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구제역 때문에 난리도 아닌 듯하다. 연일 뉴스에서는 살처분되는 소들이 화면을 메우고 있다. 보기 민망하며 안타깝다. 더군다나, 숨이 붙어있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생매장 당하는 동물들의 고통을 매번 지켜봐야하는 매몰 인부들도 고통이 심하다 한다. 인간들의 고통이 살아 묻히는 소들에 비하겠냐마는. 이래저래 슬픈 일이다. 

매번 나도 궁금했던 사실이 왜 '살처분'해야 하는가였다. 물론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성 질병이라 그러는 것 같기는 하다만 그것밖에 해결책이 없을까라는 의문증은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관련 기사 몇개를 스크랩한다. 그리고 구제역을 검색해보니 백과사전에 이렇게 나온다. 

hoof-and-mouth disease, aftosa라고도 함. 동물에 생기는 전염력이 높은 바이러스성 질병.
소·양·염소·돼지 등 거의 모든 우제류(偶蹄類)에 생길 수 있다. 아메리카 들소, 사슴, 영양, 순록, 라마, 낙타, 기린, 코끼리 등과 같은 야생 초식동물도 이 병에 걸릴 수 있으나, 말은 감염되지 않는다.
혀·잇몸·입술과 그밖에 피부가 얇은 유방이나 유두, 갈라진 발굽 사이, 발굽 위 관상대(冠狀帶 coronary band) 주위 등에 통증이 심한 물집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면역학적으로 7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각 종류가 침입하는 동물도 다르고 병증(病症)도 차이가 난다. 호흡기와 소화기를 통해서 전염되는데 처음 침입한 곳에 일차적으로 물집을 형성한다. 24~48시간 안에 혈액 속으로 침투하여 열이 나게 하는데 이 단계는 24~36시간 정도 지속되며, 이때 바이러스는 침이나 젖·소변·대변 등으로 배출된다. 그뒤 입술로 입맛을 다시는 듯한 독특한 행동을 하며 혀·잇몸·입술 등에 물집이 생긴다. 물집은 약 24시간 뒤에 터져서 껍질이 벗겨지며 매우 쓰라리고, 1~2주 정도 지나 아물 때까지 단단한 먹이를 먹을 수 없다. 물집이 발에 생기면 다리를 절뚝거리게 된다.

구제역에 의한 피해는 엄청나다. 보통 경미한 동물유행병의 치사율은 5% 정도이나 악성 구제역은 치사율이 50%이다. 살아남은 동물도 먹지 못해서 몸무게가 줄고 젖을 생산해내는 동물의 경우는 젖의 양도 엄청나게 줄어든다. 유산이 잘 되고 유방염이 흔히 생기며 2차 감염도 잘 된다.

구제역은 유럽·아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 등 여러 지역에서 항상 있는 풍토병이다. 바이러스는 공기·음식물·음식찌꺼기 속에서는 물론, 동물의 가죽·털·양털 등에서도 꽤 오랫동안 살아남기 때문에 이 질병을 막기 위해서는 그만큼 더 주의해야 한다. 이 병이 돌면 그 지역을 검역한 후에 감염되었거나 의심스러운 동물은 모두 도살한 다음 태워 버려야 한다. 그밖에 오염된 물건은 깨끗이 소독하고, 감염되었던 농장이나 지역은 몇 달 동안 그대로 격리·방치한다.

효과적인 백신의 개발로 구제역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으나 아직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34년 마지막으로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66년 만인 2000년 봄에 경기도 파주와 충청남도 홍성 등지에서 발생해 돼지고기의 수출이 중단되는 등 축산농가에 큰 피해를 안겨주었다. 또한 우리나라와 함께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분류되었던 일본에서도 같은 시기에 구제역이 발생했다. 아메리카 지역의 경우 엄격하게 검역하고 감염된 동물을 신속히 태워 버린 덕분에 1929년 미국에서 크게 유행한 뒤로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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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확산을 바라보며    우희종 /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구제역(口蹄疫)으로 나라가 시끄럽다. 연일 확산되는 추세와 더불어 매장되어 목숨을 잃어가는 많은 동물들의 참혹한 광경이 이제 일상적인 것인 듯 여겨질 정도다. 질병확산 방지라는 명목으로 방역당국에 의해 희생되는 동물의 수도 하루에 몇만 단위로 늘어나고 있다. 이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당연히 여러 의문을 지니게 된다. 정리해보면 크게 둘이다. 과거에는 못 보던 이런 험한 모습이 어째서 자주 등장하는 것일까? 과연 이런 식의 대량학살만이 유일한 선택인가?
 
사실 구제역 발생이 동물의 대량학살로 이어지는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구제역의 치사율이 성체(成體)에서 낮아도 어린 동물에게서는 높게 나타나고 전염력 또한 매우 강하다는 것 말고도, 질병에서 회복된 동물은 성장이나 사료 효율 등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질병 확산을 막는 안전지대 확보를 위해 일정 거리 내에 있는 대상 동물들을 살처분(殺處分)하는 것이다.

