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유치원 방학에 맞춰 내려오셔서 일주일 함께 지내시던 친정 부모님께서 지금 막 이곳을 떠나셨다.

어제부터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가시지 말라고 사정 사정 했었다. 할머니 좋아하시는 것 자기가 사드릴테니 가시지 말라고 돼지 저금통을 들고 나오기도 하고, 그것 가지고는 모자란다고 했더니 남편이 500원짜리 동전 모으고 있는 저금통까지 낑낑 거리고 들고나와 열려고 하다가 나에게 야단 맞기도 했다.

도로 막히기 전에 가신다고, 아침 드시자 마자 출발하셨다. 아파트 현관에서 빠이빠이~~ 를 외치고, 눈에서 안보이게 되자 아이는 다시 장난을 치며 집으로 들어간다. 우리집에 누군가 다녀 갈때 가지말라고 사정사정하는건 나 어릴때와 같으나, 마지막은 다르구나 아이야. 난 울고 불고, 그날은 하루 종일 말도 잘 안하고, 어린 마음에도 섭섭한 마음을 어쩔줄 몰라했었다. 같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책을 보면 또 훌쩍거리고...

지금도 사실 울먹울먹하면서 페이퍼 쓴다, 멀리 계신 부모님도 아니고 두시간이면 뵐수 있는 거리에 살고 계신데 말이다. 바보 ,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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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8-0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저랑 비슷하시군요..저 어릴때 그랬지요.멀리있는 오빠가 하루 다녀가는 날이면 울먹울먹해가지곤.... 잡을생각은 아니었구 반드시 가야한다는걸 알면서도 그런 감정을 숨길수 없는 그런상태...

야클 2006-08-06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찡~ 합니다.

비자림 2006-08-06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음이 찡하네요.
일부러 자꾸 시간 내셔서 만나세요. 만나실 수 있을 때....

세실 2006-08-06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 말입니다. 친정부모님 가실때 뒷모습 뵈면 왜 그리도 짠한지....
전 오늘 성당에서 미사중에 제 또래 엄마가 몸이 불편한 친정엄마 정성스럽게 보살피는 모습 보면서 눈물이 어찌나 나던지.....지금 친정에 있답니다^*^

hnine 2006-08-06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님도 그러셨군요. 마음이 약해서인지 다정도 병이어서인지...^ ^

야클님, 부모님 살아계실때 여한이 없도록 잘 해드려야 할 것 같아요.

비자림님, 막상 뵈면 그리 착한 딸도 아니랍니다. 툴툴거리기도 잘 하고, 생각 얕은 말도 잘 하고요. 언제 철 들지 원... ^ ^

세실님, 화양계곡은 어떠셨어요? 지금은 친정에 계시군요. 어머님과 얘기 많이 나누시고 오세요.

씩씩하니 2006-08-0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너무 비슷하세요...저도 늘 그런대..
가까운데도 늘 돌아올 때 마음이.....왠지 슬퍼져요...
여전히 다 큰 딸 걱정이 전부이신 엄마,,,요즘은 전화를 끊을때..늘 '재밌게 살아라,,'그러십니다...당신 삶이..혹 너무 당신만의 재미가 없으셨다는게 슬퍼지셨나,싶답니다...

hnine 2006-08-07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오랜만~ ^ ^
알고보니 저랑 비슷하신 이웃이 많으세요.
'재밌게 살아라'...말씀하시는 어머님, 저도 포근하게 느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