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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톨이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 청소년소설집 푸른도서관 39
김인해 외 지음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이 청소년 문학 전문 출판사인 '푸른책들'에서 공모하는 푸른 문학상 8회 수상작인 김 인해의 <외톨이>와 이 주현의 <캐모마일 티 마실래?>, 그리고 6회 수상자인 문 부일의 <한파주의보>가 초대작으로 실려있는데 세편 모두 청소년 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면서도 각각 다른 색깔을 보이는 것이 흥미로왔다.
<외톨이>는, 예나 지금이나, 아이나 성인이나, 인간은 모두 자신이 외톨이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하고 거기에 청소년 시기의 예민한 감성,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것, 배신감, 그리고 의리를 다른 어떤 감정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남자 아이들의 세계 등이 어우러져 있는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연령의 어린이들에게는 남들보다 공부를 잘 하던가, 외모가 출중하던가, 운동을 잘하던가, 아무튼 남보다 뛰어난 아이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심리가 친구 사귀기에 중요한 동기가 되는 반면에 청소년 시기에 이르면 그런 요소보다는 나를 알아주는 친구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 친구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남들이 모르는 나의 어떤 면을 인정해줄 때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와 진다. 이 작품에서도 주인공 시욱이와 재민이는 그런 식으로 친구가 되어 단짝처럼 붙어 다니게 되는데, 그러다가 사소한 일로 오해가 생기게 되고, 그것에 대해 배신감을 느낌 시욱이 재민에게 대화가 아닌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하여 의사 표시를 확실히 한다. 재민이가 하는 말은 변명이라고 마음대로 단정한 채. 나중에 그것이 오해였음을 깨달으며 허망해하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외톨이>가 폭력과 불신으로 둘도 없는 친구 관계에 금이 가는 내용이었다면 이 주현의 <캐모마일 차 마실래?>는 불신의 벽을 깨고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학교 봉사 활동 차원에서 복지 시설을 방문하고 있는 주인공 남자 아이는 그곳에서 다리가 불편한 한 여자 아이의 냉대를 받고는 '왕재수'라고 부르며 마주치지 않으려 피해 다닌다. 그러던 중 복지시설의 이 여자 아이는 주인공 남자 아이가 진심으로 열심히 복지원 사람들을 위해서 노력하는 것을 보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게 되고, 제목처럼 캐모마일 차 마시자는 말로 마음의 벽을 허물었음을 알린다.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진심이 담겨 있든 담겨 있지 않든 우리가 보통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말, '나중에 커피나 한잔...'보다, 직접 건네주며 하는 '너도 캐모마일 차 마실래?' 라는 말은 얼마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지. 개인적으로 저자를 알고 있는 나로서, 작품은 저자의 성향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이기도 했다.
캐모마일의 꽃말은 '굴하지 않는 강인함, 고난 속의 강한 희망'이란다.
6회 수상자 문부일의 <한파주의보>는 이 책에 실린 세편 중 제일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재혼을 하게 된 아빠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남자 아이가, 새엄마가 된 사람과의 서먹함과 불편함에서 점차 유대 관계를 형성시켜 가는 과정을, 한파에 얼어 터진 수도관에 비유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솜씨가 훌륭했다. <살리에르, 웃다>라는 작가의 이전 작품 제목을 보고 관심이 갔던 일이 생각났다. 깊고, 그러나 어둡지 않은 시선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작가가 보여주는구나 싶었다. 얼었던 수도관은 녹을 수 있고, 살리에르도 웃을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소재, 다른 이야기, 다른 목소리이긴 하지만 세 작가 모두,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 출판사에서 청소년 소설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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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3 0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11-23 07:52   좋아요 0 | URL
이 주현 작가가 대전에 사시는 분이거든요 ^^
문 부일 작가의 책은 꼭 한번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요.
위로와 희망은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가 바라봐야 할 방향이기도 하겠지요. 캐모마일 꽃말처럼요.

하늘바람 2010-11-23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열심히 동화책을 찾아읽으시고
공부하시니 곧 멋지게 짜잔 하고 나타나실 날 오겠어요
그떈 저를 모른척 하심 안돼요

hnine 2010-11-23 06:53   좋아요 0 | URL
네, 그 꿈으로 삽니다. ^^
하늘바람님꼐서 오늘 하루 저에게 힘을 실어주시네요.