구제역 바이러스의 특징과 살처분의 실효성

그런데 구제역 바이러스는 특정 기후환경에서 공기를 타고 가깝게는 10km, 멀게는 60km까지 전파된다고 알려져 있다. 살처분 조치는 초기 발생상황에서 유효할지 몰라도 이미 도처로 확산된 마당에는 별로 유효한 방법이 되지 못한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자연계 외부상태에서 그다지 생존력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최근 급증하는 야생돼지를 감염시킬 수 있다. 야생동물에 의한 구제역 확산 가능성이 상존하는 셈이다. 따라서 가축의 대량 살처분 및 매몰만이 아니라 질병의 발생규모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이 준비되어 현장에 적용되어야 했다.

그럼에도 국내에서는 단순하고 획일적인 살처분 방식만이 쓰이고 있어 안타깝다. 백신 접종을 포함해 질병 발생 규모에 따른 다양한 방역 및 방제 대책이 준비되지 못한 정부 탓에 심지어 동물을 산 채로 매몰하는 잔인한 광경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수많은 동물을 일시에 매몰하는 방식은 여러모로 걱정스럽다. 동물 생명권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는 차후로 한다 해도 우선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치료 불가능한 인수공통(人獸共通)전염병인 광우병에 대처하기 위해 약 200만마리 정도의 소를 도축해야 했던 영국에서 대다수의 사체를 소각 처분했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내의 좁은 국토와 밀집된 생활환경을 고려한다면 동물 매몰이라는 방식은 방역 차원에서 질병 발생의 규모와 확대 정도에 따라 검토됐어야 한다.

전염병의 사회문화적 요인
 
잘 알려진 바대로 질병의 발생과 유행은 단순히 생물학적 이유뿐 아니라 사람이나 동물의 생활 및 사양(飼養) 방식과 더불어 당시의 사회문화적인 요소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동일한 질병도 국가나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른 형태로 유행한다. 지구에 인류가 등장한 이래 특히 산업사회 이후 인구 증가와 식생활 변화는 매우 급속도로 이루어졌다. 특히 개발국가의 동물성 단백질 소비 증가를 뒷받침하기 위해 가축사육이 산업화되고, 이를 단시간에 정착시키기 위해 인위적 사육환경이 도입되었다. 이는 긴 시간에 걸쳐 안정된 상태를 유지해온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니 질병의 발생과 유행 형태가 과거와 달라진 것은 결코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세계화와 그에 따른 나라 간 교통망의 발달로 유동인구의 수와 이동범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확대되고 있고, 음식이나 사료 외에도 동물성 재료가 포함된 다양한 제품의 국제교역량이 그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 만큼 세계는 좁아졌다. 구제역을 비롯해 조류독감 등 여러 질병들이 요즘처럼 전사회적 관심을 끌 정도로 일상화된 데는 인간 위주의 시각에 더해 오직 생산성과 효율을 추구하는 산업구조 및 경제논리가 바닥에 깔려 있다.

이번 구제역 사태를 계기로 정부의 근시안적인 단순 방역대책도 지적해야겠지만, 생물권(biosphere)을 기반으로 하는 생태계에 무신경한 인간 위주의 시각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동물에게 좋은 환경이 인간에게도 좋은 환경'이라는 인식 전환이 있어야 한다. 언제 질병 창궐을 부를지 모르는 비윤리적 밀집형 공장식 사육에 대한 재검토, 생태지향적 산업구조로의 재편, 그리고 전염병에 대한 단계별 대응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위생에 대한 과도한 집착의 결과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참혹한 동물 대량학살의 모습이 매일 안방에까지 전해지는 현실은 그동안 자연과 단절된 인간의 생활방식을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시선이 얼마나 왜곡된 것이었는지 말해준다. 그리고 이런 잘못된 시각이 인간의 먹을거리의 과도한 위생상태로 이어지고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제성 추구와 지나친 위생개념이 산업에 영향을 미치면서 이 현상이 더욱 인간 중심으로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작은 외부요소의 개입으로도 막대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취약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물의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이라는 개념도 마냥 환영할 것만은 아니다. 먹을거리를 안전하게 지키자는 취지에는 동감이지만 그런 체제가 확립될수록 우리는 자연과 동떨어져 고립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그러면서도 과거와 달리 작은 외부작용에 의해 급속히 무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구제역 발생과 방역에 대한 언론의 보도행태도 아쉽다. 잘못된 대처나 문제점에 대한 생생한 보도는 필요하지만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생명존중과 생태적 삶의 모습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이익을 위해 건강한 생명체를 대량 매몰하는 현장이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인수공통전염병처럼 모든 개인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이런 현장을 반복 전달함으로써 생명에 대한 무감각을 확산시켜야 할까. 당장 그 효과가 드러나지 않을지는 몰라도 이런 것을 태연히 보고 듣게 되는 어린 미래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마음이 무거워진다.

