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운이 _ "나, 이런 것도 할 줄 알아요!"
겨운이 - "새운아, 네가 자랑 안해도 다 알아줄테니 기다리고 있어."

겨운이가 1년을 넘게 엄마를 졸라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지 이제 두어 달.
언니가 하는 것은 당연히 자기도 같이 해야하는 것으로 아는 새운이, 피아노도 역시 언니랑 한날 시작해서 겨운이 만큼이나 재미있게 피아노를 배우고 있었다. 매일 둘이서 나란히 피아노 가방을 들고 피아노를 배우러 가는 것도 좋았고, 둘 중 한 사람이 먼저 레슨을 받고 다른 한 사람 레슨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또 나란히 함께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악보를 읽을 줄 알게 되면서, 모르던 노래도 악보만 있으면 보고서 바로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날은 너무나 신기하여, 자려고 누워서 집에 있는 동요 전집 책에 있는 노래들을 겨운이 한곡, 새운이 한곡, 번갈아 가며 노래 부르고 노느라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다가, 늦게까지 방에 불이 켜져 있고 한밤 중에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이 이상해서 주무시다 말고 나오신 할머니께 꾸중을 듣도 했다.
언니가 30분 연습하면 새운이도 30분, 언니가 치는 곡은 새운이도 혼자서라도 쳐보곤 했다.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정말 싫은 순간이 있다면 바로 집에 손님이 오셨을 때이다. 집에 손님이 오셨다하면 아빠나 엄마는 겨운이와 새운이를 불러서 손님 들으시게 피아노좀 쳐보라고 하시는거다.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긴 해도 모르는 사람 앞에 불려나가 치는 것은 정말 싫었던 겨운이에 비해, 새운이는 어디 피아노 치는 것을 뽐낼 기회가 없나 기다리기나 했던 것 처럼 아빠께서 피아노 쳐보라는 말씀 하시기가 무섭게 피아노 앞으로 가서는 이 곡 저 곡 아무거나 신나게 치고는 칭찬의 말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런 새운이를 보며 속으로 '유치해, 유치해.' 를 연발하고 있는 겨운이에게 으례히 동생이 저렇게 잘 치는데 언니가 가만 있으면 되겠냐는 부추킴의 화살이 돌아오고 그러면 새운이에 이어 겨운이도 손님들 앞에서 피아노를 안 치고 빠져 나올 도리가 없게 되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 그날 역시 낮에 손님이 오실거라는 아빠의 말씀을 듣고 이번에 겨운이는 미리 새운이를 불러 당부했다.
"새운아, 있다가 손님 오시면 아빠께서 또 피아노를 쳐보라고 하실지 몰라. 그러니까 인사만 하고 우리 손님 앞에 얼씬도 하지 말자. 알았지?"
겨운이는 우리가 눈 앞에 안 보이면 피아노 쳐보라고 시키시는 것도 잊으시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응, 알았어."
건성인 것 같지만 어쨌든 새운이의 대답을 듣고 겨운이는 일단 안심하고 방에서 읽던 책을 읽기 시작했다.
점심 때가 좀 못 되어 손님이 오시는 소리, 엄마 아빠께서 맞으시는 소리가 들리고, 겨운이는 의례 하던 대로 새운이를 데리고 현관으로 인사를 드리러 나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른 손님 뿐 아니라 어린이 손님도 있는 것이다. 아빠의 손님인 아저씨의 아들인 듯 한, 겨운이와 새운이 또래의 남자 아이가 따라 들어왔다. 하지만 그 아이와는 인사도 나누기 전에 겨운이는 아저씨께만 공손히 인사를 드리고 얼른 방으로 들어왔다.
새운이도 따라 들어오나 싶었는데 책을 읽다가 고개를 돌려보니 새운이가 보이지 않는다. 같이 온 남자 아이에게 호기심이 생겼던지 새운이는 손님께서 앉아 계신 마루를 사이에 두고 안방과 부엌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저러다가 또 피아노 쳐보라는 소리 들으려고 쟤가!' 
겨운이는 불안해지면서 기껏 미리 일렀건만 저러고 있는 새운이가 못마땅했다. 새운이를 불러서 다시 다짐을 받고 싶었지만, 그러려면 겨운이 역시 손님이 계신 마루를 가로질러 가야했으므로 방에서 꼼짝도 못하며 불안해하고 있던 중, 아니 이게 웬일인가. 분명히 피아노 건반 누르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방문을 열고 빼꼼히 내다보니, 세상에, 새운이가 선 채로 피아노 뚜껑을 열고 건반 몇개를 뚱땅거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손님에게 보란 듯이.
"피아노는 누가 치는거니? 네가 배우고 있니?"
손님께서 물으시는 소리가 들리고 아빠께서는 겨운이와 새운이 둘 다 배우기 시작한지 몇 달 되었다고 대답하시고, 아니나 다를까 곧 이어 옆에서 왔다 갔다 하고 있던 새운이에게 요즘 배우는 곡을 한번 쳐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러자 새운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피아노 책을 펼치더니 요즘 배우고 있는 바이엘 곡을 치고, 이어서 동요도 한 곡 신나게 치는 것이다. 겨운이는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졌다.
결국 각본대로 겨운이도 마지못해 한 곡 치고 들어오는데, 제대로 연습이 된 곡이 아니라서 실수를 많이 했고, 그것이 더 부끄러워 얼굴도 못들고 곡이 끝나기가 무섭게 방으로 들어오고 말았다.
겨운이 마음 속엔 이건 모두 새운이 때문이라고 원망이 가득하다. 새운이가 그러겠다고 대답을 안했다면 미리 연습이라도 해두는건데, 그랬다면 이렇게 실수를 많이 하면서 치지 않았을텐데. 창피하고 부끄럽고 속이 상했다.
이런 겨운이 마음도 모르고 새운이가 방으로 달려들어와 흥분이 가뜩한 얼굴로 겨운이에게 말을 전해준다.
"언니, 저 아저씨가 나와보래. 언니도 나도, 피아노 아주 잘 친다고 칭찬해주셨어." 
'그 아저씨, 피아노 잘 모르시나보구나. 내가 얼마나 많이 실수를 했는데.' 
겨운이는 아마 그 아저씨 앞에서 잘 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마음에 흡족하게 치는 것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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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21 21: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1 2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09-05-11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매는 자라면서 라이벌도 되고, 친구도 되고, 때로는 웬수(?)도 되면서 관계를 배워가지요. 저랑 언니도 그랬구요. 겨운이와 새운이 이름도 참 예뻐요~~