양철나무꾼 2010-11-2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카밀레 라는 어감이 더 좋아서...카밀레라고 불러요.
옛날에 허브 공부 하면서는 줄줄 외웠었는데 말이죠~

카밀레는 밟으면 밟을수록 더 잘자란다죠~
꽃을 사용하는 차,노 카페인이라는 데...오늘 저녁에 한잔 마셔볼까 하구요~^^

hnine 2010-11-23 17:2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게도 읽는군요. 허브 공부도 하셨어요? 생각난김에 여쭤보는데, 로즈마리는 임산부에게 좋지 않다고 하더군요. 율무를 안 먹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까요? 아니면 제가 잘못 들은 것인지...
밟으면 밟을수록 더 잘 자란다니, 그래서 그런 꽃말이 나왔나봐요.

양철나무꾼 2010-11-23 19:19   좋아요 0 | URL
음,뭐든지 과해서 좋을 건 없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율무의 경우 성질이 평이해 습한 사람이 임신 하려고 몸 만들 때 먹기도 하는데,임신 중 너무 먹으면 조산의 우려가 있다죠.

로즈마리는 항산화 성분,뇌기능활성화와 관련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혈액순환을 좋게 하니까 혈압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한대요.
임신 기간 중 그냥도 혈압이 상승하니까,그것 관련 금기구요.
저혈압엔 약이 없다지만,저혈압엔 좋은 차가 로즈마리구요.
노화도 방지한대요.(그래도 장복은 안 좋구요~^^)
고혈압엔 금기예요.
다른 차들과는 다르게,허브 차는 미량이라고 효능을 무시할 수 없어요.

hnine 2010-11-24 06:42   좋아요 0 | URL
음, 혈액순환을 좋게 하면 혈압을 낮출 것 같은데 오히려 상승시키는군요.
정말 허브 차는 그야말로 '차'로 마셔야지 보리차 마시듯이 마시면 안좋겠어요 ^^
 
오방떡소녀의 행복한 날들 - 웃음과 희망을 전해주는 행복 비타민
조수진 글.그림 / 책으로여는세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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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알라딘의 추천마법사에 들어가보는데 그냥 들어가보는 것일 뿐 그닥 눈여겨 본적은 없다. 그런데 며칠 전 이 책을 추천마법사 페이지에서 보았을 때 무슨 일인지 꼭 읽고 싶어졌다. 그것도 하루라도 빨리.
그날로 주문해서 오늘 받았고, 오늘 다 읽었다.
과학고, 서울대 졸업, 대기업 취업. 탄탄대로를 걷던 예쁘고 꿈많은 스물 일곱 아가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어느 날부터 심한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은 채 두달이 지났다. 그리고는 무릎 관절이 아파왔다. 병원에 가서 각종 검사를 다 거쳐본 결과 내린 진단은 임파선 암. 이후로 항암 치료, 방사선 치료, 요양원, 골수 이식에 이르기까지 그 힘든 과정을 지금까지도 꿋꿋하게 견뎌내오고 있는 중, 어릴 때부터의 꿈인 만화 그리기를 떠올리고는 투병 일지를 만화로 그리기 시작, 블로그에 올린다.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계기이다.
그런데, 내용이 이렇게 재미있고 밝을 수가 없다. 내 인생의 어느 시기에도 이렇게 재치있고 밝은 내용의 일기를 써본 적이 없는데. 이 책의 제목도 그래서 무슨 투병 일지, 이런게 아니라 '행복한 날들'. 맞아,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매일 매일 선물처럼 받는데 왜 그 선물을 제대로 풀러서 사용해보지도 않고, 어쩔 줄 몰라하고 남의 손에 쥔 것과 비교하고, 고민만 하며 보내는 것일까.
젊은 나이에 암에 걸렸지만, 그래서 저자 역시 '왜 내가'라는 억울함과 속상함의 시기를 거쳤지만, 이제는 '이 암을 다 고치고 나면, 고치기만 하면 무엇 무엇을 해야지.'가 아니라 암과 함께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고, 암을 통해서도 뭔가 배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그녀의 말에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힘든 인생을 살아가고, 누구도 뜻대로만 되는 인생을 살지 않는다고, 인생을 롤러코스터 같은 것이기 때문에 내리막을 갈 때도 낙심하지 않고 언제 이 롤러코스터가 끝날까, 언제 내리막이 끝날까, 그런 생각하느라 허비하지 않아야 겠다는 것. 살아있는 동안, 즉 롤러코스터에 타고 있는 동안 그 순간을 행복하게 즐기면 되는거라고. 표지의 활짝 웃는 그녀 얼굴이 나를 향한 것만 같다. 나보고도 이렇게 웃으며, 행복하게 살라고 귀뜸해주는 것 같다. 내가 지금 어떤 시기를 살던 그 나름대로 가치가 있고 소중한 나의 인생인 것을. 언제나 이 시기까 끝날까 불평하고 한탄하고 우울해하고, 이러면서 시간을 허비한다고 또 절망하고...
그녀의 블로그에 가보았다. 골수 이식의 결과가 좋지 않단다. 이식 전 보다 암이 더 퍼져 있더란다. 그런데도 그녀는 정말 남 얘기 하듯이 이럴 수가 있냐고, 뭐 이런게 다 있냐고, 마치 장보러 가서 바가지 쓴 것 정도의 푸념만 할 뿐이다. 여러분, 그래서 이 결과에 대해 우리 가족은 어떤 결단을 내렸을까요? 내일의 만화를 기대해주세요~ 라면서.
행복을 향한 노력은 용기이고 결단이다.
이 책의 후편이 계속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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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from 내 인생은 진행중 2011-03-07 21:26 
    끝까지 웃는 모습을 보여준 조 수진씨의 소식을 오늘 들었다.항암 치료 받던 중 증세가 악화되어 사망했다고.귀여운 얼굴, 또랑또랑한 인터뷰 목소리가 지금도 들리는 것 같은데, 일부러 블로그에 찾아가 화이팅 댓글도 남기고 왔더랬는데.마음이 안좋다. 
 