2011.1.5 ⓒ 창비주간논평

 

2011.1.5  [한겨레 프리즘] 구제역 ‘팬데믹’에서 배운다

1918년 가을, 스페인독감은 일시에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차대전 4년 동안 숨진 900만명보다 한달 남짓 동안의 독감 사망자가 5배 이상 많았다.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전지구적 대유행)의 대명사로 불리는 20세기 최대의 바이러스 참사였다. 스페인독감은 그해 8월 말 미국 보스턴의 한 해군 병사에게서 시작해 군용열차를 타고 미국 전역을 덮쳤고, 1차대전에 참전한 군함에 실려 유럽 전체로 전파됐다. 위생이 취약한 아시아 국가들의 희생이 가장 커, 인도에서만 1700만명이 죽었다. 시베리아 철도와 만주 하얼빈역을 거쳐 9월 말 식민지 조선 땅에도 바이러스가 유입됐다. 당시 <매일신보>는 1600만 인구 중 740만명이 독감에 걸렸고, 14만명이 숨진 것으로 보도했다. 그리스어인 팬데믹은 ‘모두’를 뜻하는 ‘pan’과 ‘사람’을 뜻하는 ‘demic’의 합성어. ‘모든 사람이 감염된’ 가장 최근의 팬데믹은 지난해의 신종플루였다.

‘가축 팬데믹’이 한반도를 뒤흔들고 있다. 남한의 동쪽과 북쪽은 발굽 두개 달린 동물만 걸리는 구제역으로 오염됐고, 닭·오리 농장이 밀집해 있는 남서지역은 조류인플루엔자(AI)의 공격을 받았다. 구제역으로 생매장당한 소·돼지가 지금까지 모두 77만8850마리. 3일 하루에만 10만마리가 땅에 묻히는 참상이 벌어졌다. 가축 보상비와 방역비를 합친 직접적인 구제역 관련 지출이 8000억원에 육박했고, 1조원을 넘어서는 것은 이제 시간문제이다. 간접손실까지 고려한 가축 바이러스의 사회적 비용은 돈으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다.

왜 이 지경까지 왔을까? 구제역은 후진국병이라는데, G20에 속한 대한민국이 왜 이런 참사를 겪어야 하나? 나머지 G19의 선진국들은 다 멀쩡한데, 자연이 내린 재앙이라고 치부할 수도 없다. 결국 좁은 우리, 너무 많은 가축, 밀식사육, 항생제, 분뇨와 범벅된 축사 등등이 문제를 풀어가는 열쇳말이다. 한마리라도 더 많이 기르고, 병에 약한 환경을 방치하고, 방역에 무신경하고, 분뇨를 바다에 투기하는 대한민국 축산이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는 것이다.

발상의 대전환 말고는 길이 없어 보인다. 가축 사육 총량을 줄이는 것이 시작이다. 집집마다 소를 기르고, 농가와 돼지 축사가 마을마다 공존해서는 팬데믹의 위험을 분산할 수가 없다. 환경에 주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소와 돼지·닭 사육을 줄여야 한다. 우리처럼 땅이 좁은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일찌감치 가축의 머릿수를 제한하는 총량제를 시행하고 있다.

동물복지가 안전한 축산물의 필수요건인 세상이 됐다. 유럽연합은 2006년부터 돼지의 사육과 운송·도축·매몰처분의 최저 복지기준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산란계(달걀 낳는 닭)의 닭장 사육을 금지하고, 2013년부터는 모돈(새끼 낳는 돼지)을 좁은 쇠울타리에 가두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창녕 우포의 한 농가가 돼지 분뇨를 곧바로 축사에서 빼내는 시설을 구축해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건강해진 어미돼지의 출산율이 한해 15마리에서 23마리로 늘어나면서, 수익성까지 크게 높아진 것이다.

20세기 초의 스페인독감이 열차와 군함을 이용한 바이러스였다면, 사람과 상품 교역이 무한정 자유로운 21세기의 전염병은 ‘비행기 바이러스’다. 그만큼 막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당연히 가축 바이러스를 국가위험관리의 주요 대상으로 다루어야 할 것이다.

우리 농부에 대한 신뢰의 힘은 이미 한우 사랑에서 확인됐다. 우리 땅에서 건강하게 생산한 고기라면 소비자들은 얼마든지 제값을 치를 것이다. 지속가능하지 않은 축산, 판을 확 바꾸자.  

ps : 동물생존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도 동물이 아닌 인간의 '수익성'차원에서 애기해야만 설득이 되고 말이 되는게 현실인가 보다. 하긴 아직 우리나라 수준에서 동물생존권, 생명권을 구제역이 유행하는 지금 애기했다가는 '돌' 맞기 쉽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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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가고 또다른 한 해가 시작되었다. 언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12월31일과 1월1일이 그렇게 의미있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그저그런... 

여하튼 새해 첫 관심서적을 정리해본다. 