hnine 2009-05-11 21:20   좋아요 0 | URL
세실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매로 자란 경험이 있는 사람이 읽으면 좀더 공감이 갈 내용이지요 ^^
 

비가 올 것을 전혀 예상 못했는데 아이가 학교에 가고 얼마 안지나 바로 비가 오기 시작한다.
아침에 반소매 티셔츠 차림으로 나서는 아이를 보고 나는 그냥 그러나보다 했고, 남편은 요즘 날씨는 변덕이 심하니 지금 춥지 않아도 겉옷을 하나 걸치고 가라고 했다. 귀찮아하는 아이에게 부득부득 기어이 옷을 하나 더 입혀 보내는 남편을 보고 나는 속으로 '과잉보호 경향이 있다니까~' 했는데. 

입기 싫은 옷을 더 입혀주니 아이는 뾰로퉁 해져서 집을 나섰다. 뒤따라 출근길에 오르면서 남편이,
"녀석, 엄마 닮아서 잘 삐진다니까~" 그런다.
그 말을 듣고,
"누구 닮아서 라는 말은, 나쁜 점 말할 때 보다는 칭찬하면서 하는게 좋고, 나보다는 상대 배우자를 닮아서, 즉 아빠 닮아서 그림을 이렇게 잘 그리나보다, 엄마 닮아서 이렇게 정리를 잘하나보구나~ 이렇게 말해주면 아이에게도 좋고, 부부 사이도 좋아진대." 
내가 잘 삐지는 걸 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달리 할 말은 없고 그냥 책에서 읽은 풍월을 한마디 들려주었다. 

