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은 민들레
  

 

마당 한 구석 노란 민들레 
심심해서 발로 한번 밟아보았다 
너무 심심해서 혹시 재미있을까
그냥 발로 꾹 밟아 보았다  


집에 들어와 놀다가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밟은 민들레 
어찌 되었나 
마당으로  뛰어나가 살펴보았다  


조그맣고 노란 그 민들레
여전히 나를 보고 웃고 있었다  
울고 있지 않고 웃고 있었다
아, 다행이다 휴우... 

고마와,  미안해  
그리고 너,
대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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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4-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 다행이네요. 웃고 있었다니!^^
자작시예요?

hnine 2010-04-20 00:27   좋아요 0 | URL
네~ (부끄러워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

같은하늘 2010-04-20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져요~~~

hnine 2010-04-20 06:2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세실 2010-04-20 0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다행입니다. 근데 민들레 정말 밟으셨어요? 살짝 스친 정도지요? ㅎㅎ
요즘 많이 보이는 제비꽃도 참 예뻐요.
밟을까봐 조심조심 다닌답니다.

hnine 2010-04-20 06:54   좋아요 0 | URL
아이는 별 생각없이 재미로 밟지만 민들레는 꿋꿋이 일어나지요.
비유적으로 써봤어요. 꿋꿋하게! ^^
제비꽃 밟을까봐 조심조심 다니시는 세실님 마음이 고와요.
 


지난 주 일요일, 오랜만에 갑사를 찾았다.
'갑사'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이 그렇듯이 오랜만에 할머니댁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느 사찰이든지, 그 사찰에 대한 인상은 거기까지 가는 길에서 정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갑사 가는 길도 참 좋았다. 

그곳의 꽃들을 담아온 사진 몇장. 

 



 

 

 

 

 

 

 

 

 

 

  



 

 

 

 

 

 

 

 

  

 

 

 

 

 

 

 

 

 

 

 

 

 

 

 

 

 

 

 

 

 

 

돌틈으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저 제비꽃, 예쁘기만 하건만,
왜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나려고 하느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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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4-1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번째 사진이 너무 맘에 들어 컴퓨터에 저장을 했는데 커서를 내려보니 아래 사진도 오래오래 눈길을 끌어요. 울컥 눈물이 나신다 하니 저도 막 짠해져요...

hnine 2010-04-17 10:11   좋아요 0 | URL
갑사는 저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더 자주 갈 수 있었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현호색, 벚꽃, 수선화, 제비꽃...모두 봄의 전령사 같은 꽃들인데, 저렇게 돌 틈으로 머리를 내밀고 세상을 향해 웃는 제비꽃을 보니, 여린 듯 강하다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더군요.

2010-04-17 0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17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04-17 0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벚꽃 말고는 모두 낮은 곳에 피어난 꽃들이네요.
노란 수선화, 보라빛 제비꽃..
울컥, 고 작고 여린 것들을..

hnine 2010-04-17 10:18   좋아요 0 | URL
예, 현호색이나 제비꽃은 고개를 낮추어야 보이는 꽃들이지요.
해마다 어김없이 때를 맞춰 피는 꽃들을 보면, 저도 저의 본분을 묵묵히 다 해야하지 않겠나, 뭐,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실 2010-04-17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비꽃 보면 저도 울컥해요. 가끔 점심 먹고 산책길에 발 아래에 자그마하게 보이는 보랏빛 제비꽃. 유난히 작은 크기라 남의 발에 밟히면 어쩌나 걱정도 되고, 괜히 안쓰럽네요.

hnine 2010-04-17 10:20   좋아요 0 | URL
곧 진달래와 철쭉, 이어서 장미의 화려한 색깔에 가려질까, 남들보다 부지런히 피어서 사람들이 봐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요.
제비꽃 노래도 생각나지요? ^^

무스탕 2010-04-17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엄마랑 병원가느라 나섰더니 울 아파트 단지랑 길가에 벚꽃이 다 폈더라구요!!
전 올해 울 동네는 벚꽃 안피고 그냥 지나가는줄 알았지 뭐에요? -_-
아.. 정말 봄이 왔나봐요~~

hnine 2010-04-17 10:22   좋아요 0 | URL
어머니께서 어디 편찮으신가요?
벚꽃은 피어있는 모습도 예쁘고, 바람불어 흩날릴 때도 예뻐요.
그러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불고 난 다음 날 보면, 몇 개 안남고 다 떨어져있더군요.
저희 동네에도 이제 목련은 갈색으로 변해가고 벚꽃 잔치가 시작되려고 해요.

