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신문 2011.4.19 이스탄불 두쪽나나
인구 1700만…행정편의 위해
이스탄불이 두쪽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18일 이스탄불을 유럽 쪽과 아시아 쪽의 두 개 도시로 나누는 계획이 담긴 ‘와일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스탄불의 인구가 1700만명까지 불어남에 따라, 행정 편의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가디언>은 “터키 정부가 이런 도시 분할 계획을 추진할 경우, 이스탄불이 유럽과 아시아 대륙 양쪽에 걸쳐 있는 유일한 도시라는 독특한 명성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인구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이스탄불의 공식 인구가 조만간 17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구 과밀화가 심화되면서, 사회 기반시설 부족이 심각하며 각종 도시 기능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탄불을 보스포루스 해협을 경계로 2개의 도시로 나누면서, 보스포루스 해협을 잇는 세번째 대교를 세우고 해저터널 2개도 뚫겠다는 계획도 덧붙여졌다.
‘이스탄불 분할 계획’은 오는 6월로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추진하는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정의개발당은 터키공화국 수립 10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터키를 10대 경제대국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 아래, 이스탄불의 아시아 쪽에 위치한 아타세히르에 새로운 금융지구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상이 실제로 실현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귀르셀 테킨 부총재는 “현실성 없는 정치적 수사”라고 일축했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유럽, 동쪽은 아시아 대륙에 걸쳐 있어 동·서양 문화의 교차로로 불려왔다. 과거 그리스의 지배를 받던 시기엔 비잔티움으로 불리다가, 동로마 제국의 수도가 되면서 콘스탄티노플로 개명되기도 했다. 현재의 이스탄불이란 이름은 1453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메드 2세에 의해 점령당한 뒤, 이슬람식으로 불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