출근해보니 주말 새에 영산홍이 활짝 피었다고 남편이 전화를 했다. 어제 날씨랑 달리 바람도 꽤 분다고. 아이에게 옷 입혀 보내길 잘했다고 내가 말했다.

지금 콜로라도 덴버에는 눈이 많이 왔다고 조금 아까 어느 기사에서 보았다. 콜로라도는 1년 중 네달 (5,6,7,8월)을 제외하고는 늘 눈이 왔었지. 

주말에도 그랬고 요즘 이래 저래 기분이 가라앉아 있던 중인데, 그만하면 되었다고 이젠 그만 떨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라디오를 켜고 기분을 전환 시켜보고 있다. 뭐 저렇게 시끄러운 방송이 있냐고 한때 맘에 안들어하던 방송 (오후 2시 프로그램들이 대개 그렇다)의 도움을 오늘은 제대로 받고 있다. 

예전 생각에, 나이가 들어 지금의 내 나이 쯤 되면 집 장만, 아이 공부, 남편 승진 등이 주요 이슈인, 씩씩하고 생활력있는 그런 아줌마가 되있으려니 했는데, 그래서 은근히 그런 때가 오기를 기다리기도 했는데, 웬걸, 전혀 그렇질 않다. 행인지 불행인지. 여전히 마음은 무르기만 하고, 집 장만, 아이 공부, 남편 승진 외에도 잔 신경 끄지 못하는 것들이 산재하며, 불안불안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나는 그냥 그런 인간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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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4-20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칭찬을 할 때 상대를 닮았다고 하는 거.. 맞아요. 그거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전 사실 어렸을 때 혼내면서 누구 닮았다고 하는 거 정말 싫었어요. 서로 미워하는 감정이 있다는 걸 저를 통해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아서 불쾌한 적도 있었던 것 같아요. -_ㅠ
저도 남편한테 꼭 이야기 해야겠네요.

근데 제 눈에는.. 씩씩하고 생활력있어 보이시는데... ^^

hnine 2009-04-20 19:25   좋아요 0 | URL
가시장미님, 칭찬이 가지는 힘이 참 생각보다 큰 것 같아요. 어른이든, 아이든 똑같이요. 많이, 자주, 실천하며 살아야겠어요.
그리고 저, 전~~혀 씩씩하지 않아요. 현실감각이 떨어져 생활력도 그닥 강한 편이 못되고요.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 다른 사람에게는 씩씩하란 말을 잘 하네요. ^^
오늘 현호는 어땠나요? 엄마가 옆에서 계속 있어주니, 엄마는 힘들어도 현호는 행복한 아기이지요.

프레이야 2009-04-2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칭찬하면서 누구 닮았다고 하는 거, 맞아요. 그래야겠어요.
나인님 여기도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어요.^^

hnine 2009-04-20 19:20   좋아요 0 | URL
아이에게 칭찬을 많이 해주는 것이 좋고, 칭찬 끝에 한마디만 더 붙이라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말할 때에는 아빠 닮아 이리 잘하는구나, 아빠가 말할 때에는, 엄마 닮아 이리 잘하는구나, 이렇게요. 우리는 참 칭찬에 인색한 것 같기는 해요. 하기는 우리가 별로 칭찬받고 자란 세대가 아니라서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여기도 봄비가 촉촉, 하루 종일 멍한 정신으로 있다보니 우산 가지고 나가는 것도 잊고 지나쳐 아이가 비를 쫄딱 맞고 들어왔네요 ^^

꿈꾸는잎싹 2009-04-20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피가 더 멋있어졌네요.
비오는 날과 어울리는 글 잘 읽고 가요.~~

hnine 2009-04-21 06:49   좋아요 0 | URL
잎싹님 감사합니다. 비도 왔고, 밤에는 바람도 많이 불었어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하양물감 2009-04-23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에 동생네에서 비옷을 하나 얻어왔는데, 월요일에 비가 와서 한솔이는 비옷입고 나갔어요. 어찌나 좋아하던지요. ㅋㅋㅋ

hnine 2009-04-23 19:22   좋아요 0 | URL
내일도 비소식이 있는 것 같던데, 그러면 또 비옷을 입을수 있겠네요? ^^ 비옷 입은 아이들 보면 참 귀엽더라구요.

