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비즈니스 -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
앨리슨 존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유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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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도 우리말 제목을 정할때 비즈니스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고 애써보았다고 한다. 혹시나 거부감을 일으킬까봐서이다. 원제에도 Business 라는 말이 들어간다. 우리 말 제목보다 더 강렬하게 비즈니스라는 말을 강조하는 것 같은 이 책의 원제는 This book means business. 부제가 이런 염려를 좀 덜어주려나?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을 부제로 하고 있다.

그림을 많이 보다보면 어느 날엔가 나도 한번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고,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나도 노래나 연주를 해보고 싶듯이, 책 읽기를 오랫동안 해오다 보면 나도 한번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하게 되는 수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출판계에서 오래 일해온 경험, 그리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작가들을 인터뷰한 과정에서 얻은 팁을 바탕으로, 자신의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될 지침과 아이디어를 모아 이 책을 엮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책이 나오기 전 단계, 즉 책을 읽고 구상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담았고, 2부에서 본격책쓰기에 대해 얘기한다. 

다음은 1부 내용 중 스스로 성장하는 법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다채롭고 풍성하게 읽기-관심분야만 읽지 않는다

*빠르게 읽기-출판사 소개글, 저자소개, 목차

*책과 대화하기-메모하며 읽기. 노트를 반으로 갈라 왼쪽엔 책의 내용, 오른쪽엔 나의 의견, 아이디어

*글쓰기로 성찰하기- 글쓰기가 우리를 변하게 한다. 말하기에도 변화가 온다. 

       "훌륭한 생각이 좋은 글을 쓰게 하는게 아니라 글쓰기가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스 고딘-

*프리라이팅-빠르게, 그대로, 정확하게, 쉽게. 책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모닝페이지

*내 삶의 의미와 흥미 파헤치기

*너 자신을 알라- 나는 어떤 유형의 작가인가, 외향성과 내향성의 구분은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느냐에 따라 갈라진다.


비전만으로 전략을 짤 순 없다. 계획이라는 차에 타야만 목표에 닿을 수 있다. 비전은 좋은 시작점이다. 하지만 비전을 이루는 방법도 알아야한다. 어떤 강점과 기회가 나를 비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 줄까? 약점을 극복하고 위기를 관리할 방법은 무엇일까? 경쟁자와 나를 차별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편집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까?

쓰레기를 입력하면 쓰레기가 출력된다. (garbage in, garbage out)

좋은 독서를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good reading in, good writing out)

창의성이란 연결성 없어 보이는 것을 연결하고 기존 지식에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융합하는 능력이다,



2부는 본격 책쓰기에 관한 내용이다.


*명확하게 정리하는 법

 - 그림, IP, 기획서, 제목, 간결하게 요약하기, 분량 정하기, 책의 구조짜기, 브레인스토밍, 골격구축, 작업용 목차짜기

*이제는 쓸 시간

 -연구자료 정리하기

       -스크랩북 (오려내어 수집) 만들기

       -온라인에서 정리하기- 에버노트, 구글문서도구, 트렐로, 핀터레스트 (웹사이트, 이미지 수집), 블로그, 스크리브너

 -글쓰기 습관 만들기

      -나만의 공간 찾기

      -기존습관에 끼워넣기-마치 양치질처럼

      -연속달리기-매일 반복되는 활동에는 의지가 필요없다

 -작가의 벽넘기- 빈화면을 마주했을때 느끼는 무력감과 공허감에서 벗어나는 방법

 -함께 쓰기

 -말로 풀어내기-음성녹음앱 사용

 -소리내어 읽기

 -스스로에게 보상하기

 -집필용 플레이리스트 (음악) 만들기

 -슬라이드 문서 활용하기


정말 깨알팁이다. 

그 외에도 글쓰기를 돕는 비밀도구로서 타이머, 적절한 은유 시도하기, 이메일 잘 쓰기등을 추천하였다.

책이 나온 후 홍보차 다니는 강연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시그니처 강연으로 삼고, 메모를 해가지고 가서 강연 중 커닝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고 한다. 시그니처 강연이라면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라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라고. 이건 책 홍보를 위한 강연이든 아니든, 본인이 강연자가 되었을때 꿀팁인 것 같다.