 
2010-11-14 0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4 06: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7: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0-11-14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오랫만이네요~^^
분명 지난 주 언제쯤 안부가 궁금하여 들락거렸었던 것도 같은데 말예요.

저도 이 아가씨 얘기 어디선가 본 것 같아요.
저 이 책 읽고 눈물바람 하게 되지 않을까요?
<어느 할머니 이야기>의 여운이 아직 안 가라앉았어요~ㅠ.ㅠ

hnine 2010-11-14 06:09   좋아요 0 | URL
방송에도 여러 차례 초대 손님으로 나왔었나봐요. 책에 보면 방송인 여러 사람들의 추천의 글이 실려있답니다.
책을 워낙 재미있게 써서 읽는 사람에게 눈물보다는 오히려 웃음을 주는 책이어요. 그래서 더 마음이 아리긴 하지요.

비로그인 2010-11-14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hnine 2010-11-14 06:09   좋아요 0 | URL
저 요즘 기분이 별로...그래서 이 책에 눈이 갔을거예요 ^^

세실 2010-11-14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이 참 소박하네요. 그녀의 긍정적인 생각이 암도 이겨낼거라 믿어요.
저도 후편 기대합니다^*^

hnine 2010-11-15 13:48   좋아요 0 | URL
지금 막 블로그에 들어가봤더니 새로이 시도되는 약으로 8회에 걸쳐 다시 항암치료를 하기로 했다네요. 무려 2천만원의 비용이 든다는데, 책이라도 좀 많이 팔렸으면 좋겠어요.

2010-11-15 0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11-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엄친아네요.아마 긍정적인 사고가 임파선암도 분명히 물리칠것 같습니다.화이팅~~~

hnine 2010-11-15 13:54   좋아요 0 | URL
엄친아 아닌데...여자분이거든요 ^^

2010-11-15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4: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7: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15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sophia747 2010-12-19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이겨 내시기를 기원합니다.
 
빨간모자 울음을 터뜨리다 - 독일 올덴부르크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십대를 위한 눈높이 문학 10
베아테 테레자 하니케 지음, 유혜자 옮김 / 대교출판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어렸을 때 읽은 빨간 모자 이야기를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어린 여자 아이가 편찮으신 할머니에게 심부름을 가는 데 이미 할머니까지 잡아먹은 늑대가 이 여자 아이마저 잡아먹으려고 할머니 집에서 할머니 흉내를 내며 기다리고 있다는, 좀 무서운 이야기였다. 그런데 만약 이 여자 아이에게 정작 위험한 것이 늑대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다면?
우리에게 가족은 무엇인가?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물리적인 공간으로서 집이 언제나 우리에게 안식처이고 휴식처가 아니듯이, 가족 역시 항상 나의 보호막이 되어 주지 못한다. 오히려 그 안에서 더 큰 상처를 입기도 한다.