   

첫번째 책은 육아 관련 서적이다. 나도 아이 아빠인지라, 예전과는 다른 나 자신을 본다. 육아관련 서적에 왠지모르게 눈이 간다. UC버클리 대학교 심리학 교수인 앨리슨 고프닉의 <우리 아이의 머릿속>이다. 부제가 '세계적인 심리학자 엄마가 밝혀낸 아이 마음의 비밀'이다. 길기도 하다. 고프닉 교수는 아이들이 어떻게 타인과 공감하는지 규명했고, 아이들이 관찰, 실험 등 과학자들과 같은 방식으로 학습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E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아기 성장 보고서>에서 상세하게 다루어지기도 했다. <사이언스><뉴요커><워싱턴포스트> 등에서 열광적인 격찬을 받고 세계 20여 언어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 <요람 속의 과학>와 <아기들은 어떻게 배울까>를 공저로 펴낸 바 있다. 리뷰 기사를 같이 스크랩한다. 

 

한국일보 2010.12.31  아기의 작은 머릿속에는 대체 무슨 생각이 든걸까?

어린아이는 세상을 어떻게 느끼고 경험할까. 누구나 유년기를 거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그 때의 경험을 기억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부모가 되어서도 아이들의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다. 미국 UC버클리대학 심리학 교수인 앨리슨 고프닉이 쓴 <우리 아이의 머릿속>은 신생아와 어린아이에 대한 뇌과학, 심리학 등의 최근 연구성과를 토대로 아이들의 정신세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를 것이라는 성인들의 생각과는 반대로 갓난아이조차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주변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거나 행동하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안다. 저자는 아이들이 어떻게 상상하고 학습하는지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한다. 14개월 된 아이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상대방도 좋아하리라고 가정하지만, 18개월이 되면 다른 사람의 취향이 자신과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두 살 이상이 되면 허가, 금지, 의무, 규칙 따위의 개념을 이해한다. 세 살짜리 아이에게 과거의 사건을 물어보면 엄마에게 들은 이야기를 그대로 하지만, 다섯 살짜리는 좀 더 독창적으로 대답을 한다.

이 책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이의 의식을 다룬 부분이다. 아이들은 어떤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때 성인과 똑같이 대상을 의식하고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주의력에서는 성인과 차이가 난다. 성인들은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 이외의 것을 무시하고 억제할 수 있지만, 아기나 어린아이들은 주의를 방해하는 대상을 잘 억제하지 못해 원래 집중하던 대상에서 금세 눈을 돌린다. 주의가 산만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자는 아이들이 어떤 하나의 대상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세상을 한꺼번에 인식하는 '전체적인 주의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뒷받침하는 최신 뇌과학 연구 결과도 제시한다. 성인이 어떤 대상에 집중할 때 그 정보를 처리하는 뇌 부위로는 신경 기능에 영향을 미쳐 정보를 더 잘 처리하게 하는 콜린성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되는 반면, 뇌의 다른 부위에서는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이 방출된다. 그런데 아기의 뇌에는 콜린성 신경전달물질은 많지만, 억제성 신경전달물질은 거의 없다. 따라서 아이들의 마음은 새로운 가능성에 완전히 개방된 상태이며, 이는 아이들이 가급적 빨리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밖에 어린 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되어서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아이들에게 어떤 도덕적 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설명을 하지만 어린아이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볼 수 없는 한 그 세계를 알기에는 현대과학도 역부족이라는 점을 책 군데군데서 확인할 수 있다.

ps : <우리 아이의 머릿속> 표지 아이가 왠지 모르게 아들을 닮은 듯 하다. ㅋㅋ 저만할때 모든 아이들은 다 귀엽고 이쁜것 같다. 

   

두번째 책은 토머스 조이너의 <자살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다. 내가 '자살'이란 주제(?)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도 그렇지만 이 책의 목적이 일반인들의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 잡는데 있다는 것도 관심의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중 자살률이 최고이며 그래서 '자살공화국'이라 불리운다는 건 다들 아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에 대한 이렇다한 연구와 사회 공론화가 되지 않고 있다. 무조건 인내심이 약하다거나, 나약한 인간들이 자살을 한다고 치부해버리며 여전히 자살을 '터부'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현실을 이런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이런 책들은 많이 읽히고 많이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작년 초에 나온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형민 부연구위원의 <자살,차악의 선택>도 재미있다. 난 이 책을 구입하자마자 우선 맨 뒷부분부터 읽었다. "부록 2 심층 분석 유서 전문"이다. 이 책의 특징이 바로 자살자들의 유서를 바탕으로 자살유형을 구분한데 있는데, 난 그 유서들을 먼저 읽은 것이다. 그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70대 할아버지의 유서였다. 유서에 자신의 자살을 손자에게 00월00일 이후에 알리라는 말이 있는데, 그 이유가 손자의 시험이 그때 끝나기 때문이었다. 자살은 단순히 현실도피거나 나약한 인간들의 문제해결 수단이 아니다.  

그 다음 책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다. 이 책은 내가 좋아라 하는 펭귄클래식 100권 출간 기념 특별양장본으로 나온 책이다. 책소개 글을 옮겨 놓는다. 