자기 책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면 본격 책 쓰기에 앞서 이 책 1부 내용인 나에 대해 잘 파악하기 위한 단계에서 충분한 발판을 다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책 쓰기 위한 단계이기도 하고, 책을 쓰면서 얻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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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4-14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생각이 좋은 글을 쓰게 하는게 아니라 글쓰기가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스 고딘-
이 말이 맞는 이유는 글을 쓰다 보면 글이 새 글을 불러 와요. 생각이 가지처럼 뻗어나가죠.

hnine 2024-04-16 18:52   좋아요 0 | URL
페크님은 투고도 해오셨으니 더 잘 아시겠어요.
책을 읽고나서 감동에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 이렇게 리뷰를 남기는 것도 다 그런 이유때문 같아요. 생각을 정리하여 쓰는 과정에서 그 생각이 더 여물고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요.

얄라알라 2024-04-16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hnine의 정리력^^ 덕분에 넘 좋은데요 액기스를 꼭꼭 모아서 먹여주시니 꼭꼭 씹어 양분 삼자!!^^

˝garbage in, garbage out˝ 이 충고는 엄청 자극적입니다 ㅎ^^:; 뜨끔

hnine 2024-04-16 18:55   좋아요 0 | URL
리뷰를 쓸때 이렇게 정리해두면 나중에 기억하기에도 좋고 눈에 잘 들어오는데 아무래도 제 소감보다는 정리 목적의 기록으로 남는 것 같아 리뷰 쓸때마다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그래도 이런 책은 이렇게 정리해두는 편이 아무래도 좋을 것 같아서요.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하이드님 서재에서 보고 저도 읽었는데 그야말로 깨알팁이 많더라고요. 두께도 별로 두껍지 않아 금방 읽고요.
garbage in, garbage out 이란 말은 요즘 chatGPT의 헛점을 얘기할때도 많이 쓰는 말이더군요 ^^
 
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백자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10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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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리움박물관에서 조선 백자 기획전이 열릴때 전시 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때 학교에 계신 교수님도 아니고 일반 도슨트도 아니신 듯한 분이 전시를 보러온 사람들을 직접 인솔하며 전시장의 전시품을 하나 하나 설명해주었다. 우리 나라 백자에 대해 전문가급 지식으로, 재미있게 설명을 잘 해주어 그날 아주 흡족한 마음으로 전시 관람을 할 수 있었다. 전시 설명을 마치며 본인이 작성했다는 전시탐방기 소책자를 보여주기에 전시장 직원에게 저 책자를 얻을 수 있는지 물어봤더니 배포용으로 나와있는게 없지만 QR code 를 찍으면 화일로 다운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상당한 분량의 원고를 다운받아 집에 와서 찬찬히 다시 읽어보기도 했다. 이후 그분의 백자 이야기가 책으로 출판되어 나왔음을 알게 되었다. 바로 이 책이다.

책에 실린 저자 소개이다.

'작가. 소장 역사학자이자 박물관을 사랑하는 남자. 혼자 박물관과 유적지를 찾아 감상하고 고증하고 공부하는 것이 즐겁다.' 도자기에 대한 관심은 군대 제대 직후 운명처럼 인사동을 다니다가 골동 가게에 있던 여러 도자기에 흠뻑 빠지면서 부터였고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2005년부터는 도자기 공부를 위해 거의 매주 방문하였으며 이어서 한, 중, 일 여러 박물관을 다니며 수많은 도자기를 감상하는 수준까지 올라 2010년에 <중국 청화자기>라는 책을 처음 출판하기도 했다고 한다. 중앙박물관 3층에 가면 조선의 백자 뿐 아니라 한, 중, 일 도자기를 함께 구경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국내 대부분의 박물관들이 우리 나라 도자기만 전시하는 상황을 볼때 특별한 공간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 책 역시 조선의 백자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의 백자에 대한 비교 설명도 포함하고 있다.