어려서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를 때 그런 상처를 입은 아이 말비나는 이제 겨우 열 몇 살 된 키만 크고 삐쩍 마른 여자 아이이다. 어릴 때 겪었던 일이 뭔가 잘못 된 일이었다는 것을 자라면서 알게 되고, 그것이 한때의 사건으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말비나에게 강요되는 것을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지자 가족을 향해 조심스레 도움을 요청하는 손짓을 지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침묵과 은폐. 조용히 너만 알고 있으라는 암묵적인 지시였다.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들 아닌가? 왜 그랬을까. 읽으면서 나의 관심은 어린 말비나에게 처음 일어났던 일 보다 오히려 그 후 말비나에게 주어진 압력과 강요로 더 쏠렸다. 결국 말비나는 가족이 아닌, 친구, 친구의 엄마, 이웃 아줌마 등, 보다 더 말비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그 침묵 속에 은폐되어 있는 자아를 끄집어내기 위해 마침내 입을 연다. 그동안 말비나가 혼자서 겪었을 마음의 고통, 그 고통의 사슬을 스스로 끊어내기까지 필요했던 것은 바로 용기였다. 모두가 침묵을 지킬 때 사실은 이렇다고 당당히 입을 열 수 있는 용기. 다른 사람들의 기대와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용기. 그것은 결단이고 의지이고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이며 사랑이다. 내가 진실을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함으로써, 이 세상에 알림으로써, 조용하던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아니면 그로 인해 내 자신이 이목 집중의 대상이 되는 것이 두려운 것인가. 아마도 제일 두려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그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때 내가 그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사람들로부터 또 한번 외면당하고 혼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 아닐까. 그래서 사람들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와 뜻을 같이 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없을까 기다리며 아쉬워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 한 사람이 나와 제일 가깝다고 생각되는 가족 중에 있으리란 법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을 읽으며 놀란 것 중 하나였다. 가족이 항상 나에게 호의적이진 않음을, 오히려 선과 악이라는 양날을 모두 가지고 있을 수 있음을 말이다. 눈을 크게 뜨고, 마음을 열고, 내게 다가오는 관심과 사랑의 손짓을 외면하지 말자. 의외로 나의 지지자는 가족이 아닌 그 누군가 중에 있을지 모르니까.
필요한 순간에 말비나처럼 용기를 낼 수 있기 위해서 우리는 우선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야한다. 살다보면 그런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 분명히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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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2 1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2 18: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11: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녀고양이 2010-11-02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엇이라 말이 필요없는, 좋은 리뷰입니다.
결단, 의지,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 사랑, 그리고 용기.

hnine 2010-11-03 04:43   좋아요 0 | URL
지금 저에게 부족한 것 다섯 가지이기도 하네요.
위의 책은 읽는 동안 마음이 아프기도 했지만 그래도 제대로 결말이 지어져 마음이 놓이기도 했어요.

순오기 2010-11-02 2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리뷰를 쓰셨네요~
책표지에 쓰인 이름 석자도 반가웠어요.^^
온실에서 키울 수 없는 사회가 되었으니, 이 책을 많은 청소년과 부모들이 읽고 각성과 더불어 대비책과 해결책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대박을 기원하며...

hnine 2010-11-03 04:45   좋아요 0 | URL
초고 받아 읽고는 리뷰를 써두었거든요.
저도 반가운 이름들 보고 저도 모르게 입이 벌어지면서 기분이 좋았어요.

2010-11-02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0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세실 2010-11-03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긍심을 가질때 더 당당해질수 있겠죠.
리뷰를 미리 써놓으셨다니 님은 참......
멋져요~~

hnine 2010-11-03 14:23   좋아요 0 | URL
처음 다 읽고 났을 때 그 느낌이 제일 생생할 것 같아서 미리 써놓았어요.
세실님 성함도 보고 반가왔습니다. 우리가 다 한식구가 된 느낌이었어요 ^^

2010-11-03 16: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3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11-03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분 서재에서 이 책의 리뷰를 보고 <빨간모자 울음을 터뜨리다>라는 제목이 동화 빨간모자에서 왔을까 생각했어요. 가족중에 있는 사건들로 힘들었겠지만, 진정한 용기를 지닌 말비나, 말비나를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감사해요.

hnine 2010-11-03 21:16   좋아요 0 | URL
내용상 동화 빨간 모자와 연관이 있지요. 그렇게 연관시켰기 때문에 작품성이 더 돋보인 것 같아요.

