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레슨을 마치고 2시 넘어 들어온 아이와 남편,
배 고플 것 같아서 빨리 상을 차리려던 급한 마음에 방방 뛰다가, 막 다된 밥솥에서 밥을 담으려고 옆에 쌓아놓았던 밥공기 탑을 건드려 와르르, 그리고 바닥으로 와장창. 

그 순간 드는 생각,
'쌓아놓은 밥공기 다 깨졌겠다. 어쩔 수 없이 새로 사야겠네.'
그러면서 슬며시 웃었던가?

그런데, 

발바닥 찔릴까봐 양말부터 하나 꺼내다 신고 비와 쓰레받기를 가지고 다시 부엌 현장으로 와서 바닥을 보니,
달랑 밥공기 한개 깨지고 나머지는 말짱하다.
역시 '코x' 브랜드는 짱짱하군.

밥공기 새로 사기는 다 틀렸다. 

뚜껑달린, 제대로 된 반상기 세트가 갖고 싶었는데.
나 처럼 자주 떨어뜨리고 깨뜨리고 하는 사람에게는 안 어울리지.
음, 신. 포. 도 

  

(몇달 전에 남편이 핸드폰 잊어버렸다면서 은근히 좋아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나중에 어디서 발견되자 또 은근히 실망하던 모습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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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0-06-26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신.포.도~
급히 설겆이하다 잘 떨어뜨리는 저 같은 사람에게도 코* 좋죠.

hnine 2010-06-26 19:33   좋아요 0 | URL
세실님도? ^^
저의 급한 성격이 드러나는 순간이지요.
정말 코*, 막강하던걸요 ㅋㅋ

비로그인 2010-06-2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인간 관계도 그렇죠? 그리고 그 모든 것도 그런 것 같아요. 나인님 글을 읽는데 .. 음.. 저런 경우가 생각보다 꽤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만 헤어지고 싶은 경우, 그만 쓰고 싶지 않은 물건, 그런데 몸소 혹은 내가 먼저 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경우..

왜 그릇 하나만 깨졌을까요ㅠㅠ ^^

hnine 2010-06-27 05:42   좋아요 0 | URL
아직 연 (緣)이 남았던게지요...^^

무스탕 2010-06-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난화분에 물 주려고 화장실로 옮기다 하나 깨먹었어요 ㅠ.ㅠ
덕분에(?) 조금 큰 화분으로 갈아줬는데 그 난화분에 올려주는 돌맹이 있잖아요? 그거가 좀 모잘라 위에 뿌리가 약간 나왔어요. 어디서 주워다(산다는 소리는 안해요 ^^;;) 덮어줘야 겠어요.

hnine 2010-06-27 05:45   좋아요 0 | URL
난석 말씀이시군요? 그건 돌에 구멍이 빵빵 뚤려있는 것이, 보통 돌과는 좀 다르던데요 (돈 주고 사세요 소리는 아닙니다 ㅋㅋ).
난도 키우시는군요. 저희 친정에 가면 난이 많은데 다른 화분은 종종 주시면서도 난은 한번도 안주시더라고요. 부모님께서 저를 아시는거죠~ ^^

꿈꾸는섬 2010-06-27 0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신.포.도.
정말 실망스러우셨어요? ㅋㅋ
전 결혼할때 그릇 선물 받았는데 솔직히 제 취향이 아니라 깨지면 바꿔야지했는데 여전히 멀쩡하게 잘 쓰고 있어요.ㅋㅋ

hnine 2010-06-27 07:34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그릇 선물도 잘 생각해서 해야겠네요. 받는 사람의 취향을 무시하고 고르면 한두 해 쓰는 물건도 아니고 매일 식탁에서 봐야 하니까요.
제가 산 밥그릇은 제 손으로 골랐는데도 오래 쓰니까 새 물건에 괜한 욕심이 생겼나봐요.

비로그인 2010-06-27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득 예전에 라디오에 올리신 사연이 생각납니다.

근데 그때 남기신 글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신.. 훗~

hnine 2010-06-28 06:56   좋아요 0 | URL
제가 보기보다 다른 면이 많답니다 ㅋㅋ

상미 2010-06-28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코*은 정말 짱짱해.ㅋㅋ
그래도 그들끼리 부딪히면 깨지더라는... 나 코*도 깨본 아줌마야.

hnine 2010-06-28 20:28   좋아요 0 | URL
그들끼리 부딪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해?? ㅋㅋ...