조선도자기는 앞으로 달성해야 할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명나라 황제가 사용하는 최상의 백자 수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명나라 번왕이 사용한 수준까지는 달성하여 조선을 통치하는 왕의 권위를 높여야만 했으니까.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기존의 백자와 격을 달리하는 질 높은 백자를 생산해야만 했다. (94, '조선과 명나라')


한반도의 백자 인기는 조선 왕실에서 특별한 관심을 보이며 시작되었다. 특히 왕실에 필요한 고급 백자를 매번 명나라에서 구하는 것이 아닌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직접 생산하고자 노력하면서 관요가 설립되었고, 그렇게 경기도 광주에 관요가 도입되었다. (115, '백자를 얻으려는 노력')


조선 후기부터 유독 소중화 (小中華) 의식이 강하게 발현된다. 명나라 다음가는 문명국인 조선이 오랑캐가 황제가 된 시대 (청)를 대신하여 중화의 적통을 이어간다는 정신이 바로 그것. 지금보면 국력이 크게 꺾인 시대의 정신 승리에 가까운 모습으로 느껴질지 모르나 당시 조선인들에게 소중화의식은 매우 진지했다. 아무래도 이런 자존감마저 무너진다면 견디기 힘든 시기였나보다. 이에 따라 도자기 역시 중국 영향에 따른 디자인이 많이 보이던 조선 전기와 달리 한동안 조선만의 개성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17세기 철화백자, 17세기말~18세기 초반 달항아리가 등장한 배경도 바로 이런 분위기가 한몫했다. 명나라와 달리 의도적으로 청나라를 오랑캐의 나라로 인식하면서 이들 문화 역시 배격하고자 노력한 분위기가 만든 결과물이었다. (155, '철화용준')


일제 강점기 시절에는 과연 한반도 도자기 문화가 어떠했는가. 일제 강점기 시절 부산에는 '일본경질도기'라는 회가가 설립되었다. 이는 조선총독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일본 기업인이 투자하여 만든 것으로 이때 근대 기술을 바탕으로 기계를 이용한 산업 도자기를 생산하였다. 일제 강점기가 끝날 무렵 남한 내 지어진 공장 중 약 85%를 일본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일본인 소유의 2700여개의 공장들은 일본이 전쟁에서 패한 후 미국에 의해 대부분 남한 정부로 빠르게 이전된다. 그리고 남한 정부는 이를 정치에 끈이 있는 거물 한국인에게 분배하여 나눠주었다. (222, '일제 강점기와 독립 이후 도자기')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이 책의 마무리로서 말한다. 

결국 조선백자는 세계 도자기 흐름을 기준으로 본다면 국내용으로서 그것도 15세기 후반에서 16세기 전반까지 전성기를 잠시 찍고 17세기 이후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이어지던 산업이었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박물관을 방문하면 중국, 일본 전시실은 그들의 도자기로 가득 전시되고 있건만 한국 전시실은 대부분 빈곤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 이는 17~19세기까지 조선백자가 질뿐만 아니라 절대적 생산량 또한 중국과 일본의 상대가 되지 못한 데다가 유럽 중동 등으로 백자를 수출한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조선 후반기처럼 기술자를 제대로 대우하지 않고 주변국의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지 않으며 상업과 기술을 함께 발전시키려는 사회적 노력이 부족하다면 한반도의 미래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겠다. (234, 에필로그)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며 부진함의 원인을 알았다면 거기에서 그치면 안될 것이다. 지난 주 어느 박물관 대학 강의에서 강의하신 분의 말씀에 따르면 최근엔 해외에서도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것을 방문할때 피부로 느낄 수 있겠더라고. 어느 나라의 문화가 우수하냐 보다는 어떤 다른 특징과 개성을 가지고 있는지, 그 문화만의 고유성과 멋은 어디 있는지 발견하고자 하는 안목이 필요하고 저자와 같이 어느 정도 자유롭게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조선 백자라 하면 달항아리만 얼른 떠오르고 마는 사람들에게 어렵지 않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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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4-04-03 14: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년 영국박물관에 갔을 때 중국관에 전시된 도자기에 한참 머물렀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백자보다는 청자가 더 좋은데 미술 작품도 시대나 역사에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이 책 읽고 싶네요^^

hnine 2024-04-04 02:03   좋아요 2 | URL
영국박물관 중국관, 눈이 휘둥그래지지요. 저도 그랬고, 우리 나라랑 비교하고 그랬답니다.
우리 나라에서 국보급 유물들은 그와 거의 흡사한 형태의 유물들이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발견된 것을 보고 실망하기도 하고 그랬고요.
이 책 아주 쉽게, 말하듯이 쓰여있어서 읽기 어렵지 않습니다.
 