무스탕 2010-04-18 22:33   좋아요 0 | URL
3년전에 수술한 부위가 가끔 아프시대요. 작년엔 무려 재수술을 했다지요 -_-
올해도 큰일 치룰까봐 초기에 병원에 달려간거에요.
엑스레이 찍고 초음파 찍고 피검사 하고 다행히 이상없다는 결과 들었어요.
어휴.. 십년감수했어요..

울 아파트 앞에 자목련은 이제 피어나려고 봉오리가 잔뜩 부풀어 올라 있어요 :)

hnine 2010-04-19 14:02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재수술까지 하셨었다면 정말 계속 신경 써서 살펴보셔야되겠어요. 모시고 병원에 잘 다녀오셨네요. 이상없다는 결과를 들으셨다니 정말 다행입니다.

꿈꾸는섬 2010-04-19 15: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꽃이 절경이에요. 절 구경가고 싶어요.^^

hnine 2010-04-19 23:48   좋아요 0 | URL
이제 곧 진달래, 라일락, 철쭉, 그리고 이어서 여름 장미까지, 꽃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

같은하늘 2010-04-20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이 정말 멋지네요. 갑사는 말만 들었지 가보지 못했네요. 하긴 서울,경기를 거의 벗어나 본 적이 없으니...ㅜㅜ

hnine 2010-04-20 05:08   좋아요 0 | URL
갑사는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요. 서울, 경기 부근에도 좋은 곳 많으니 나들이 한번 다녀오셔요.

2010-04-28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4-30 13:56   좋아요 0 | URL
신원사는 저도 아직 못가봤네요.
인적이 드문 절에 혼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하는데, 그리고 결혼 전에는 가끔 그게 가능했었는데, 이제는 절도 갈때마다 늘 북적거려요. 이 날도 절 올리는데 간신히 자리를 비집고 해야했어요.
요즘 날씨가 참 드라마틱하지요?
우리 모두 감기 조심! ^^
 

이 세상에서 겪을 수 있는 제일 가슴 아픈 일 중 하나라면 바로 죽은 자식의 시신을 보고 있는 어미의 심정이 아닐까.
어제는 특히 더 TV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 홈페이지로 뜨는 화면에 나타나는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안볼수는 없었다.
얼마나 기가 막힐까.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 그것 역시 겪어보지 않았으니 그렇게 비유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 어떤 아픔에 비유하랴. 

어제 본 영화 <작은 연못>, 미군의 지시에 따라 이리 가라면 이리 가고, 저리 가라면 저리 가고 있는 순진한 양민들한테 가해진 폭격은 왜? 왜?  피난 행렬을 향해 집중적으로 퍼부어진 폭격에 피를 쏟으며 숨이 끊어진 어린 자식을 부둥켜 안은 어미가 거기에 또 있었다.

며칠 전에 주문하여 받은 이 창래의 신간 <The Surrendered>. 1950년 한국, 폭격 현장에서 엄마와 언니의 시신을 찾는 열한 살 짜리 소녀는 갈갈이 찢겨진 다른 시신들 속에서 엄마와 언니의 일부분 조차 찾지 못하자 연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나보다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난 화물열차에서 떨어져 다리가 잘려 숨이 끊어져 가는 어린 동생을 그 자리에 남겨 두고 혼자 피난 열차에 다시 올라타는 이 소녀는 바로 다음 장에서 반백의 노인이 되어 등장하고.
그리고는 그 장면이 심심하면 자꾸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하루가 되고 말았다. 

 

 ...........................

 

모두 줗은 곳으로 갔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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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0-04-16 0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 푸른 영령들의 명복을 빕니다._()_

hnine 2010-04-16 12:18   좋아요 0 | URL
우리 같이 빌어요.

sangmee 2010-04-16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보면서 눈물이 절로 나더라.
누군가의 아빠, 남편이었던 사람도 그렇고,
우리 딸보다 세살많은 젊은 사람도 그렇고,
너무 너무 맘이 아프더라

hnine 2010-04-16 12:48   좋아요 0 | URL
죽은 사람도, 자식이나 남편을 그렇게 보낸 남은 가족들도, 허망하기만해.
사람의 목숨이 참 모진 것 같기도 하다가, 이런 경우를 보면 허무하게만 생각되고...그렇구나.

