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어떻게 책을 쓸까? > 아이린 크리스틀로 지음
작가는 어떻게 책을 쓰는지 작가가 아닌 사람들은 궁금하다.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들, 재미있는 책을 읽고 이 책을 쓰는 작가는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썼을까 궁금한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제목을 보고 한번 쯤 들춰보고 싶으리라.
실제 작가부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처음에 어떻게 글감을 찾는지부터, 책으로 출판되어 나오기까지의 과정이 이해하기 쉽게 만화식으로 꾸며져 있다.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일반인들을 상대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책이라면 어려운 용어를 써가면서 형식을 따져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쉽고 재미있게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책이 있는데.
<달을 마셨어요> 김 옥 지음
이 저자에 대해서는 이전에 읽은 <보물상자> 하나로도 충분히 호감을 가질 만 하다. 이후에 읽어본 <청소녀 백과 사전>역시 작가의 섬세함과 따뜻함이 작가 특유의 익살과 어우러진 좋은 작품이었다.
이 책 <달을 마셨어요>는 사계절 출판사에서 다른 책들과 묶어 7-8세를 위한 '사계절 웃는 코끼리 세트'라는 이름으로 출판되고 있다. 위에 말한 <보물상자>도 그 중의 한 권.
자기 물 컵에 비친 달을 보고 어린 아이는 물을 마시며 달도 함께 마셨다고 생각한다. 어른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아이 다운 생각이다. '글자 따오기 놀이'라는 제목의 글은 글자카드를 누가 빨리 붙이나 내기를 한 후에 형이 부르는 글자를 따오기 놀이를 함으로써 동생이 한글을 배우는 과정을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실제로 해보아도 좋을 것 같다. 돌 틈 사이를 간신히 비집고 피어있는 꽃을 보고 돌들이 꽃을 죽이려고 한다고 걱정하는 아이의 이야기 '돌들이 꽃을 죽이려고 해요'도 너무나 사랑스런 이야기이다. 아이를 재우는 엄마의 재미있는 방법을 '상상놀이'라는 이야기에서 배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인공 아이들의 귀를 크게 그리는 서현 화가의 그림도 글의 내용과 잘 어울린다.
<그래도 괜찮아> 안 오일 청소년 시집
2007년에 신춘문예에 시로 등단한 안 오일 시인은 2009년에 동시로 푸른문학상을, 2010년에는 동화로 한국안데르센상을 수상했다. 같은 해에 청소년들이 읽을만한 시를 모아 펴낸 시집이다.
청소년 시집이라. 어떤 내용, 어떤 느낌의 시들이 담겨 있을까 읽기 전에 짐작해본다. 짐작되는 바가 있으면서 한편 지금까지 나와 있는 청소년들 대상의 시와 좀 다른 점이 있기를 동시에 바라는 마음으로 읽기 시작.
시집을 펼쳐 읽어보니 역시 기존의 청소년 시와 특별히 다른 점은 없는 것 같다. 빡빡한 공부, 시험, 기성 세대에 대한 불만, 고된 현실과 그것에서 벗어나고픈 꿈.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어찌 시인의 탓으로 돌릴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 조금 다른 시들이 나와주어도 되지 않을까? '상품화되기 위해 아침마다 공장으로 가는 우리는...'으로 시작하는 '공산품'이라는 제목의 시가 보여 주는 것은 이제 새로운 감동으로 읽히지 않는다. 현실에 찌든 기성 세대, 청소년들이 불만스러워 마지 않은 바로 그 기성 세대의 사고 방식과 다를 바가 없다. 청소년시라고 따로 이름을 붙일 바에는 어딘가 다른 면이 있기를 기대하면 안될까? 분명히 청소년들에게는 어른과 다른 면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걸 발견해내는 것을 시인의 몫이라고 하면 너무 무거운 짐이겠고, 시인들이 해주었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해두어야겠다. '씨앗'이라는 시의 마지막 연은 식상한 표현이긴 하지만 오히려 이 시집에서는 참신해보였던 것은 그런 식상함에서 좀 벗어나보였던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그대로 품어야 할
내 씨앗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내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