2009-04-24 0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24 0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The human mind is not meant to be governed, certainly not by any book of rules yet written; it is supposed to run itself, and we are obliged to follow it along, trying to keep up with it as best we can. It is all very well to be aware of your awareness, even proud of it, but never try to operate it. You are not up to the job. 

 
   

 

'인간의 마음은 무엇인가의 지배를 받도록 되어 있지 않다. 책으로 쓰여질만한 법칙 같은 것에 의한 지배는 더구나 아니다. 인간의 마음은 스스로 작동하게 되어 있고 우리는 그것을 따르게 되어 있다. 우리가 할 일이란 마음이 최선의 상태로 작동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그런 상태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우리의 자각 상태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자랑스러워 해야 할 일이나, 결코 그것을 작동시키려 하지 말아라. 그것은 우리에게 맡겨진 일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 Lewis Thomas는 미국의 노장 중의 노장 과학자 중 한 사람으로서 꽤 많은 저서를 남긴 사람이다.  제대로 번역이 되었다고 자신은 못하겠지만, 인간의 마음에 대한 연구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여 밑줄 그어 놓았던 부분을 내가 이해한대로 옮겨 보았다. 


모든 사람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고 같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모든 사람의 생각이 하나같이 똑같은 상황이 나는 더 두렵다.)

마음을 과학적으로 연구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 의의는 무엇일까, 다시 생각해보면서.

 

 

(날씨가 너무 좋기는 한데, 내가 제일 힘들어하는 계절, 여름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해주는 날씨이기도 해서 은근히 벌써부터 긴장되기도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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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잎싹 2009-04-20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람의 생각이 하나같이 똑같은 상황이 더 두렵다.
공감합니다.~~

hnine 2009-04-21 06:51   좋아요 0 | URL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더 인정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부터도 그게 잘 안 되더라구요.
위의 글 쓰면서도 분명히 저와 다른 의견이 있을 것을 알기에 그렇게 덧붙였지요.
 

 

Happy Birthday, Moon

by Frank Asch

생일 축하해요, 달님
-프랭크 애쉬-





One night Bear looked up at the sky
and thought, wouldn't it be nice
to give the moon a birthday present.

  

 어느 날 밤 곰은 하늘을 쳐다보며 생각했어요.
달님에게 생일 선물을 해준다면 좋겠는데 하고 말이어요.

 

But Bear didn't know when the moon's

birthday was, or what to get him.
So he climbed a tall tree to have
a little chat with the moon.
"Hello, Moon!" he shouted.
But the moon did not reply.

Maybe I am too far away, thought Bear,
and the moon cannot hear me.   

 

하지만 곰은 달님의 생일이 언제인지, 무엇을 사줘야 좋을지 알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곰은 달님과 얘기를 나눠보기 위해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지요.
“이봐요 달님!" 곰이 소리쳤어요.
하지만 달님은 대답이 없었어요.
아마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달님이 들을 수 없나보다 라고 곰은 생각했어요.



So Bear paddled across the river...

 

그래서 곰은 노를 저어 강물을 건너 가서는  


and hiked through the forest...

 

숲 속을 걸어들어가

 

into the mountains.

 

산 속으로 들어갔어요


Now I am much closer to the moon,
thought Bear, and again he shouted:
"Hello!"

This time his own voice echoed
off one of the other mountains:
"Hello!"
Bear got very excited.
Oh, boy! he thought,
I'm talking to the moon.
"Tell me," asked Bear,
"when is your birthday?"
"Tell me, when is your birthday?"
replied the moon.

 

자, 이젠 달님에게 훨씬 가까워졌겠지 생각하며 곰은 다시 소리쳐 불렀어요.
“안녕하세요!”
이번엔 곰의 목소리가 메아리쳐서 다른 산으로부터 다시 되돌아왔어요.
“안녕하세요!”
곰은 정말 신이 났어요.

