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레슨을 마치고 2시 넘어 들어온 아이와 남편,
배 고플 것 같아서 빨리 상을 차리려던 급한 마음에 방방 뛰다가, 막 다된 밥솥에서 밥을 담으려고 옆에 쌓아놓았던 밥공기 탑을 건드려 와르르, 그리고 바닥으로 와장창.
그 순간 드는 생각,
'쌓아놓은 밥공기 다 깨졌겠다. 어쩔 수 없이 새로 사야겠네.'
그러면서 슬며시 웃었던가?
그런데,
발바닥 찔릴까봐 양말부터 하나 꺼내다 신고 비와 쓰레받기를 가지고 다시 부엌 현장으로 와서 바닥을 보니,
달랑 밥공기 한개 깨지고 나머지는 말짱하다.
역시 '코x' 브랜드는 짱짱하군.
밥공기 새로 사기는 다 틀렸다.
뚜껑달린, 제대로 된 반상기 세트가 갖고 싶었는데.
나 처럼 자주 떨어뜨리고 깨뜨리고 하는 사람에게는 안 어울리지.
음, 신. 포. 도
(몇달 전에 남편이 핸드폰 잊어버렸다면서 은근히 좋아하던 모습이 생각난다. 나중에 어디서 발견되자 또 은근히 실망하던 모습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