펭귄클래식 100권 출간 기념 특별양장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원제가 '시작(詩作)에 관하여'인 <시학>은 자신이 세운 뤼케이온 학원에서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강의를 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레스가 초록 형태로 작성했던 저술이다. 고대그리스 고전기의 비극작품을 대상으로 그 안에서 작동하는 '창작 원리'를 분석하고 이를 자신의 철학적 사유로 담아냈다.

강의를 위한 초고 형태의 텍스트이자 다른 저작들에 비해 특히 용어나 통사구조, 구성에 이르기까지 암시적이고 상충적인 부분이 많아, 그 해석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숱한 논쟁을 불러왔다.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는 희극 부분에 대한 논란, '미메시스'와 '카타르시스' 개념 등을 둘러싼 논쟁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서구 문학 이론의 고전으로 자리 잡아온 작품.

펭귄클래식의 <시학>은 세계적인 고전문법의 두 석학 로즐린 뒤퐁록과 장 랄로가 통사론적, 문헌학적, 텍스트 내적 구조 연구에 기반하여 <시학>을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통해 저자 원래의 뜻을 현대 프랑스어로 되살린, <시학> 연구의 집대성을 번역 원서로 삼는다.

    

세번째 책은 전공 관련 서적이다. 구동회 외 3인의 <세계의 분쟁>이다. 이와 관련된 책으로는 구동회, 이정록 교수의 <세계의 분쟁지역>이 예전에 출간되었다. 난 <세계의 분쟁>이 이 책의 개정판 성격으로 나온 책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분량도 예전 것에 비해 훨씬 줄어들었으며, 부제가 '지도로 보는 지구촌의 분쟁과 갈등'인 것으로 보아 지도를 중심으로 내용을 다시 정리한 듯 하다. 세계의 분쟁과 관련된 책들은 꽤 많이 나오는 듯 하다.

   

네번째 책(들)은 강준만 교수의 미국사 산책이다. 작년 3월 <미국사 산책 1>이 나온 이후로 <미국사 산책 17>으로 완간되었다. 전공은 신문방송학인 강준만 교수는 다방면의 다작으로 유명하다. 나도 작년에 <한국 현대사 산책> 18권 세트를 싼 가격에 구입했다. 물론 다 읽지는 못했지만. 저자의 열정과 글쓰기 재주와 자료 수집력에 놀라울 따름이다. 리뷰 기사를 스크랩해 놓는다.  

한겨레신문 2011.1.1  종횡무진 경계초월…‘강준만식 미국사’  

‘미국사 산책’ 시리즈 17권 완간
방대한 자료 바탕 ‘통섭적’ 탐구
온전한 한국현대사 이해에 도움 

3월 중순에 나온 제1권 ‘신대륙 이주와 독립전쟁’으로 시작한 강준만 교수의 <미국사 산책>이 약 10개월 만인 12월 말에 제17권 ‘오바마의 미국’을 끝으로 마침내 완간됐다. 18권짜리 <한국 현대사 산책>과 10권짜리 <한국 근대사 산책>에 이은 이 17권짜리 미국사 ‘산책’ 또한 강 교수다운, 그리고 어쩌면 강 교수만이 해낼 수 있는 대중적 역사 쓰기의 새 경지를 보여준다. 그의 역사책은 우선 읽기 편하고 재미있다. 강준만의 ‘산책’에서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대개의 나라 안팎 역사 서술들이 일반인들에겐 지겹고 따분한 ‘그들(전문연구자들)만의 놀이’처럼 돼 있는 현실에선 더욱 그러하다.

강 교수는 이번 산책을 시작할 때 머리말 ‘왜 통섭 미국사가 필요한가?’에서 몇가지 중요하고도 인상적인 서술원칙을 밝혔다. 우선 세분화된 자신들의 영역만을 파고드는 전문연구자들의 ‘좁고 깊게 파기’를 지양하겠다고 했다. 그런 ‘학술적 글쓰기’가 연구실적 올리기에 좋고 또 학계 인정도 받는 길이지만 그렇게 해서는 통합적인 역사인식이라는 역사연구와 서술의 애초 목적 자체를 훼손하게 된다. 그것은 또한 역사란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낳는 데 기여해왔다. 강 교수는 친미냐 반미냐, (한국사의 경우) 자학이냐 자위냐식 이분법적 역사이해의 편식이나 폐단도 그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본다.

“왜 모든 분야와 주제들을 ‘비빔밥’처럼 요리해 통합적으로 자세히 보여주는 시도가 이렇듯 외면받아야 한단 말인가? 정치, 경제, 군사, 외교, 사회, 문화, 언론, 영화, 방송, 학술, 과학, 기술, 문학, 언어 등 모든 분야가 상호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게 아닌가? …어느 한 분야에만 집착할 경우 포괄적이고 공정한 시각을 놓치게 되고 그로 인해 긍정과 부정의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치게 되는 건 아닌가?” 이게 강 교수의 문제의식이고 ‘산책’ 기술 기본원칙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강 교수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역사기술 원칙은 파편적으로 파고만 들 게 아니라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상을 그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지금 한국 사회의 이해가 어딘가 크게 잘못돼 있고, 그걸 바로잡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닿아 있다.

