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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 직박구리가 왔어요 ㅣ 김미혜의 자연 이야기 2
김미혜 지음, 이광익 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8년 5월
구판절판
오늘 도서관에 갔다가 발견한 책이다. <우리 집에 직박구리가 왔어요>
'직박구리'가 새 이름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책이 단순히 그 새를 소개하고 싶어서 쓰여진 책일까?
표지를 넘기니 나뭇잎 도장 무늬가 이렇게 예쁘게 안 그림으로 그려있고.
'자연은 나의 어머니입니다' 라는 저자의 머리말에 이어 시작되는 쐐기 이야기, 그리고 초롱꽃 이야기.
초롱꽃은 요즘 많이 볼수 있는 꽃인데 나는 한번도 왜 이 꽃은 아래를 향해 피어있을까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저자의 상상과 추측을 한번 읽어보시길.
나도 무를 쓰고서 남은 부분을 부엌 한켠에 물에 잠기게 세워두어 이렇게 보라색 꽃이 피어나는 것을 보고 신기해한 적이 있다. 이 책에서 그것을 '장다리꽃'이라고 부르네?
안그래도 어제 집에 들어오다가 집 앞 감나무에 조그맣게 감이 열리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는데, 감꽃을 가지고 이렇게 목걸이 만드는 것이 소개되어 있다. 나도 따라해보려고 당장 집 밖으로 나가 땅을 살펴보았더니 초록색의 꽃받침만 떨어져있다. 그것이라도 주워들고왔다.
맞아, 산딸나무였어!
며칠 전 어느 분 서재에서 이 나무의 꽃 사진을 보고서 이름이 떠오를듯 안떠올라 안타까웠는데 마침 이 책에 소개되어 있다.
제목이 '산딸나무의 거짓말'
왜 거짓말이라고 했을까? 나는 제목을 보고 바로 짐작을 했지만.
사실 이 책의 머리말부터 마음이 찡했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의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설날 아침, 차례상을 준비하는데 아파트 창가에 들리는 새소리, 바로 직박구리였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새가 먹을 수 있게 사과를 썰어 창밖에 놓아준 모습이다. 이것만으로도 감동적인데 다음 페이지를 넘겨 보면 이보다 더 하다.
새나 나무, 곤충이 말하는 부분은 글씨체가 다르게 쓰여져 있다.
사과 꼬치를 먹는 새. 옆에는 물도 담아 놓아주었네.
사과로는 질릴까봐 메뉴를 바꾸어 바나나 꼬치.
이런 마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살아있는 생명체를 바라보는 마음이란.
뒷페이지에는 더 사랑스런 메뉴도 나온다.
집에 날아든 새를 보고 몇년 전 세상을 떠나신 아빠를, 그리고 남편을 떠올리고 반가와하면서도, 자연은 나의 어머니이기 때문에 그 품안에서 살고 있다는 것이 행복한 날들이기에 감사드린다는 저자의 마음이 곱기만 하다.
'생물학'에 관심있는 누군가 나에게 읽어볼만한 책을 추천해달라고 한다면 알고 있는 전문적인 책들과 함께 이런 책 몇 권도 찔러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