같은하늘 2010-04-16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는 맘이 상해 TV를 볼 수 없더군요. 절로 눈물이 나는 모습이에요.
젊은 청춘들의 영혼이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랄뿐입니다.

hnine 2010-04-16 20:19   좋아요 0 | URL
오늘도 어제와 별로 다르지 않네요. 아직 시신도 못찾은 장병들은 어쩐대요...

blanca 2010-04-16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이 너무 아프고 춥지 않았기를. 많은 원망이나 분노는 가지고 가지 않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천안함 장병들과 이창래. 제가 오늘 생각했던 두 가지가 겹치니 너무 신기합니다. 이창래의 책은 번역이 많이 안되어 있던데 원서로 읽을 엄두가 안납니다.-..-

hnine 2010-04-16 20:25   좋아요 0 | URL
현재로서는 내부 폭발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충격 가능성이 크다는데, 원인 분석이라도 분명히 이루어져서 남아있는 식구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마음을 회복할 수 있어야할텐데 말이지요.
이 창래는 제가 암것도 모르면서 그냥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거든요. blanca님도 좋아하시나요? 문체가 워낙 진지한 스타일이라 쉽게 읽히지 않지요.

꿈꾸는섬 2010-04-16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오늘 아침에 봤어요. 정말 너무 안됐지요. 정말 우울해요.ㅠ.ㅠ
모두 좋은 곳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hnine 2010-04-16 20:27   좋아요 0 | URL
좋은 곳이라는 데가 있다면 정말 그곳으로 가서 못다이룬 꿈을 이루며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라고 싶습니다.
 

 영화 '작은 연못'을 보고 왔다.
요즘 기분 같아선 코메디 영화를 보았어야 했다. 하지만 어쩌랴, 이 영화에 끌리는걸.
굳이 작품성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 영화 내용도 이미 알려진 내용이고.
지금도 노근리는 어디엔가 계속 존재하고 있는데 그냥 훌쩍이고 있기도 답답했다.

  

♪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엔... 
그렇게 시작되는 노래 '작은 연못' 
이 영화 제목으로 한 이유를 알겠다. 

영화 중에 귀에 익은 노래가 또 나왔다.
바로 '천리길'이란 노래.
대학 입학하면 의례적으로 배우고 부르던 노래 중의 하나였는데
이 영화 보면서 정말 정~말 오랜만에 들었다. 
그 노래가 원래 초등학교 아이들용 노래였는 줄 몰랐는데.
'내 땅에 내가 간다'가 그 노래 마지막 가사라지...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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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0-04-15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 글 제목 보고, 제목은 생각 안나면서, 그 곡조를 따라 불렀단다.
포스터에 폐암으로 세상 뜬 박광정씨 얼굴도 보이네.

hnine 2010-04-15 21:47   좋아요 0 | URL
'동산에 아침 햇살~' 시작은 이렇게 되지.
그래, 영화 끝나고 고 박광정에 대한 멘트가 자막으로 나와.

순오기 2010-04-16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광주에서 시사회 하던 날, 그 시간에 일이 있어서 신청해놓고 못 갔어요.
목욜, 드디어 우리동네 영화관에 걸렸어요.
금욜, 아들녀석 소풍갔다 일찍 오니까 애들이랑 같이 보려고요.
현대사의 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꼭 봐야지요.

hnine 2010-04-16 05:29   좋아요 0 | URL
그럼 오늘 보시겠네요?
노근리, 노근리, 말만 들었지 정확히 어느 지방인줄도 몰랐지 뭡니까.
충북 영동이더라고요. 지금 제가 있는 곳에서 별로 멀지도 않은.
영화보면서 제 어머니로부터 들은 한국전쟁 얘기가 막 떠올랐어요.
오늘 좋은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stella.K 2010-04-16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꽃잎>이란 영화를 본적이 있어 그거 생각나 이 영화는 차마 못 볼 것 같더라구요.
혹시 나중에라도 영화 사이트에서 하면 그때 다운해서 볼까 합니다.

hnine 2010-04-16 20:28   좋아요 0 | URL
전 <꽃잎>은 최윤의 원작 소설로만 읽고 정작 영화는 아직 못봤어요.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성격에 충실한 영화라서 그런지 내용이 복잡할 것도 없고 상영시간도 짧아요 (86분).