문제는 그게 한 사람의 힘으로 가능하냐는 것일 터. 그 능력이 바로 강준만 역사쓰기의 비결이요 요체다. 미국 조지아대, 위스콘신대에서 미국언론사·대중문화사·커뮤니케이션사를 공부한 강 교수는 굉장한 수집가다. 국내외 전문서적, 신문, 방송 보도, 잡지, 논문 등 그가 인용하는 방대한 자료들을 보면 사료를 찾는 그의 안테나와 채집망이 얼마나 강력하고 광범한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이런 기성 연구나 보도자료들을 적절히 채집하고 활용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닥치는 대로 긁어모아 적당히 나열하는 차원을 넘어서려면 수집력 못지않게 그것을 선별해내고 재조립·재해석하는 선구안과 창의력이 필요하다. 그건 또 엄청난 독서력과 판단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시공을 넘나드는 서술방식이다. 예컨대 제1권의 경우, 아메리카 대륙에 인간이 살기 시작한 기원전 역사부터 시작에서 곧바로 15세기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으로 갔다가 다시 ‘콜럼버스는 과연 영웅인가, 약탈자인가’에 관한 21세기의 논쟁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인쇄술의 발명과 종교개혁 등 콜럼버스와 그의 후예들을 아메리카로 밀어낸 유럽 사정을 파고들었다가 포카혼타스 신화 등 아메리카 원주민 사정, 그리고 노예무역과 인디언 사냥, 독립전쟁, 유럽의 죄수유배지가 된 호주 원주민의 비극 등으로 확장해간다. 오바마 정권의 등장과 향후 전망을 축으로 최근의 위키리크스 파장과 ‘구글-위키피디아-아이폰’ 정치학까지 다루는 마지막 제17권은 ‘왜 미국은 제2의 한국인가?’라는 짧지 않은 맺음말을 따로 붙였다.

애초 강 교수는 이 책을 ‘미국사를 중심으로 한 세계사’로 꾸밀 작정이었고, 한국인을 위한 미국사 산책이니만큼 특히 한-미 관계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한국 현대사의 주요장면들과 겹치는 이 책의 미국사 부분은 좀더 온전한 한국현대사 이해에도 유용하다. 강 교수는 한국과 미국이 닮은 점으로 압축성장, 평등주의, 물질주의, 각개약진, 승자독식 등을 꼽고, 한국의 반미주의와 사대주의의 정체에 대해서도 파고든다. 그는 여기서도 친미냐 반미냐, 사대주의냐 아니냐 식의 이분법적 시각을 거부한다. 하지만 그런 것을 섣불리 이론화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내세우진 않는다. 그가 말하는 ‘통섭’은 친미-반미뿐만 아니라 좌-우, 진보-보수 등 어느 한 극단으로 치우치지 않겠다는 게 대원칙이다. 편식하지 않도록 다양한 재료로 적절히 요리해서 내놓을 테니 최종판단은 독자가 하라는 것이다. 물론 사관이 없을 수 없다. 그 방대한 자료들을 가려내고 재배열할 때의 선구안 그 자체에 이미 강준만의 역사관·세계관이 작용하고 있다. 그게 이 책에 의미를 채워주는 또 하나의 기둥이다. 

     

다섯번째 책(들)은 전공관련 서적들이다. 이번에 백두산 관련 글을 쓸 좋은 기회가 생겨 관련 책들을 찾아보았는데, 의외로 백두산 관련 책들이 많지가 않더라. 대원사에서 나온 빛깔있는책들 시리즈 중 하나인 <백두산>이 가장 개관적인 책이었다. 그러나 책의 저자가 중국의 연변대학 지리학과 교수인 심혜숙씨인데, 책을 읽어보니 용어나 내용적인 면에서 남한과는 사뭇 다른 부분이 있어 읽는데 어색함은 어쩔수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두꺼운 책으로는 한국한 중앙연구원에서 나온 <백두산 : 현재와 미래를 말한다>이다. 이 책은 크게 1부 백두산의 역사, 2부 백두산의 자연환경, 3부 백두산의 생태, 4부 백두산의 인문학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의 저자들이 지리전공자가 아닌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이만한 책도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백두산 등척기>이다. 처음 알게된 책이다. 출판사 소개 글을 보니 "우리 민족의 성스러운 장소라는 점에서 백두산에 오른다는 것은 일제에 맞서 민족혼을 고취한다는 의도가 담긴 행위로 해석되었기 때문에 당시 많은 지식인 계층에서 백두산을 찾았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민세 안재홍 선생은 변영로, 김상용 및 식물학자, 곤충학자 등과 함께 16일 동안 여행했는데, 1930년 7월 23일 경성에서 출발하여 백두산을 등정하고 8월 7일 북청으로 내려온 뒤 바로 《조선일보》에 연재"했고 그 글들은 1931년에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백두산의 아름답고 장엄한 풍경에 대한 섬세한 묘사뿐 아니라 저자의 역사에 대한 해박한 식견과 통찰을 바탕으로 백두산 정계비에 얽힌 국경문제, 간도를 둘러싼 분쟁의 역사적 이력, 변경 곳곳에 서린 각종 전설과 풍문, 동식물의 생태 등을 간결하면서도 힘 있는 문체 안에 균형감 있게 담아내 기행문으로서의 감동뿐 아니라 사료적인 가치도 큰 작품이다. 특히 백두산 정계비는 이듬해(1931년) 만주사변으로 소실됨으로써 저자가 남긴 당시의 위치 실측과 비석의 모습 등이 마지막 현장 고증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글이 쓰여진 것이 1930년이다 보니 현재 읽기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 문제를 최대한 해결하기 위해 정민 교수가 현대어로 읽기 쉽게 풀어 썼다고 한다. 문장이 유려하고 아름답다고 하니 꼭 읽어봐야 겠다.