같은하늘 2010-07-0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어쩔 수 없이 새로 사야겠네라며 슬며시 웃으셨을 hnine님을 생각하니 귀엽다는...ㅎㅎ

hnine 2010-07-02 23:03   좋아요 0 | URL
바로 위의 친구가 가르쳐주네요. 바닥에 떨어뜨려가지고는 안 깨지고 그릇끼리 부딪혀야 깨진다고요 ㅋㅋ
 

 가끔씩 내 이메일 주소로 배달되어 오는 벌크 메일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엔 읽지도 않고 그냥 패스하는 것도 있지만 아래글이 소개된 메일은 꼭 꼭 읽어보고 있다.
며칠 전에 배달된 글을 여기에 옮겨와 본다.
30대 중반은 넘은, 어딘가에 매달려 일정 시간을 보내본 사람들에게는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서면 최선을 다하라. 하지만 네가 할 수 없는 일이라면 과감하게 포기하라. 그 대신 너는 대지의 신에게 할 수 있는 일과 포기해야 할 일을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는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라."


- 출처미상, 어느 인디언의 이야기 -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개코 원숭이를 사냥하는 방법은 아주 쉽습니다. 상자 속에 먹이를 넣어두고 앞발이 겨우 들어갈만한 작은 구멍을 뚫어놓습니다. 원숭이는 이를 꺼내려고 앞발을 넣어 먹이를 쥐지만 구멍이 작아 발을 빼지 못합니다. 결국 원주민이 다가오고 있는 데도 먹이를 놓지 못한 원숭이는 붙잡히고 맙니다. 참 어리석지요? 우리 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것을 숭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우격다짐이 많은 이들의 삶을 막다른 길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지금 손에 쥔 것을 놓으면 다른 새로운 것을 집을 수도 있는데도 계속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에서 개코 원숭이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너무 비약일까요?


물론 그렇다고 원하는 것이 있는 데도 시도조차 해보지 않거나 때 이른 포기를 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언제 포기해야하고, 어떻게 포기할지에 대한 지혜를 익히는 것입니다. 포기는 결코 체념이 아니고, 인생사전에 없어야 될 해로운 것이 아니며, 새로운 시작과 현실적 희망을 이어가는 필수적인 삶의 기술이기 때문입니다. 포기가 체념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포기의 계획과 기준을 세워 능동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주식투자를 할 때 손절매의 기준을 잡아놓는 것처럼 도전을 할 때도 기한과 기준을 정해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최선을 다할 수 있고 깨끗하게 포기할 수 있습니다. 둘째, 목표는 포기하더라도 가치나 방향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부산으로 가는 목표지점은 포기하더라도 동남쪽으로 가겠다는 방향을 포기하지 않으면 우리는 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포기는 결코 끝이 아닙니다. 포기는 끝이라는 마음에서 벗어난다면 우리는 포기를 통해 또 다른 선택과 희망으로 삶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집념집착의 차이가 무엇일까,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이 생각은 과연 집념일까, 집착일까, 혼란스러워 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는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다. 그것은 책을 읽어 알게 된 것도 아니고, 누군가 알려준 것도 아니고... 

살다보니 알게 된 것이다. 시간이 알려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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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10-06-27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상하게 아무리 머리 터져라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문제는,
결국 그냥 알게 되더라고요.(뭔 소린가 이게)

hnine 2010-06-27 20:54   좋아요 0 | URL
아, 전 뭔 말씀이신지 알것 같습니다 ^^

루체오페르 2010-07-04 0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 글 메일 압니다. 저는 메일링 신청해서 보거든요.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에 소속된 정신과 의사 문요한님(저서-굿바이 게으름)이 보내신 메일 이었죠.
내용이 좋아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포기를 잘하는것은 곧 기회비용을 잘 따져보는 것이고 매우 중요한것 같습니다.

hnine 2010-07-05 00:58   좋아요 0 | URL
아, 루체오페르님도 이 메일링 서비스 아시는군요 ^^
 

2010년 6월 24일의 네 권  

 

 <멀쩡한 이유정> 유 은실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데 까지만 해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문제를 고치려고 하는데 들이는 수고보다는 그 문제를 자기만 아는 문제로 감추는데 들이는 수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알고 보면 그 문제라는 것이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즉 문제랄 것도 없는 경우가 있음에도. 이야기의 마지막에 유정이와 같은 문제로 헤매고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장면은 압권.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할아버지 숙제>에서는 폭소를, <그냥>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잘 표현되어 있구나 새삼 감탄을, <새우가 없는 마을>과 <눈>에는 경제적인 결핍, 엄마 아빠의 결핍 등은 아이에게 무엇인지, 잘 나타나 있었다.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제3의 스토리로 잘 풀어내는 작가인 것 같다.