2010-11-06 05: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6 10: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6 2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6 21: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풀이 눕는다 - 김사과 장편소설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래 전에 본 프랑스 영화' 베티 블루 37.2' 을 여러 번 떠올렸다. 야성, 순수, 사랑, 몰입, 여러 단어들이 떠올려지지만 그중 키워드는 역시 '사랑'이었다. 김 사과의 이 소설 역시 한마디로 말하자면 러.브.스.토.리. 하지만 좀 색다른 러브스토리이다. 주인공 '나'는 자신감도 무너지고 중심을 잃은 채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생활을 하고 있던 중 길에서 우연히 어떤 남자를 보게 되어 끌리듯 그를 따라가게 된다. 그 남자의 이름이 이 책의 제목에 나오는 '풀'. 주인공 '나'가 화자가 되어 풀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얘기를 part 1, 2, 3, 4에 담고 마지막 part 5는 에필로그 형식으로 덧붙여져 있다. 

김 사과. 그녀는 어떤 사람일까. 1984년 생이니 문단에서도 거의 최연소 그룹에 속하는 그녀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방황의 시간을 거쳐 5년 후 대학엘 들어갔다고 한다. 대학 재학 중 작가 김 영하의 눈에 띄어 소설 쓰기의 세계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고 그 출발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느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요즘은 자기가 어느 정형화된 틀 속에 들어가는 것 같아 회의가 든다고 하는 그녀는, 소설 속의 주인공 '나'와 얼만큼 비슷하고 얼만큼 다를까. 

책은 아주 쉽게 읽힌다. 그녀의 문장은 길지 않고, 대화도 많고, 그래서 그런지 어려운 말을 쓰려고 애쓰지 않았고, 복잡한 묘사도 없으며, 시간대를 오고 가는 복잡한 구성도 아니다. 그저 일년, 네 계절 동안의 일이니. 포장 없이, 있는 그대로 자기의 생각과 느낌에 의해 움직이며 하는 사랑이란 이럴 수 있겠구나 싶다. 풀에 대한 나의 지독하고 철저하고 본성에 충실한 사랑 속에서 그녀의 외로움, 소통에 대한 그리움이 보인다. 그녀만이 아니라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라고 해야할까? part 2 마지막 부분, 내가 왜 풀을 사랑하는지 풀에게 설명하는 모습은 오랜 만의 감동을 끌어올려준 부분. 그런데 이런 사랑이 오래 갈까? 영원한 사랑에 대해 회의적인 나는 그러면서 또 딴지를 건다. 미래를 계산하느라  현재를 희생시키지 않는 그들 앞에서,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마지막이 해피 엔딩이 아닌 것은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녀의 다른 작품 '미나'도 읽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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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1-02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안녕하셨나요? 오랜만에 인사해요~~ㅎㅎ
1984년생이면 몇 살인가 한참 계산하고 있어요.

hnine 2010-11-02 04:48   좋아요 0 | URL
같은하늘님, 이제 그동안 읽고 싶으셨던 책도 마음껏 읽으시고, 빛나는 리뷰도 많이 올려주세요. 저도 반갑습니다~ ^^
1984년생이라면 제가 고등학교 3학년때 태어났군요 ^^

같은하늘 2010-11-03 20:29   좋아요 0 | URL
헉~~ 생각보다 많으시네요.^^;;

hnine 2010-11-03 21:16   좋아요 0 | URL
실제보다 젊게 보셨구나~ ^^

비로그인 2010-11-02 0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언젠가 이 영화의 끝장면의 동영상을 페이퍼 끝자락에 놓은 기억이 떠오르네요.

