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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서 - 하루 한 문장, 고전에서 배우는 인생의 가치
임자헌 지음 / 나무의철학 / 2020년 2월
평점 :
<자한> 편에서 마음에 꽂히는 구절을 발견했다. // 산을 쌓는 일을 한번 생각해볼까요? 한 무더기만 더 쌓으면 산이 완성돼요. 그런데 그걸 못하고 그만두잖아요? 산은 완성되지 못하고 끝난 거예요. ‘다 끝낼 수 있었는데’ 같은 건 의미가 없어요. 완성하지 못한 건 결국 내 탓이죠. 하지만 반대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어요. 땅을 고르겠다고 흙이라도 한 무더기 퍼다 날랐다면 이미 시작한 거예요. 흙 한 무더기만큼 땅이 골라진 거고, 그만큼 나는 전진한 거죠.“ - p.93
작은 방 한 구석 세상이 고요에 잠든 한낮의 시간. 나는 글을 쓴다. 그 중 하나의 글은 리뷰로 탄생한다. 바깥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산의 정경은 나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때로는 동네 주민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려오기도 하고, 스피커 확성기를 켜놓은 트럭의 소음이 귀에 거슬리기는 하지만, 나를 심각하게 방해할 정도의 소음은 아니다. 그리고 이 조그마한 방 안에서 나는 미래에 대한 꿈을 꾼다. 그 꿈을 위해 내가 할 것들을 착실히 하나하나 해 나간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기고 결정한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과거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이기에 지금 이 순간만을 생각한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기로 한다. 한 무더기만 더 파도 되는 그 일을.
2.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다. 그러나 또한 인간은 생각을 가지고 태어나지는 않는 존재다. 그렇다면 지금 내가 하는 생각은 어디에서 온 것인가? 바깥에서 들어온 것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스스로의 생각을 경계해야 한다. 내 생각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 생각이 아닌 것이다. 책을 읽으며 자신을 늘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연히 북콘서트에 갔다가 들은 말이다. 매우 인상깊게 들어서진인 지금도 종종 곱씹어본다.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 그러나 생각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 존재. 그렇지. 참 맞는 말이다. - p.101
지금 내가 했던 생각은 내 생각인가, 아닌가. 마지막에는 결국 내 생각이 되기는 하곘지만, 그 모든 게 처음부터 내 생각은 아니었던 것이다. 생각하고 생각하다 결정한 일이 최악의 선택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전혀 생각 못했던 일이 호재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생각의 어떤 지점에서는 멈춰서 되돌아보기도 해야 한다. 참, 그때 그랬었지, 라며.
3.
이제 나는 모른다고, 못하겠다고 쉽게 말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백 번쯤 덤벼보았니? - p.121
쉽게 포기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은 이어진다. 같은 생각을 백 번쯤 해 본적도 있는 거 같지만, 같은 노력을 백번쯤 한 적은 없는 거 같다는 자괴감이 나를 감싼다. 그렇지, 백번쯤 덤벼보고 얘기를 했어야지.
4.
《맹자》 <진심 상> 편에는 이런 구절도 있다.
“그만두면 안 되는 일을 그만두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는 게 없습니다. 후하게 대해야 할 때 박하게 대하는 사람은 박하게 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맹렬하게 나아가는 사람은 물러나는 것도 아주 빠르죠.”
수원을 찾아 진짜 우물다운 우물을 파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세다. 그만두면 안 되는 걸 그만두는 사람은 그만두지 못하는 게 없고, 그런 사람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고민을 하더라도 우물을 파면서 고민해야 한다. 우물 파기를 그만두고 툭하면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한탄해봤자 아무 답도 나오지 않는다. - pp.162~163
그만두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 근래, 잠시 글쓰는 걸 쉬고 다른 공부를 해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아무리 해도 글을 쓰는 게 내가 갈 수 있는 길이 아니라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공부를 하는 길이 가슴 뛰는 삶이 아니란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렇지, 그만두면 안 되지. 무엇이 되었든, 나의 가슴이 뛰는 삶을 선택하고 그렇게 나아가야지.
5.
결국 인간이라면 매일 먹을 수 있는 음식 양과 필요로 하는 열량은 비슷하다. 어쩔 수 없다. 직원들을 학대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소비자를 속여서 벌어들인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란 따지고 보면 그리 많지 않다. 밥도 내 맘대로 양껏 먹지 못한다. 쌤통이다. - p.174
밥도 내 맘대로 양껏 먹지 못하는 건,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나 똑같다는 사실이 왠지 위안이 된다. 먹고 싶은 대로는 못 먹어도 하루 세끼 충분히 먹고 있으니, 그걸로 행복해하고 있다. 결국 인간은 먹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존재. 살아가는 이유 충분히 되지 않나~?
6.
선택할 여지조차 없는 상황이란 게 과연 있을까? 특정한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는 말로 자신이 한 행동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넘겨도 되는, 그런 선택이란 게 과연 있을까? - p.221
과연 나는! 과거는 과거고… 지금부터 선택하면 되는 것 아닐까! 그러니까 가고자 하는 그 길을 가면 되는 것이다. 미래에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나는 알 수 없으니까. 보다 더 가슴 뛰는 삶을 선택하면 되는 것 아닐까.
7.
아무리 편안해도 내 것이 아닌 인생은 결국 나를 망가뜨리고, 아무리 많은 것을 주어도 그의 것이 아닌 인생은 결국 그를 망가뜨리니까. - p.258
내 것인 인생을 살기 위해 가슴 뛰는 삶을 선택하고 선택하였으면 나아가야지. 내 인생을 망가뜨리고 싶지는 않으니까.
8.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오늘 하루 어떤 자세로 살 것인가 하는 것뿐이다. 운이야 때로는 좋고 때로는 나쁘겠지만, 내가 원해서 내 안에 차곡차곡 쌓아둔 실력은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그 실력에 어느 날 바람이 불어오면 하루 만에 700리를 갈 수 있고, 이름 없는 사람이 천년 뒤에도 문필을 자랑하는 문장가가 될 수 있다.
기억하자. 바람이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오늘 하루의 운으로 다음 순간을, 내일을 속단하지 말자. 오늘 스스로 선택한 즐거운 일에 그저 실컷 몰두하자. 진인사대천명, 사람으로서 할 일을 다하고 천명을 기다리자. 이뿐이고, 이것으로 족하다. - p.281
바람이 불지 않는 인생은 없다. 바람을 잘 맞아들이고 바람 속에서 행복해 한다면 언젠가는 나의 지금 작은 노력이 큰 결실을 맺으리라. 나는 지금 여기에서 내가 할 일을 할 뿐이다.
9.
모자란 순간도 넘치는 순간도 내가 쓸면서 가야 하는 거대한 인생의 한 부분이다. 부족한 순간도 빛나는 순간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세상은 우리에게 매 순간 긴장하라고 다그치지만, 장자도 배포 아저씨도 그렇지 않다고 위로해준다. 우리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 앞에서 지레 겁먹지 말고 그저 오늘을 만끽하라고. 그래야 순간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고 온전히 누릴 수 있다고 말이다. - p.294
그러므로 앞으로의 나에 대해 겁먹지 말자.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은 나에게 건네준 위로를 통해 나는 용기를 얻는다. 그 용기가 오늘을 살아가는 힘을 준다. 그 힘으로 또 하루를 살아간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