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겪을 수 있는 제일 가슴 아픈 일 중 하나라면 바로 죽은 자식의 시신을 보고 있는 어미의 심정이 아닐까.
어제는 특히 더 TV를 보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 홈페이지로 뜨는 화면에 나타나는 오열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안볼수는 없었다.
얼마나 기가 막힐까.
심장이 찢어지는 아픔? 그것 역시 겪어보지 않았으니 그렇게 비유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이 세상 어떤 아픔에 비유하랴.
어제 본 영화 <작은 연못>, 미군의 지시에 따라 이리 가라면 이리 가고, 저리 가라면 저리 가고 있는 순진한 양민들한테 가해진 폭격은 왜? 왜? 피난 행렬을 향해 집중적으로 퍼부어진 폭격에 피를 쏟으며 숨이 끊어진 어린 자식을 부둥켜 안은 어미가 거기에 또 있었다.
며칠 전에 주문하여 받은 이 창래의 신간 <The Surrendered>. 1950년 한국, 폭격 현장에서 엄마와 언니의 시신을 찾는 열한 살 짜리 소녀는 갈갈이 찢겨진 다른 시신들 속에서 엄마와 언니의 일부분 조차 찾지 못하자 연이 되어 하늘로 올라갔나보다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피난 화물열차에서 떨어져 다리가 잘려 숨이 끊어져 가는 어린 동생을 그 자리에 남겨 두고 혼자 피난 열차에 다시 올라타는 이 소녀는 바로 다음 장에서 반백의 노인이 되어 등장하고.
그리고는 그 장면이 심심하면 자꾸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하루가 되고 말았다.
...........................
모두 줗은 곳으로 갔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