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이 꼭 거창해야하는 것은 아니지 

<마법의 실험아, 과학을 다 알려줘> 
정 홍철 지음, 초록아이

평이 좋은 것에 비해 개인적으로는 기대에 못 미친 책이다.
기획은 좋았다. 과학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종이를 뜯어 종이 접기 하듯 쉽게 금방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
과학은 '손'을 움직여야, 즉 직접 해보아야 비로소 '머리'로 잘 들어온다고 평소에 말하고 다니지 않았던가.

아쉬움을 느꼈던 것은 직접 해본 실험 속에 담긴 원리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깊은 내용을 길게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대신 열줄 미만에 아이들이 이해할 만한 용어로 요점을 잘 잡아내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가지 실험을 위해 짧은 동화로 도입을 하고, 간단히 종이로 만들어볼 수 있는 실험 등을 할 수 있는 연령대의 아이들이라면 그 수준에 맞춰 원리 설명이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별히 그런 신경을 쓴 것 같지 않은, 단순히 설명의 양만 줄여놓은 것은 수박 겉핥기 식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아마 이 책을 구입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실험을 해보며 재미있어 했을 것이고 그걸 보며 부모는 흐뭇했으리라. 하지만 그게 무엇에 관한 실험이었는지 제대로 이해하는데까지 책의 효과가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별점을 준다면 다섯개중 세개)

 

 

"왜?"라고 물을 수 있다는 것


<학교는 왜 가야하지?>
오스카 브르니피에 글, 델핀 뒤랑 그림, 최 윤정 옮김, 바람의 아이들  

내 맘대로 이 책을 어린이를 위한 철학책이라고 불러본다.
학교는 왜 가야하는지, 나는 지금까지 한번이라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있던가? 당연히 가야하는 것으로 알았고, 결국은 누구나와 같이 더 좋은 학교에 가야하는 것이 더 행복한 인생을 살기 위한 필수 관문쯤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에 실패하는 것은 곧 행복한 인생을 살기는 틀린 것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왜?'란 질문은 감히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었고 있어도 곤란했던 학창시절. 지금의 아이들은 좀 다를까?
이 책에서는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꼬마가 이런 의문을 갖는다. 나도 지금까지 해본 적이 없는 의문을.

이 책을 읽고 나도 내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학교에는 왜 가야하냐고. 공부하기 위해서 간단다. 그럼 공부는 꼭 학교에 가야만 할 수 있나 물어보았더니 그런건 아니란다. 그런데 왜 학교에 가야하냐고 계속 물었더니 여기서부터 대답이 흐지부지.
학교는 왜 가야하는지, 자기가 지금 막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한 의미를 알고 싶어하고 그 답을 찾아내기 위해 이 책의 아이가 하는 일을 따라가 보라. 궁극적으로 어떤 답을 얻어내는지 보라.
끌려가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흉내내는 삶을 살지 않기 위해, 겉만 보고 속은 놓치지 않기 위해, 어떤 일의 진정한 의미를 알면서 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이 질문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꼬치꼬치 캐묻는 것을 견제하는 우리나라의 교육 분위기에서 더욱 주목해볼 내용이다. 기대이상이었던 책. (별점을 준다면 다섯개중 여섯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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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8 09: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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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19 08:5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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