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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 이별이 힘든 이들을 위한 특별한 심리 상담
조지훈 지음 / 라곰 / 2023년 9월
평점 :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
전창수 지음
모든 이별은 어렵다. 가족과의 이별도 어렵고 아는 사람과의 이별도 쉽지는 않다. 나 자신과의 이별도 있다. 나 자신과의 이별은 내가 하던 일과의 이별, 내가 사랑하던 것들과의 이별이다. 그리고 나의 죽음을 준비하는 것도 나와 이별을 해 나가는 과정이다.
어서 오세요 펫로스 상담실입니다는 이별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애완동물과의 이별도 이별 중의 하나다. 이별을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위로가 필요하고 쏟아내는 눈물이 필요하고, 이별이 이프다는 공감대다.
나도 애완동물과 이별한 적이 있다. 나는 한때 햄스터를 길렀었다. 햄스터를 기르던 동물과의 이별은 생각보다 많이 슬펐다. 정이 든 햄스터와 이별하니, 처음에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적응을 하고 나니, 그 다음부터 햄스터와의 이별은 아주 쉬워졌다. 햄스터를 한 때는 10여마리를 기른 적도 있었다. 햄스터가 새끼를 깠는데, 그 새끼들이 살아남아서 엄청나게 성장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햄스터들은 좁은 우리 때문인지, 하나씩 죽어나갔다. 그들이 크면 에미 에비가 누구인지 구분이 가지 않았고, 햄스터들은 한 마리씩 죽어나가기 시작했고, 결국은 햄스터는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그 후로 나는 햄스터를 기르지 않는다.
어떤 동물도 기르지 않는다. 햄스터를 기르던 순간들이 내게는 힘들었지만, 행복한 순간들이었다. 그 후로 힘들어서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지만, 그들과의 추억이 있기에, 더 이상 나 혼자 있는 공간이 쓸쓸하지 않다.
햄스터가 도망쳐서 마룻바닥을 돌아다닐 때, 나는 햄스터의 첫바퀴를 이용해서, 다시 케이스로 돌려놓았던 추억, 햄스터에게 이름을 부르며 불러주었던 기억, 그렇게 나는 햄스터에게서 나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햄스터가 쳇바퀴를 가지고 노는 걸 보면서 마음이 즐거웠던 기억도 있다.
그들과 이제는 이별했지만, 나는 그들과 함께했던 시간을 잊지 않고 있다. 그 기억들 속에서 나는 또 하나의 삶의 희망을 가지고 외로움을 달래고 살았으니, 나는 외로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혼자만의 추억을 많이 쌓아갈 수 있었다.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오늘에 글로서 또 그에 대한 글을 쓸 수 있어서 그 추억이 더욱 아름답기만 하다. 그렇게 살아오는 세월이 있어서 나는 희망을 가지고 오늘을 또 살아간다.
- 라곰에서 도서를 증정받아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