드라마



내가 끈기가 없어서 그런가, 드라마는 방영할 당시 1회부터 끝까지 보는 예가 드물다.

그러다 어쩌다 뒤늦게 본 <녹두꽃>을 계기로 그동안 TV에서 방영했던 드라마를 찾아서 보게 되었는데 그 중에 좋았던 것들이다.


누구 추천도 아니고 순전히 내가 골라서 본 것들. 흉내낸 전문성이 아니라 정말 극본을 잘 썼다고 생각되는 것들인데, 그래서 극본을 쓴 사람이 누군지 찾아보기도 했다. <클리닝 업>은 영국BBC 드라마를 원본으로 하고 있었다. 그래도 수작.





https://search.daum.net/search?w=tv&q=%EB%A1%9C%EC%8A%A4%EC%BF%A8&irk=88861&irt=tv-program&DA=TVP


2021년 방영





https://search.daum.net/search?w=tv&q=%ED%81%B4%EB%A6%AC%EB%8B%9D%20%EC%97%85&irk=93332&irt=tv-program&DA=TVP


2022년 방영




https://search.daum.net/search?w=tv&q=%EB%9D%BC%EC%9D%B4%ED%94%84&irk=81947&irt=tv-program&DA=TVP


2018년 방영


* 지금까지 종합병원을 배경으로 한 의학드라마라면 대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그 선입견을 내려놓게 만든 드라마이다. 이건 의학드라마가 아니라 오히려 기업드라마.

원작자가 어떤 분인지 진심 궁금하다.




영화


드문드문 영화도 보았는데 그나마 아래 Leave the world behind는 수년내 충분히 일어날 가능성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싹해가며 봤다. 이런 상황에 우리는 도대체 무얼 할 수 있지?




https://search.daum.net/search?w=cin&q=%EB%A6%AC%EB%B8%8C%20%EB%8D%94%20%EC%9B%94%EB%93%9C%20%EB%B9%84%ED%95%98%EC%9D%B8%EB%93%9C&DA=EM1&rtmaxcoll=EM1&irt=movie-single-tab&irk=174719&refq=%EB%A6%AC%EB%B8%8C%20%EB%8D%94%20%EC%9B%94%EB%93%9C%20%EB%B9%84%ED%95%98%EC%9D%B8%EB%93%9C&tabInfo=total


2023,  미국 





https://search.daum.net/search?w=cin&q=%ED%8C%8C%EB%AC%98&DA=EM1&rtmaxcoll=EM1&irt=movie-single-tab&irk=175738&refq=%ED%8C%8C%EB%AC%98&tabInfo=total

2024, 한국


오랜만에 우리나라에 천만명 고객 기록이 세워지나 기대하게 만든 영화니 어쨌든 반가운 영화이다.

그런데 나는 ... 별로 무섭지도 않고, 놀랍지도 않고...(재밌지도 않고) 흑흑...



