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단어의 지리적(지역적) 특성을 알 수 있는 글 같다. 올갱이, 다슬기. 내가 근무하는 학교 근처에도 선지해장국, 다슬기 해장국을 잘하는 집이 있는데, 가게 곳곳에 '000 대통령님 다녀가신 집'이라는 광고문구가 신경쓰이는 집이다. 그래도 맛은 있다. 최근에 가격이 대폭인상되어 좀 부담이 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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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1.4.19 술꾼의 올갱이 사랑
올갱이는 다슬기의 충청도 사투리이다. 다슬기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잡힌다. 농촌 출신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동네의 맑은 개울에서 멱을 감으며 다슬기를 잡던 기억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지역마다 이름도 다르다. 경상도에서는 고동, 고둥, 고디 또는 사고둥이라 하고 전라도에서는 대사리, 데싸리, 다사리, 강원도에선 달팽이, 꼴부리, 꼴팽이 등으로 부르고 그 외에 민물고둥, 소래, 소래고둥, 갈고동, 소라, 물비틀이, 고딩이, 배드리, 꼴벵이, 올뱅이, 물골뱅이, 골뱅이 등으로도 불린다. 다슬기라는 표준명으로 부르는 지역은 수원, 안양 등 서울 인근뿐이다. 특히 음식 이름으로는 올갱이해장국, 올갱이수제비, 올갱이칼국수, 올갱이무침, 올갱이전 등 올갱이가 흔하게 쓰인다. 올갱이가 훨씬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충청도 사람들의 올갱이 사랑이 유난하기 때문일까. 충북 사람들은 올갱이를 지역을 대표하는 향토식품으로 꼽을 정도이다. 그렇게 된 배경은 금강, 남한강, 괴강 등을 끼고 있는 옥천이나 영동, 충주, 괴산 등 도내의 대부분 지역에서 올갱이를 쉽게 채취할 수 있어서이다.
올갱이국은 최고의 해장국이다. 대부분의 해장국이 시원한 국물로 속을 풀어주기만 한다면 올갱이국은 숙취 해소는 물론 간과 위에까지 좋다고 해서 술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다. 올갱이국은 대개 된장을 풀어서 끓이기 때문에 우리와 친숙하다. 게다가 봄여름에는 부추와 파를 넣고 가을에는 아욱, 겨울에는 시금치를 넣고 끓이면 올갱이의 쌉싸래한 맛과 잘 어우러져 그 개운함이 배가된다. 충북 괴산의 ‘주차장식당’은 올갱이해장국의 원조임을 자랑하고 서울에서는 사직동의 ‘가정식백반올갱이집’에서 그 애초롬한 국맛을 볼 수 있다
ps :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난 고향이 충청도이지만 올갱이를 올갱이라 부르지 않고 다슬기라 알고 있었다. 대학 친구 한놈이 충북 영동에 사는 놈이 있었는데 그 놈한테 올갱이 해장국 소리를 처음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부추같은 경우 충청도에서는 정구지라 부르는데 난 부추라 부른다. 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졸'이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난 태어나서 충남을 벗어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지역적 단어의 혼동은 어디에서 기인된 것일까?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