꿈꾸는섬 2010-04-16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셨군요. 가슴 아파도 봐야만 할 영화인 것 같아요. 보고 싶어요.

hnine 2010-04-16 20:37   좋아요 0 | URL
영화가 아니었다면 아마 저도 노근리를 말로만 들었지 어디 붙어있는 곳인지도 모르고 있었을 거예요.
시간 내셔서 한번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10-05-2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마음이. 그래요..

hnine 2010-06-09 05:03   좋아요 0 | URL
방금 바람결님이 오늘 올려놓으신 음악 들으며 리뷰 쓰고 왔습니다 ^^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14
필리파 피어스 지음, 수잔 아인칙 그림, 김석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저자는 1920년생인 필리퍼 피어스라는 영국 할머니. 나는 이 책이 이 분의 작품으로 처음 읽은 책이지만 영국 근대 판타지 문학의 대표작가로 손꼽히는 분이라고 한다. 글의 짜임새가 완벽하고 개성있는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으로 좋은 평을 받고 있다는 책 표지의 해설이 틀리지 않음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나라에는 초판이 1999년에 나왔지만 원래1958년에 쓰여져 이듬해인 1959년에는 카네기 상을 받기도 한 작품이다. 역시 판타지 동화답게, 홍역으 전염을 막기 위해 이모댁으로 내키지 않는 피신을 가있어야 하는 톰의 상황이 도입부에 등장하고, 식구라고는 이모와 이모부 두분 뿐인, 아무 재미 없는 이모집에서 톰은 너무너무 심심하고 지루하다. 이제 주인공이 스스로 자기만의 재미있는 세계를 만들어야할 차례이다. 이모네 집에서 유일하게 눈길을 끄는 것이라면 실제 시간과 무관하게 종을 쳐대는 오래된 괘종시계, 그리고 이모가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의 주인이자 이층 맨 끝방에서 혼자 살고 있는 바솔로뮤 할머니이다.  원래 이모댁에는 정원이라고 이름 붙일수도 없는 보잘 것 없는 뒷뜰이 있을 뿐이지만, 시계가 열세 번 치는 소리를 들은 신기한 일을 경험한 톰은 그 소리에 이끌려 한밤 중에 집 밖으로 나가게 된다. 현관 뒷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 펼쳐진 전혀 다른 세계, 바로 이 책의  제목이 된 '한밤중 톰의 정원' 인 것이다. 톰의 눈에만 보이는, 톰만이 드나들 수 있는 이 신기한 정원에서 그 날부터 톰은 지루하고 심심할 새 없는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 한밤중 정원에서 만난 몇몇 사람들 중 특히 '해티'라는 톰 또래의 소녀와 친하게 되는데, 바로 전에 읽은 '영모가 사라졌다'에서 그렇듯이 톰이 방문할 때마다 해티의 나이가 앞으로 당겨지기도 하고 뒤로 더해지기도 하는 일이 일어난다. 즉 시간을 초월한 방문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그래서 톰이 매일 밤 그 정원을 방문함에도 불구하고 해티는 톰에게 몇달만에 왔다고 하기도 하고, 몇 년 만에 왔다고 하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톰의 정원 여행이 워낙 다양하게 펼쳐지다보니 읽는 동안 내용의 흐름을 놓칠 뻔 하기도 했지만 여기는 판타지 세계, 상상을 통해 꿈꾸는 대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곳이다.
홍역의 위험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갈 날이 가까워오자 톰은 걱정이다. 이 멋진 정원과 헤어지는 것, 그리고 해티와 헤어질 생각을 하니 차라리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의 백미는 바로 읽는 사람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말에 있다. 그리고 그 결말의 내용이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알고 보면 처음부터 모두 복선으로 깔려 있었다는 것. 역시 명작은 명작인 이유가 있구나 감탄하는 순간이었다.
50년이라는 세월의 탓일까? 이야기 중 성경책의 의미가 갑자기 부각되는 것, 성경의 내용중 특히 이 세상의 종말을 내용으로 담은 요한계시록 일부가 인용된 것은 지금 읽기에 약간 거북하기도 했다. 또, 위에도 밝혔듯이 한밤 중 정원을 통해 방문하는 세계, 그리고 그곳에서 방문하는 곳들, 하는 놀이들이 좀 장황하다 싶어, 그나마 그 점이 아쉬운 점이라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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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 2010-04-15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좋은 작가를 발굴하기 보다는 외국 유명서적 번역책을 주로 내서
시공주니어책을 안좋아했었음에도,
우리 집에 거기 책이 많더라구.

hnine 2010-04-15 21:48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창비에서도 나와 ^^
요즘은 시공사에서도 공모전을 하긴 하던데 말야.

lazydevil 2010-04-20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밤중 톰의 정원에서... 지금 생각해도 멋진 제목이에요.
근데 종이 울리면 문밖으로 나갔군요. 전 왜 커다란 괘종시계안 안으로 들어간 걸루 기억할까요?

hnine 2010-04-20 20:49   좋아요 0 | URL
벽장 속으로 들어가는 아이들도 있었죠 왜...ㅋㅋ
제목도 그렇고, 번역이 참 잘 된 것 같다는 느낌을 읽으면서 여러 번 받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