(책 읽은 리뷰 외의 여행기 등은 따로 정리하고 있다. 알라딘은 사진 올리는 것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편리하지 않다는 순전히 이기적인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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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4-03-26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파묘 천만 달성했다고 좋아하던데 별로였군요. 저도 오컬트 영화는 별로라 혹시 TV에서 하면 볼까 특별히 볼 생각은 없네요.
드라마도 부지런해야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많이 보셨네요. 다 좋은 드라마죠. 저 외화는 잘 모르겠지만. ㅋ

hnine 2024-03-26 19:47   좋아요 3 | URL
저는 곡성이 훨씬 무서웠어요. 그런데 이 영화는 어떻게 내용이 가겠다는 것이 처음부터 보이더라고요. 일본 장군 귀신이 나오는 것도 너무 식상하고 깜짝 놀랄만한 대목이 제겐 없더라고요. 김고은 배우는 아무리 분장을 해도 너무 순둥하게 보여서 무당으로서의 신기가 저는 안느껴지던데요. 리브더월드비하인드 저 영화는 요즘에나온 영화라서 실감이 나실거예요 한번 보세요. 모든 소셜네트워크가 해킹당해서 작동안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얘기랍니다.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 못하는 요즘, 고속도로에 차들도 다 멈춰서있고요, 모든 연락망이 단절되어요. 전기도 가끔 나가는때가 있었는데 이런 상황이 없으리라고 누가 장담할까요. 그런데 결과는 처참하더라고요.
드라마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았어요. 특히 라이프는 요즘 상황에 다시 보면 새로울 것 같아요. 작가는 예상했을까요? 그런데 제가 뒤늦게 봐서 그런데 방영 당시 시청율은 아주 높진 않았던 것 같더라고요.

얄라알라 2024-04-1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곡성을 귀신 나오는 영화로 얼핏 알았는데 마찬가지로 샤머니즘에 관한 것인가요?^^ leave the ~~에서 한국이 언급되어 깜짝 놀랐던 ㅎㅎ

hnine 2024-04-16 18:57   좋아요 0 | URL
파묘는 남편이 보자고 하여 봤는데 재미있는 영화이긴 하나 아무래도 제 타입은 아닌걸로...^^
leave the world behind 얄라알라님도 보셨군요! 한국이 나오죠 ㅋㅋ 별로 심각한 대목 아니긴 했지만 미국 드라마나 시트콤에서도 한국과 한국의 정치인 이름은 양념처럼 짤막짤막 자주 인용되기에 그러나보다 했어요.
 
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 일상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발견한 사는 게 재밌어지는 가장 신박한 방법
박치욱 지음 / 웨일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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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괴로울 땐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좋다니, 읽기 전엔 과연 무슨 내용일까 했다. 심리 치유를 목적으로 한 책인가? 아니면 공부에서 인생의 답을 찾겠다는 공부 예찬론? 인생 후반전을 위한 조언이 담긴 책?

받아들이기 나름이겠지만 읽어보고 나서 말하자면, 일종의 개인수필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관심 분야가 생기면 그것에 대해 파고들어 전문적인 깊이까지 가고마는 저자의 성향이 보통 사람에게서 흔히 보이지 않는 점이랄까. 그렇게 쌓아간 지식들을 음식, 언어, 자연, 예술, 사회, 퍼즐, 인체 이렇게 일곱 분야로 나누어 설을 풀어놓았다. 저자처럼 자기의 전문 분야가 확실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렇게 자기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까지 파고드는, 그것도 중년을 넘어가는 나이까지, 사람이 흔하진 않은 것 같다. 저자만큼은 안되지만 나 역시 내 전공과 다른 분야라면 더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서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이라서 읽자마자 이 저자와 공감대가 금방 형성되어 후다닥, 재미있게 읽었다.  

저자가 음식, 요리에 대해 관심을 가진 것은 어떻게 보면 자연스럽다. 생화학을 전공하는 사람이라면 음식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화학적인 반응이며 주방은 나름대로의 실험실을 닮았다는 얘기는 나도 자주 하는 말이다. 다만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같은 맛을 내기 위해서 정확한 정량화, 반복에 의한 재현성을 추구한다는 점은 보통 사람들이 하지 않는 일이겠지만.

시험을 목적으로 하는 어학 공부가 아니라, 이세상에 이해할 수 있는 언어의 종류 하나를 늘려간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언어를 배워가는 즐거움은 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평생 자연과학을 공부해오던 사람 조차 뒤늦게 자연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고 매혹된다는 것이 아이러니 같지만 사실이다. 오늘 핀 꽃이 어제 핀 꽃과 다르고, 같은 종류이면서 왜 이 꽃은 오늘 피었고 저 꽃은 어제 피었는지, 무엇이 차이를 만들고 영향을 미치는지만 궁금해져도 그건 텍스트북에 없는 다른 세상이다. 