  

 

 <내 남자 친구를 소개할께요> 박 성철

 아이가 빌려온 책인데 대신 반납해주러 가는 길에 버스에서 읽었다.
말하는 중에도 요즘 들어 남자 친구, 여자 친구에 관한 얘기를 종종 한다 싶었는데 빌린 책 제목도 보니 확실히 그런가보다. 공지희 작 <영모가 사라졌다>를 그린 오동 화가의 그림.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삐죽삐죽 필치가 특징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동화 외에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들을 많이 썼다.
4학년이라는 연령대, 배경, 심리, 글의 전개 등 참고할 만 한 것들이 많았다. 초등 중학년 까지의 책에는 대화체 부분이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확실히 많아서, 이 책의 경우 한 쪽의 반 정도가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의 차이가 뭐냐는 아이의 물음에 엄마는 좋아한다는 것은 감정이지만 사랑한다는 것은 거기에 '책임'이라는 것이 보태지는 것이라고 대답해준다. 메모해둔다.

 

  

 <나는야 미생물 요리사> 벼릿줄 글 이량덕 그림 

과학과 친해지는 책 시리즈 이다.
미생물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아이들이 '미생물'이라고 물어보면 우선 무엇을 예로 들어야 아이들에게 금방 와닿을까. 눈에 안보일 정도로 작아서 현미경으로 봐야만 보이는 생물을 미생물이라고 한다고, 정의에 충실하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우선 빵, 요거트, 치즈, 포도주, 청국장 등이 모두 이 미생물들이 작품이라는 것 부터 얘기해주면 어떨까?
지루하지 않게 아주 잘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여기에 요즘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한 '김치'라는 항목이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다.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김 중미

어제 읽은 네번째 책. 김 중미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작가였는데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어 막 찾아 읽지는 않고 있었다. 저자 처럼 그림을 그린 유 동훈 님 역시 인천 만석동 '기찻길 옆 작은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진도에서 인천 철거촌 동네로 이사를 온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할머니와 엄마, 아빠, 그리고 상윤, 상민, 상미, 상희 네 남매. 할머니는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공장 폐기물 태우는 공장에서 아파트 경비로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며, 목재소에서 일하던 엄마는 목재소가 부도나자 횟집에서 일을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생산직 근로자로 취직하는 첫째 상민이, 선원고로 진학 하여 졸업하면 연락선 조타수로 진로를 미리 정해버린 둘째 상민이, 작가가 되고 싶어하지만 취업을 해야하는 셋째 상미, 엄마 아빠 처럼 힘들게 살기 싫어 어른이 되기 싫은 넷째 상희의 일기가 차례 차례 나오는 식으로 글의 구성이 되어 있다.
지극히 '김중미다운' 작품이다. 

 

 

 (페이퍼의 제목은 읽은 책 제목을 가지고 내 맘대로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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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5: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25 2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읽은 순서대로 올린다. 
저소득층의 아이들과 몇년을 함께 지내는 동안 도저히 안쓰고 버틸 수가 없었다는 작가의 마음이 그 작품에 고스란히 들어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 MBC 느낌표 선정도서. 양장본
김중미 지음, 송진헌 그림 / 창비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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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밥
김중미 지음, 김환영 그림 / 낮은산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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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김중미 지음, 유동훈 그림 / 별천지(열린책들) / 2010년 1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10년 06월 24일에 저장
구판절판
내 동생 아영이
김중미 지음, 권사우 그림 / 창비 / 2002년 11월
10,000원 → 9,000원(10%할인) / 마일리지 5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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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6월 25일에 저장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아홉 살 아영이를 바라보는 가족들 각자의 다른 입장이 잘 나타나 있다. 아영이는 과연 학교에 들어갔을까?
아영이가 말하는 부분을 발음 그대로 표기해놓은 작가의 의도는 높이 살만했다.


5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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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6-24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다 본 책이에요. 실은 딱 세 권 읽은 것 같아요. 셋 다 읽으면서 울었어요.ㅜ.ㅜ

같은하늘 2010-06-24 16:16   좋아요 1 | URL
셋 다 읽으며 울었다면 모두 슬픈 이야기... 울고싶지는 않은데...

hnine 2010-06-24 17:57   좋아요 1 | URL
마노아님, 맞아요. 읽는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울리는데 그런 아이들을 옆에서 몇년 째 보면서 사는 작가의 마음이 어떻했을까 짐작이 가지요.

같은 하늘님, 읽어보세요.

하늘바람 2010-06-25 0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열공하시는 것 같아요 님 ^^

hnine 2010-06-25 06:11   좋아요 1 | URL
열공은요, 뭘~
정말 지금 해야할 일은 미적거리면서 이러고 있답니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까 계속 이것 저것 들척거리게되네요.