와우! 내가 달님이랑 얘기를 하고 있구나 라고 곰은 생각했어요.
“말해 봐요,” 곰은 물었어요.
“생일이 언제이지요?”
“말해 봐요, 생일이 언제이지요?”
달님이 대답했어요.


"Well, it just so happens that

my birthday is tomorrow!" said Bear.
"Well, it just so happens that
my birthday is tomorrow!" said the moon.
"What do you want for your birthday?"
asked Bear.
"What do you want for your birthday?"
asked the moon.
Bear thought for a moment, then he replied:
"I would like a hat."
"I would like a hat," said the moon.

Oh, goody! thought Bear, now I know
what to get the moon for his birthday.

 

“글쎄 그게 말이죠, 바로 내일이 내 생일인 것 있죠!.” 곰이 말했답니다.
“글쎄 그게 말이죠, 바로 내일이 내 생일인 것 있죠!” 달님이 말했답니다.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어요?”
곰이 물었어요.
“생일 선물로 뭘 받고 싶어요?”
달님이 물었어요.
곰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어요.

“모자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자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달님이 대답했어요.
와우, 이젠 생일 선물로 달님에게 무엇을 줘야할지 알았다, 곰은 생각했답니다.

"Goodbye," said Bear.
"Goodbye," said the moon.

 

“잘 있어요.” 곰이 말했어요.
“잘 있어요.” 달님이 말했어요.


When Bear got home, he dumped all the money
out of his piggy bank.

 

곰은 집으로 돌아와서는 돼지 저금통을 탈탈 털었답니다.

 

Then he went downtown... 

 

그리곤 시내로 나갔어요.

and bought the moon a beautiful hat.

 

그리곤 달님에게 줄 멋진 모자를 샀지요.



That night he put the hat up in a tree
where the moon could find it. Then he waited and watched while the moon slowly
crept up through the branches and
tried on the hat.
"Hurray!" yelled Bear. "It fits just right!"

 

그날 밤 곰은 달님이 볼 수 있게 그 모자를 나무 위에 걸쳐 놓았어요.
그리고는 달님을 기다렸다가 달님이 천천히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와 모자를 걸쳐 보는 것을 지켜보았답니다.

“야호!" 곰은 함성을 질렀어요. “딱 맞는다!”

During the night while Bear slept, the hat fell
out of the tree. In the morning Bear

found the hat on his doorstep.
"So the moon got me a hat, too!" exclaimed Bear.
He tried it on and it fit perfectly.

 

그날 밤 곰이 자고 있는 사이 모자가 나무에서 떨어졌어요.
아침에 모자가 문 앞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본 곰은.
“달님이 내게도 모자를 갖다 주었네!” 함성을 질렀답니다.
곰이 그 모자를 써보니 아주 딱 맞았어요.


 

But just then, the wind blew Bear's hat
off his head. He chased after it... 

 

그런데 바로 그때 바람이 불어와 곰의 머리에서 모자가 벗겨지고 말았어요.
곰은 모자가 날아간 곳을 쫓아갔지요.


but it got away.

 

하지만 모자는 사라지고 말았어요.


That night Bear paddled across the river...

 

그날 밤 곰은 노를 저어 강을 건너갔답니다.


and hiked through the forest...

 

그리고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to talk with the moon.

 

달님과 얘기하기 위해서였죠.



For a long time the moon would
not speak to him, so Bear spoke first.
"Hello!" he shouted.
"Hello!" replied the moon.
"I lost the beautiful hat you gave me,"
said Bear.
"I lost the beautiful hat you gave me,"
said the moon.

"That's okay, I still love you!"
said Bear.
"That's okay, I still love you!"
said the moon.

 

한동안 달은 곰에게 아무 말이 없었어요. 그래서 곰이 먼저 말문을 열었지요.
“잘 있었어요?” 곰이 소리쳤어요.
“잘 있었어요?” 달님이 대답했어요.

“당신이 준 그 멋진 모자를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곰이 말했어요.
“당신이 준 그 멋진 모자를 잃어버리고 말았어요.” 달님이 말했어요.
“괜찮아요, 그래도 난 당신이 좋은걸요.” 곰이 말했어요.
“괜찮아요, 그래도 난 당신이 좋은걸요.” 달님이 말했어요.
 