예술의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은 그야말로 실험실 밖 다른 세상에 들어가는 것. 공간적으로만 다른 세상이 아니라 사고의 새로운 분야로 들어가면 그곳에 다른 세상이 있는 것이고 우리의 두뇌는 좋아 춤을 출지도 모른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사회의 전통과 관습, 권위에서 한발 물러나 보면 훨씬 더 확장된 사고를 가질수 있고 확장된 이해력을 가질수 있다.

퍼즐은 흩어지고 집중이 어려운 복잡한 세상에서 정해진 답을 풀어나가며 마음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과정의 일환이다. 정해진 답을 암기하여 아는 것만 많아 지는 대신,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 자체에서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집중시킬 수 있는 것을 배운다.

인체가 복잡하고 정교하게 돌아가는 것은 37조개나 되는 세포의 숫자가 아니라 37조나 되는 세포들이 서로 질서를 가지고 협업을 해나가기 때문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한지 궁금하지 않은가? 

어쩌면 저자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의 경험담 이상으로 우리 역시 더 많은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가졌던 적이 있을지 모른다. 이런 탐험가 정신을 기존의 '공부'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려 단정짓는 대신,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그것은 곧 자기 자신으로의 탐험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책 제목처럼 삶이 괴로워질때 까지 기다리지 말고 이왕이면 괴로워지기 전에 시작하면 훨씬 좋지 않을까해서 리뷰 제목을 저리 붙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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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클레어 키건 지음, 홍한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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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책을 다 읽으면 버릇처럼 하는 일이 있다. 책의 시작으로 돌아와 몇 페이지 다시 읽어보는 것이다. 그럼 처음 읽을 때 놓쳤던 것들이 다시 눈에 들어올 때가 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이해되는 시작인 것이다. (역자 후기에 보니 번역하는 동안 저자인 클레어 키건도 역자에게 이와 비슷한 맥락의 말을 했다고 써 있어서 반가왔다.)

클레어 키건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어지는데 그녀가 지금까지 남긴 책은 단4권. <맡겨진 소녀>와 <이처럼 사소한 것들> 외 <남극>, <푸른 들판을 걷다>가 더 있을 뿐인데 그나마 아직 국내에 번역되어 나오기 전이다. 

첫 페이지 시작에서부터 작가는 의도하는 모든 의미까진 못된다 해도 앞으로 소설의 분위기를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할 만큼 묘사를 풍부하게 해놓고 있다.

사람들은 침울했지만 그럭저럭 날씨를 견뎠다. 상점 주인, 기술자, 우편 업무를 보거나 실업 급여를 타려고 줄을 선 사람들, 우시장, 커피숍, 슈퍼마켓, 빙고 홀, 술집, 튀김 가게에 있는 사람들 모두 저마다 추위에 대해 또 비에 대해 한마디씩 하며 서로 이게 무슨 의미냐고-이 날씨가 어떤 조짐은 아니냐고-아니 또 이렇게 매운 날이 닥칠 줄 누가 알았겠냐고 물었다. (11)

날씨가 그냥 날씨가 아니다. 살면서 겪는, 매일 달라질 수 있는 '상황', '현실'을 의미했다고 본다. 하지만 사람들은 맑은 날도 궂은 날도, 침울해하면서도 어쨌든 그럭저럭 견뎌내고 살았다고 한다. 매일 좋은 날일 수는 없고, 오늘 날이 궂었다면 내일은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으로 버텼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런 험난한 날씨가 미래의 어떤 조짐이 아닐까 걱정도 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 중에 아내와 두 딸을 키우며 살고 있는 펄롱이 있다. 그는 아버지가 누군지 모른채 어머니마저도 어릴 때 여의고 어머니가 모시고 있던 주인집 미시즈 윌슨의 보살핌으로 컸다. 맘껏 배우지 못했지만 건실한 가장으로서 낮이나 밤이나 열심히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그것이 가족을 위하고 본인이 할 일임을 잘 알고 있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매일 맡은 일에 충실하며 아내와 함께 두 딸을 키우고 공부시키는 것에 감사하며 산다.