마지막은 백두산 관련 책을 찾아보다 알게된 <제주지리론>이다. 책소개 글을 보면 "지난 20여 년 동안 제주대학교 지리교육과에서 교육과 연구를 해온 연구자들의 논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으로서 제주의 섬과 지형, 기후, 촌락, 문화, 역사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제주를 설명하면서 특정 분야만이 아닌 자연과 인문, 사회현상을 포괄적으로 다루"었다고 한다. 저자들은 모두 제주대학 교수이거나 제주도에 터를 잡고 있는 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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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책 검색을 하다 출간된 것을 알게되었다. 마이애미 대학의 지리학과 교수인 Rubenstein, James M.의 <CONTEMPORARY HUMAN GEOGRAHY> 번역서인 <현대 인문지리 : 세계를 펼쳐놓다>이다.    

 

우선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어찌보면 너무 촌스러운(?) 책의 표지이다. 책의 특징을 알게되니 좀 이해는 되나, 개인적으로 촌스러운건 촌스럽다. 원서를 찾아보니 같은 표지이다. 얼마 전에 강남 교보문고에 갔다 책을 들추어보니 어떤 작가의 작품인듯 하다. 꼼꼼히 보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전공 지리 서적과는 차별화된 책인 듯 하다.  리뷰 기사가 없어 책소개 글과 목차를 옮겨 놓는다. 

ps : 목차는 구태의연하지만 형식을 띠고 있지만, 내용 체계는 그렇지 않다. 그리고 시그마 프레스에서 나온 지리책이 다 그렇지만 책이 좀 허술해보이며, 결정적으로 가격이 너무 비싼듯 하다.

시각적 요소를 활용한 새로운 편집 방식으로 인문지리 내용을 집필한 교재.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방식인 그래픽으로 활자 내용을 설명하거나 활자 내용으로 그래픽을 설명하는 형식이 아니라, 활자 내용과 그래픽을 일정한 틀에 구애 받지 않고 과감하게 배치하는 편집 양식이 활용된 점이다.

현대 인문지리 내용을 총 14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 장에는 주제와 관련한 핵심 이슈를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와 지도를 첨부해 놓았다. 또한 각 장의 결론 부분에는 요약, 인터넷 찾아보기, 의견 공유하기, 핵심 용어, 문헌 자료 등 여러 내용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목차

제1장 지리적으로 생각하기
제2장 인구
제3장 이주
제4장 민속 문화와 대중 문화
제5장 언어
제6장 종교
제7장 민족
제8장 정치지리학
제9장 개발
제10장 농업
제11장 산업
제12장 거주 공간과 서비스 활동
제13장 도시 패턴
제14장 자원 문제

용어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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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7 09:30

방학이다. 즐거운. 악몽같은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12월의 마지막 주의 시작이다. 학교 교과교실 관련 워크샵이 있어 학교에 왔다. 워크샵 장소인 영종도로 갈 버스에 탔다. 비에니아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2악장을 듣고 있다. 앨버트 O.허시먼의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를 읽으며... 그런데 창밖을 보니 소금 가루처럼 조그만 눈이 흩날리고 있다. 올 12월에는 이상시리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다. 아니면 내 맘이 눈을 더 많이 오래 기억하는지도 모르겠다. 나이를 거꾸로 먹어가나 보다. 솟아오르는 햇살과 흩날리는 눈발, 귀 속에 울리는 비에니아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2악장의 선율이 절묘하게 어울린다.  

www.youtube.com/watch (비에니아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2악장)

1박2일간 재미있을지 어떨지 모르지만, 여하튼 난 재미나게 보내련다.


2010.12.27 09:35

사실은 어제 쓰려 했으나, 기회를 놓쳐 지금 쓴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나나 와이프나 '악몽'이었다. 아니 정확하게 애기하면 크리스마스가 끝날 무렵부터 26일 새벽이...