순오기 2010-06-25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중미는 위에 두 권만 읽었네요~
괭이부리말 아이들 작품 배경지를 제가 좀 알지요.
지난 가을 답사가려다 일정이 안 맞아서 못 갔어요.
내일 인천에서 여고반모임 하는데 시간이 나면 차로 한바퀴 돌아볼 수 있을지도...

hnine 2010-06-25 23:05   좋아요 1 | URL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처음 읽고나서는 한동안 그 생각만 했답니다.
순오기님 사시던 곳과 배경이 비슷하다, 안그래도 생각했어요.
내일 가시는군요. 오랜만에 좋은 시간 되시겠어요.
요즘 어린이, 청소년책들을 좀 몰아서 읽다보니 순오기님 생각이 많이 나요 ^^
 
우리 집에 직박구리가 왔어요 김미혜의 자연 이야기 2
김미혜 지음, 이광익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8년 5월
구판절판


오늘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책이다. <우리 집에 직박구리가 왔어요>
'직박구리'가 새 이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이 단순히 그 새를 소개하고 싶어서 쓰여진 책일까?




표지를 넘기니 나뭇잎 도장 무늬가 이렇게 예쁘게 안 그림으로 그려있고.




'자연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라는 저자의 머리말에 이어 시작되는 쐐기 이야기, 그리고 초롱꽃 이야기.
초롱꽃은 요즘 많이 볼수 있는 꽃인데 나는 한번도 왜 이 꽃은 아래를 향해 피어있을까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저자의 상상과 추측을 한번 읽어보시길.




나도 무를 쓰고서 남은 부분을 부엌 한켠에 물에 잠기게 세워두어 이렇게 보라색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신기해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 그것을 '장다리꽃'이라고 부르네?




안그래도 어제 집에 들어오다가 집 앞 감나무에 조그맣게 감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는데, 감꽃을 가지고 이렇게 목걸이 만드는 것이 소개되어 있다. 나도 따라해보려고 당장 집 밖으로 나가 땅을 살펴보았더니 초록색의 꽃받침만 떨어져있다. 그것이라도 주워들고왔다.







맞아, 산딸나무였어!
며칠 전 어느 분 서재에서 이 나무의 꽃 사진을 보고서 이름이 떠오를듯 안떠올라 안타까웠는데 마침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제목이 '산딸나무의 거짓말'
왜 거짓말이라고 했을까? 나는 제목을 보고 바로 짐작을 했지만.




사실 이 책의 머리말부터 마음이 찡했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설날 아침, 차례상을 준비하는데 아파트 창가에 들리는 새소리, 바로 직박구리였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새가 먹을 수 있게 사과를 썰어 창밖에 놓아준 모습이다. 이것만으로도 감동적인데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면 이보다 더 하다.



바로 이것.



새나 나무, 곤충이 말하는 부분은 글씨체가 다르게 쓰여져 있다.
사과 꼬치를 먹는 새. 옆에는 물도 담아 놓아주었네.




사과로는 질릴까봐 메뉴를 바꾸어 바나나 꼬치.
이런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살아있는 생명체를 바라보는 마음이란.
뒷페이지에는 더 사랑스런 메뉴도 나온다.




집에 날아든 새를 보고 몇년 전 세상을 떠나신 아빠를, 그리고 남편을 떠올리고 반가와하면서도, 자연은 나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 품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행복한 날들이기에 감사드린다는 저자의 마음이 곱기만 하다.

'생물학'에 관심있는 누군가 나에게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알고 있는 전문적인 책들과 함께 이런 책 몇 권도 찔러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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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0-06-23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박구리란 새가 무슨 새일까요? 궁금해 지는군요.좀 생소한 이름의 새 같은데 우리 주변에 흔히 보는 새 같지는 않네요^^

hnine 2010-06-23 20:49   좋아요 0 | URL
조~기 사진에 보이는 새요. 사과 옆에 앉아 있는 ^^

여울 2010-06-24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녀석이 목련 꽃잎도 먹는다죠. ㅎㅎ

hnine 2010-06-24 13:17   좋아요 0 | URL
와, 목련 꽃 먹는 직박구리 보고 싶네요. 사진으로도 찍을 수 있으면 더 좋고요.

하늘바람 2010-06-24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꽃 목걸이 사진 찾고 있었어요 와
넘 근사하군요

하늘바람 2010-06-24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이미지 바꾸셨네요^^

hnine 2010-06-24 13:29   좋아요 0 | URL
감꽃 목걸이 사진이 필요하셨었군요. 제 서재에서 찾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저는 감꽃이 언제 피었는지도 몰랐었다는 것을 알고 어제 실망했었답니다. 찾아보니 이 작가의 어린이책들이 꽤 있더군요.
서재 이미지는 다린이 작품입니다 ^^

같은하늘 2010-06-24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드는 책이네요. 도서관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hnine 2010-06-24 17:58   좋아요 0 | URL
오늘 같은하늘님 누에 페이퍼 읽으면서 이 책 권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아마 좋아하실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