 

 

"HAPPY BIRTHDAY!" said Bear.
"HAPPY BIRTHDAY!" said the moon.

  

 생일 축하해요!” 곰이 말했어요.
생일 축하해요!” 달님이 말했어요.
 

 

(번역 h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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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이 분의 동시를 읽고 재미있어서 여기 올린 적이 있다. 

(http://blog.aladin.co.kr/hnine/1863007)
이 동화 역시 간단하면서 재미있어서 내 맘대로 우리 말로 옮겨서 올려본다.
부자연스러운 곳도 있겠지만, 이렇게 예쁜 동화는 몇번을 베껴 쓰라고 해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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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09-04-17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저런 생각을 할까요 동화작가들은 너무 아름다운 얘기네요.

hnine 2009-04-17 20:02   좋아요 0 | URL
동화작가는 정말 아무나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요.

혜덕화 2009-04-1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동화를 읽고 나니 행복해지는군요. 고마워요.^^

hnine 2009-04-17 21:52   좋아요 0 | URL
혜덕화님, 그러셨어요? 제가 감사합니다.

무스탕 2009-04-18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단순한듯 하면서도 이쁜 이야기네요.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

hnine 2009-04-18 13:43   좋아요 0 | URL
예, 나이 먹어가면서 복잡한 것 보다는 단순한데서 감동을 많이 받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미설 2009-04-18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우리집에도 있어요^^ 번역본도 전집으로 출판되어 있는걸 도서관에서 본 적 있어요, 재밌는 이야기지요~ <물 이야기>라는 보림 출판사 책도 이 분 책이에요~

hnine 2009-04-18 15:14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검색해보니 이분 이름으로 여러 작품이 나오더라구요. 저는 이 동화를 책에서 보지 않고 다른 곳에서 다운받아 봤기 때문에 책에는 어떤 그림과 함께 실려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물 이야기>, 저 모르는데...(부끄~) ^^ 도서관 가면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bookJourney 2009-04-19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예쁜 이야기였군요. 도서관에서 번역서 표지만 보고 말았는데요.
다음에 도서관에 가면 찾아보아야겠어요~. ^^
영문판 책도 욕심이 나니 우선 담아두고요~. ^^*

hnine 2009-04-20 15:02   좋아요 0 | URL
이 정도면 웬만한 초등 고학년 정도 아이들은 번역본이 아니어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책의 내용 자체는 좀 더 어린 아이들 대상이라서 오히려 저 같은 어른들이 읽고 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마노아 2009-04-20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동스런 동화예요. 나인님 동화 번역도 하시는 게 어떻습니까! 근사해요.(>_<)

hnine 2009-04-20 18:40   좋아요 0 | URL
마노아님도 동화 좋아하시죠?
오늘 같은 날은 이런 동화를 많이 읽었으면 좋을 날이었어요.
이 정도 번역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인걸요 ^^
 