가끔 펄롱은 딸들이 사소하지만 필요한 일을 하는 걸 보며 이 애들이 자기 자식이라는 사실에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한 느낌을 느끼곤 했다.

"우린 참 운이 좋지?" 어느 날 밤 펄롱이 침대에 누워 아일린에게 말했다. "힘들게 사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 (20)

아내와 나란히 누워 우린 참 운이 좋지 않냐고 말하는 사람. 사소한 것들의 가치를 아는 펄롱은 그런 사람이다. 

모든 걸 다 잃는 일이 너무나 쉽게 일어난다는 걸 펄롱은 알았다. (22)


수녀원에 배달을 갔다가 우연히 수녀원에서 아이를 낳고 도망쳐 나온 어린 여자 아이를 발견하게 되었고 그 아이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지만 그 여아자이 말대로 수도원에서 도망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올바른 일은 아닌 것 같다는 것 때문에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하고 배달만 끝내고 돌아온 것이 양심에 찔려 두고 두고 생각한다. 자기의 출신 성분, 부모로부터 일찍 떨어진 자기를 도와주었던 미시즈 윌슨을 생각하며, 나의 아버지는 누구였을까 하는 궁금증까지, 잠시 하던 일을 멈춰서 생각이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떠돌게 한다. 그동안 모르고 살았지만 자기를 지켜봐주면서 돌보아 주는 손길, 은총의 손길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왜 가장 가까이 있는 것들이 가장 보기 어려운 것일까 생각한다.

고민하다가 결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기로 할 때 그를 움직인 것은 검게 흘러가는 배로강의 강물을 보면서였다.

강을 건널 때 검게 흘러가는 흑맥주처럼 짙은 물에 다시 시선이 갔다. 배로강이 자기가 갈 길을 안다는 것, 너무나 쉽게 자기 고집대로 흘러 드넓은 바다로 자유롭게 간다는 사실이 부럽기도 했다. (117)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기 길이라고 여기는 길을 선택해 행동에 옮기는 그는 다짐한다.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은 이미 지나갔다. 하지 않은 일,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평생 지고 살아야 했을 일은 지나갔다. 지금부터 마주하게 될 고통은 어떤 것이든 지금 옆에 있는 이 아이가 이미 겪은 것, 어쩌면 앞으로도 겪어야 할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121)


저자가 역자에게 해주었다는 말 중에 이런 인용이 있었다.

"소설가 존 맥가헌은 좋은 글은 전부 암시이고 나쁜 글은 전부 진술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클레어 키건은 그말을 염두에 두고 쓰는 작가라는 것을 알겠다. 진술이 없고 암시를 택하는 작가, 작가로서 독자에게 설명하지 않으면서 알수 있도록 하고 싶은 작가이다. 읽으면서 그 암시를 얼마나 찾아내는지는 독자에 따라 다를 것이다. 겉으로 명시하지 않았지만 작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를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독자라면 그 독자도, 작가도 그만큼 만족할 것이다.

펄롱에게 평생 자기의 진심을 말로 전달하는 대신 행동으로 보여주는 삶을 살았던 네드, 그리고 미시즈 윌슨. 말로 표현되지 않지만 그 뒤에 숨어있는 소박하지만 겸손한 그들의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펄롱이 거친 세상을 버티고 설 수 있었다. 그것을 깨닫고 펄롱은 그런 사랑을 자기도 베풀기로 한다. 그것이 앞으로 어떤 어려움을 가져다 줄지 예상하면서도, 그럼에도 그는 자기가 믿는대로 하기로 한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오랜 세월 우리를 받쳐주고 있었던 중요한 것들이 존재한다. 사소해 보여서 모르고 지나치는 것, 가까이 있는 것들을 다시 돌아보자. 그리고 알아냈다면 그리고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줄 수 있다면, 그것은 괜찮은 인생일 것이다. 그런 것들을 지나치지 않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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