 있다. 그 중 '갈대' 라는 시이다.

갈대... 아름다운 꽃이 피거나, 눈에 띄는 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으로 하여금, 특히 우리 한국 사람들로 하여금 정말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갈대가 흔들리는 모습은 손을 흔들어 이별하는 모습으로, 흔들리며 내는 소리는 엉엉 흐느껴 우는 소리로, 그렇게 보고 듣는 우리 민족의 정서가 참으로...애틋하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세실 2006-08-05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천상병 시인이 안면도에 살았군요. '소풍'이 참 기억에 남아요.
'갈대'도 참 좋은 시이네요. 애절합니다.....

hnine 2006-08-05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 가을에는 갈대 보러 안면도에 갔었어요. 안면도가 생각보다 대전에서 가는데 오래 걸리더군요.

비자림 2006-08-06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 가옵나이다^^

hnine 2006-08-06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영광이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