-겨운의 일기- 

엄마가 허락을 하실까? 어린이 대상의 영화라고는 하지만 처음으로 반 친구들끼리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기로 약속을 하면서도 겨운이는 마음이 가볍지 않았다. 엄마에게 어떻게 말을 꺼내나, 엄마가 허락을 안하시면 친구들에게는 뭐라고 말하나. 친구들이 나를, 우리 집을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영화관람에 대한 기대보다, 새로운 걱정거리로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겨운이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저녁때 밥을 먹으며 겨우 말을 꺼냈다.
"엄마, 내일 토요일에 우리 반 애들이 '빨강머리 앤' 영화보러 가는데 같이 가재요."
"너희들끼리 가는거야? 어디서 하는데 그래?"
"신영극장이요. 가까우니까 시간 맞춰서 금방 보고 오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애들끼리 극장엘 간단말이니?"
"미소도 가고 송이도 가요. 걔네들 엄마는 허락 하셨대요." 
거기까지 들으시고는 엄마는 생각중이신지 더 이상 대답이 없으신 채 식사만 계속 하셨다.
"언니, 그거 나도 봐도 되는 영화지?"
갑자기 새운이가 끼어든다.
"어린이  영화니까 되겠지 뭐."
"나도 가면 안돼?"
"너도? 안 돼. 우리 반 친구들끼리 가는거란말야."
"나도 보고 싶은데. 그냥 따라만 가면 되잖아."
"다른 애들은 다 혼자 오는데 나만 동생까지 데리고 갈 수는 없어."
아직 엄마 허락도 완전히 안 떨어졌는데 저렇게 따라가겠다고 떼를 쓰다니. 겨운이는 엄마 허락 받기 위해서 얼마나 마음을 졸이며 말문을 꺼냈는데, 저렇게 쉽게 따라붙으려 하는 새운이가 못마땅하기만 하다.
"그래, 새운이도 데리고 가서 영화 보고 오너라."
엄마에게서 허락이 떨어지긴 했으나, 새운이를 데리고 가라신다. 아, 싫다.
겨운이는 안다. 이럴 때 동생까지 옆에 데리고 나타나는 아이를 다른 애들이 어떤 눈으로 볼지를.
'아마 나까지 아이들에게 따돌림 받을지도 몰라.'
엄마가 자기도 데리고 가라고 하실 줄 이미 알고서 일부러 엄마 계신데서 말을 했을거라 생각하니 새운이가 얄미웠다. 

저녁을 다 먹고 방으로 돌아와서 겨운이는 신이 난 새운이에게 말했다.
"미안하지만 넌 안돼. 내일 영화는 이미 내 친구들과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어. 동생을 데려와도 된다, 뭐 그런 말은 없었단말야. 그러니 나만 동생을 데리고 나갈 순 없어." 
"엄마가 분명히 나도 데리고 가라고 하셨는데!"
새운이는 어떻게 해서든지 따라갈 기세이고, 겨운이는 막막하기만 하다. 

다음 날, 학교가 끝난 후 3시에 극장 앞에서 만나기로 친구들과 약속을 했다.
겨운이는 집으로 돌아오던 발길을 돌려 다시 학교로 향했다. 지금 집으로 들어가면 기다리고 있던 새운이를 데리고 가야만 한다. 겨운이는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학교 축구부 아이들이 연습을 하고 있는 것을 쳐다보며 시간을 보냈다. 학교 조회대 뒷쪽의 시계가 10분전 3시를 가리키는 것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극장을 향했다.
반 친구들은 이미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고, 3시에 시작하는 영화 표를 사가지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면서 겨운이는 자기도 모르게 주위를 한번 휘 둘러 보았다.
책으로 이미 읽어서일까. 영화가 별로 재미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가 상영되는 스크린 위로 자꾸 새운이의 얼굴이 겹쳐졌다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오니 혼자 종이 접기를 하며 놀고 있던 새운이가 달려든다.
"언니, 왜 이렇게 늦어?"
"어~ 영화 시간을 잘 못 알아서, 집에 들렀다 갈 새가 없었어. 지금 영화 다 보고 오는 길이야."
"응. 그랬구나."
따라가겠다고 떼를 쓸 때와는 딴 판으로 웬일인지 새운이가 그대로 곧이 듣는다.
겨운이는 그만 새운이에게 너무나 미안해졌다. 그깟 영화가 그렇게 대수였을까?
"새운아, 그거 그렇게 접으면 안돼지. 이리 가져와봐. 언니가 접는거 가르쳐 줄께." 
겨운이는 가방을 던져 놓은 채 새운이가 종이로 공룡 접는 것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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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09-04-17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제발 이 작품이 한권의 멋진 동화책으로 출간되었음 좋겠어요.. 후편을 기대하겠습니다. ^^

hnine 2009-04-17 11:59   좋아요 0 | URL
에궁~ 무슨요. 이렇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만 해도 감사할 일인걸요.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고래가 춤 출려고 그래요 ^^

마노아 2009-04-17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안의 겨운이와 새운이가 다 있잖아요. 정겹고 애틋해요.^^

hnine 2009-04-17 11:59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겨운이의 입장도 되어보고, 새운이의 입장도 되어보고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