내년 2월 결혼하는 친구가 있다. 크리스마스에 양가 가족들이 모여 약혼식 비슷한걸 했다고 나에게 친구가 메신저로 애기하며 자기 싸이에 사진을 올렸다며 보란다. 와이프와 사진을 보며 이 여자가 친구와 결혼할 여자라 애기하며 사진들을 구경했다. 근데, 미묘한 감정의 움직임을 느꼈다. 기분 나쁜!!(이 미묘한 감정에 대해서는 따로 메로를 했다)

사진을 구경한 후 늦은 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냉동실에 있는 피자를 전자렌지로 익혀 맥주와 먹었다. 근데 이게 문제였다. 나도 참 못났지(그때 좀 많이 배가 고팠다). 와이프가 좀 먹겠다는 걸 '땡깡'을 부려 못 먹게 하고 나 혼자 2조각을 다 먹었다. 캔맥주 2개와 함께. 그러고 잠이 들었다. 근데 새벽 4시 정도에 너무 배가 아파 잠에서 깼다. 배 속 내장이 베베 꼬이는 듯 통증이 왔다. 누군가 내 뱃속에 들어가 창자를 쥐어짜는 듯한 고통에 잠에 들 수 없었다. 집에 있는 약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나서 1시간 정도 지난 후에야 잠에 들 수 있었다.

그런데 나만 이런 상황에 처한게 아니었다. 와이프는 목에 담이 걸렸나 움직이지도 일어나지도 못하는 것이다. 못난 난 '피자 사건'도 모자라 와이프에게 짜증을 부렸다. 살짝... 내가 아픈거야 욕심부린 내 탓이지만, 아내가 아픈것은 사실 자기 욕심 채우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가족을 위해 과로하고, 규진이 보느라 잠도 못자고 피곤해서 그런 것인데... 나도 참... 못 났다.

하여튼 둘 다 간신히 잠에 든 후 깨었다. 와이프는 계속 아프다며 병원에 가야겠다고 했다. 좀 겁을 먹었는지 척추전문 병원에 가야한다며 '114'로 병원 전화번호를 알아 본 후 전화를 했는데, 일요일이라 진료를 안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동네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다. X-ray를 찍고 진료를 간단히 받으니 뼈에는 이상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거 같으니 월요일에 다시 와서 진료를 받고 물리치료를 받으란다. 그래도 아프고 의심스러우면 CT를 찍고 정밀검사를 해보라고 한다. 진료 후 병원에서 나온 후 침을 맞으려 근처에 있는 일요일에도 진료를 하는 한의원에 갔다. 그런데 진료하는 날이 변경됐는지 일요일에 진료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데, 그래도 찜찜해서 일요일에 진료하는 한의원을 찾아보기로 했다. 그런데 도무지 알 방도가 없는 것이다.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해볼까 생각도 했는데, 그것도 별 효용이 없을거 같고. 그런데 불연듯,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112 다산 콜센터'가 생각났다. 어디선가 어떤 사람이 화장실이 급해 '다산 콜센터'로 전화를 해 문의하니 근처에 있는 화장실을 알려줬다는 체험담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화를 했다. 안내원은 너무나 친절했다. 그리고 상세히 안내해주는 것이다. 일요일 오전에 진료하는 집 근처에 있는 한의원을. 정말 신기하면서도 편리함을 느꼈다. 예전에 '112 다산 콜센터'가 처음 나왔을 때는 '뭐 이런걸 만들었을까?'하는 불필요성과 의구심이 들었는데, 막상 내가 생각지도 못하는 도움을 받으니 예전 그럼 마음이 창피해지기까지 했다.  

 

지금 내가 집어들고 읽고 있는 책이 앨버트 허시먼의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인데 여기에 보면 보수주의자들이 진보주의자들을 공격하는 '레토릭' 세 가지를 애기하는데 역효과 명제, 무용 명제, 위험 명제가 그것이다. 그런데 이 수사적 공격은 보수주의자들만의 논리적 공격이 아니다. 자칭 진보주의자라하는 이들도 습관적으로 진정성 없는, 고민이 덜 된 상태에서 이런 수사적 논리로 보수주의자들을 공격하기도 한다. 아마 내가 예전 '112 다산 콜센터'의 필요성보다는 무용성에 초점을 둔 것은 세 가지 허시먼이 말 한 레토릭 중 '무용 명제'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하여튼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여러 경험을 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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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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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은 책이다. 리영희 선생의 평소 독서 습관이 책을 다 읽은 다음 책의 뒷 표지에다 간단히 느낌을 메모한다는 것이다. 나도 앞으로 그러려 한다. 책에 메모한 내용이다. 

2010.12.23 10:05  

드디어 다 읽었다. 나같이 어수선하게 책을 읽는 이에게 이 책은 예외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책의 부제처럼 이 책에서 난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리영희 선생에게서 느낄 수 있는 배워야할 면은 '투철한 의식'과 '열정'이다. "지식이 아무리 많아도 의식이 없으면 그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 애기하는 선생의 말에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답아 본다. 

책 속에서 리영희 선생의 습관이 책을 읽으면 뒷장에 간단히 책을 읽은 느낌에 대한 메모를 한다기에 나도 한번 따라해 본다. 앞으로 계속... 

ps : 이 메모를 10년 후에 난 어떤 모습으로 어떤 사고를 하며 읽고 있을까? 불연듯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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