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4일의 네 권  

 

 <멀쩡한 이유정> 유 은실 

자신의 문제를 드러낼 수 있는데 까지만 해도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문제를 고치려고 하는데 들이는 수고보다는 그 문제를 자기만 아는 문제로 감추는데 들이는 수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알고 보면 그 문제라는 것이 자기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 즉 문제랄 것도 없는 경우가 있음에도. 이야기의 마지막에 유정이와 같은 문제로 헤매고 있는 선생님을 만나는 장면은 압권.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다섯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할아버지 숙제>에서는 폭소를, <그냥>에는 아이들의 마음이 참 잘 표현되어 있구나 새삼 감탄을, <새우가 없는 마을>과 <눈>에는 경제적인 결핍, 엄마 아빠의 결핍 등은 아이에게 무엇인지, 잘 나타나 있었다. 자신의 어릴 때의 경험을 제3의 스토리로 잘 풀어내는 작가인 것 같다.

  

 

 <내 남자 친구를 소개할께요> 박 성철

 아이가 빌려온 책인데 대신 반납해주러 가는 길에 버스에서 읽었다.
말하는 중에도 요즘 들어 남자 친구, 여자 친구에 관한 얘기를 종종 한다 싶었는데 빌린 책 제목도 보니 확실히 그런가보다. 공지희 작 <영모가 사라졌다>를 그린 오동 화가의 그림. 아이들이 그린 것 같은 삐죽삐죽 필치가 특징이다.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저자는 동화 외에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들을 많이 썼다.
4학년이라는 연령대, 배경, 심리, 글의 전개 등 참고할 만 한 것들이 많았다. 초등 중학년 까지의 책에는 대화체 부분이 많이 차지하는 부분이 확실히 많아서, 이 책의 경우 한 쪽의 반 정도가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 것 같다.
사랑하는 것과 좋아한다는 것의 차이가 뭐냐는 아이의 물음에 엄마는 좋아한다는 것은 감정이지만 사랑한다는 것은 거기에 '책임'이라는 것이 보태지는 것이라고 대답해준다. 메모해둔다.

 

  

 <나는야 미생물 요리사> 벼릿줄 글 이량덕 그림 

과학과 친해지는 책 시리즈 이다.
미생물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무엇을 떠올릴까. 아이들이 '미생물'이라고 물어보면 우선 무엇을 예로 들어야 아이들에게 금방 와닿을까. 눈에 안보일 정도로 작아서 현미경으로 봐야만 보이는 생물을 미생물이라고 한다고, 정의에 충실하게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우선 빵, 요거트, 치즈, 포도주, 청국장 등이 모두 이 미생물들이 작품이라는 것 부터 얘기해주면 어떨까?
지루하지 않게 아주 잘 설명되어 있는 책이다. 개인적인 욕심으로 여기에 요즘 세계적으로도 주목받기 시작한 '김치'라는 항목이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다.

  

 
<우리 동네에는 아파트가 없다> 김 중미

어제 읽은 네번째 책. 김 중미는 예전부터 좋아하는 작가였는데 읽고 나면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향이 있어 막 찾아 읽지는 않고 있었다. 저자 처럼 그림을 그린 유 동훈 님 역시 인천 만석동 '기찻길 옆 작은 학교'에서 일하고 있다.
진도에서 인천 철거촌 동네로 이사를 온 한 가족의 이야기이다. 할머니와 엄마, 아빠, 그리고 상윤, 상민, 상미, 상희 네 남매. 할머니는 병환으로 돌아가시고, 아빠는 공장 폐기물 태우는 공장에서 아파트 경비로 이 직업 저 직업을 전전하며, 목재소에서 일하던 엄마는 목재소가 부도나자 횟집에서 일을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생산직 근로자로 취직하는 첫째 상민이, 선원고로 진학 하여 졸업하면 연락선 조타수로 진로를 미리 정해버린 둘째 상민이, 작가가 되고 싶어하지만 취업을 해야하는 셋째 상미, 엄마 아빠 처럼 힘들게 살기 싫어 어른이 되기 싫은 넷째 상희의 일기가 차례 차례 나오는 식으로 글의 구성이 되어 있다.
지극히 '김중미다운' 작품이다. 

 

 

 (페이퍼의 제목은 읽은 책 제목을 가지고 내 맘대로 붙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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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15: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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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5 2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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