이 영화를 생각하셨다니, 느낌이 팍 옵니다. ^^

hnine 2010-11-02 04:50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영화 거의 충격이었어요. 그리고 이 영화가 말하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한참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20대로 돌아간다면 저렇게 사랑할 수 있을까, 저렇게 감정을 포장안한채 그대로 행동으로 옮길 수 있을까, 생각해봤답니다.
재미있어서 이틀만에 후다닥~ 읽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고백 문학동네 청소년 3
김리리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름은 들어본 적이 있는데 내가 읽은 그녀의 첫 작품이다. 여섯 편의 중단편 소설 모음집.
<열입곱 순정> 제목에서 연상되는 어떤 스토리가 있다면 그것이 맞을 것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 내용이라 하겠다. 같은 학교 여학생을 혼자서 좋아하다가 다른 남자 아이가 그녀와 더 친하게 되고, 그래도 변치 않는 마음으로 그 여학생을 지켜 보고. <스타일>에서는 각자 남자 친구를 데리고 함께 만나기로 한 두 여고생이 우연히 똑같은 옷을 입고 그 자리에 나타나게 되면서 생기는 에피소드, <열다섯 봄날> 냄새 나는 간장 게장을 들고 내키지 않는 엄마 심부름을 가는 길에 하필이면 혼자 마음에 두고 있는 남학생을 버스 안에서 마주치게 되는데, 버스 속에서 자기에게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남자를 보고도 모른 척 하는 그 남학생의 전화 번호를 마침내 휴대폰에서 삭제해버린다. <문>에서는 환타지 기법을 부분적으로 이용하여 고등학교때 잘못을 저지른 친구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양심의 소리를 듣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남친만들기> 남자친구를 만들고 싶은 여고생의 심리를 읽을 수 있을까 했는데 늘 그렇듯이 내가 좋아하는 상대와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같지 않다는 것으로 갈등을 삼아서 좀 식상한 면이 있었다. <나를 위한 노래>에서는 삼각 관계 플러스 자아 찾기 과정의 이야기.
대화가 많이 나오고 지루한 묘사가 없어 페이지는 빨리 넘어가는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어서, 성장 소설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매력을 기대했다가 좀 실망하기도 했다. 작가의 중고등학교 시절도 아니고 바로 지금의 그 세대들이 쓰는 말, 관심사, 일상을 그리기 위해 인터뷰를 비롯한 조사 작업을 많이 했는지 감사의 글에 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 현장감 있게 읽히기는 했다. 이 작품들이 그저 재미있는 에피소드의 수준을 뛰어 넘으려면 작가가 무엇을 더 해야 했을까? 아마도 좀더 독창적인 소재를 찾았어야 하고, 소소한 일상 얘기들도 좋지만 좀 더 비중있는 사건이 들어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 사건의 진행을 통해 작가의 의도가 읽히고 독자들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그런 이야기. 그런데 이 책 속의 모든 이야기들은 마치 재미있는 시트콤을 여섯 편 보는 기분이어서 재미는 있으되 감동까지는 아닌 이야기들이었다. 현재 중고등학생들이 읽는다면 또 다르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바로 내 얘기라면서 무릎을 치며 읽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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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0-10-23 0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도 별 두개짜리도 있으시군요~
이 책을 읽진 않았지만,리뷰만으로도 님에게 공감합니다.

저도 문학동네 책을 읽으면서,
그 책을 다른데서 만들었어도 그만큼의 상업성 가치를 갖게 만들어 냈을까 싶을 때가 종종,아니 꽤 많거든요~^^

hnine 2010-10-23 08:22   좋아요 0 | URL
쓰고서 오타 확인도 안하고 그냥 올려버린 리뷰를 이렇게 읽어주시니 감사하고 또 부끄럽네요.
별 두개는 좀 심했나 싶기도 하지만...^^

순오기 2010-10-24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리리는 <나의 달타냥>과 <호기심>에 실린 단편을 참 좋게 봤던 작가인데...
소소한 일상 소재에서 감동을 담아내려면 작가가 더 많은 고민을 해야겠지요.^^

hnine 2010-10-24 18:48   좋아요 0 | URL
저는 이 책이 처음이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어요. 그런데 마음까지 전달될만한 뭔가가 없어서 아쉽더군요. <나의 달타냥>은 제목부터 흥미를 끄는데요?

순오기 2010-10-25 21:54   좋아요 0 | URL
나의 달타냥은 주제나 풀어가는 방식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도서관에서 찾아보셔도 좋을 책입니다.
님을 위해 짧은 리뷰를 올려둡니다.^^

hnine 2010-10-25 22:57   좋아요 0 | URL
잘 읽고 왔습니다.
전 읽고 나서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는데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시는지요.
위의 책보다 훨씬 더 진지한 내용인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이 작가의 다른 책도 더 읽어봐야겠어요. 그래도 한권 읽고 생길뻔한 편견을 갖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순오기 2010-10-25 23:46   좋아요 0 | URL
작년에 알라딘에 리뷰는 안 올렸지만, 독서마라톤 하면서 남겨둔 기록이 있었어요.제가 무슨 수로 다 기억하겠습니까? 보통 기록을 안 남기면 내용보다 분위기만 기억하는데, 이 책은 좀 무겁고 어두운 아픔이라서 비교적 많이 기억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