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먼나라 이웃나라 13 : 중국 1 근대 편 - 청나라의 멸망과 중화민국의 수립 먼나라 이웃나라 13
이원복 지음, 그림떼 그림 / 김영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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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유익한 책. 중국사의 흐름을 알고 싶다면 도움이 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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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그 천년의 이야기 - 상식으로 꼭 알아야
김동훈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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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아파트 그새 다 지었네?”

아침마다 큰아이 등교하기 전에 베란다 창문을 열고 바깥을 내다봅니다. 날씨가 어떤지 비가 오거나 바람이 많이 부는지 살펴보려고 그러는데요. 며칠전엔 깜짝 놀랐어요. 저희 아파트 앞엔 시가지가 조성되기 전부터 살던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요. 그곳에 새로운 아파트가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 공사 때문에 소음과 먼지에 시달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세상에 벌써 다 지어서 마무리작업, 아파트의 외부를 단장하고 있는 거예요. 뚝딱뚝딱 하니 아파트 단지가 완성이라....정말 놀랍습니다.




이런 제게 있어 건축은 오로지 건물을 짓는다는 의미로 통했습니다. 다만 옷도 유행이 있듯이 건물에도 시대마다 흐름이 있어서 모양새가 달라진다고만 여겼는데...삼양미디어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할’ 시리즈의 하나인 <건축, 그 천 년의 이야기>를 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집이나 성 같은 구조물 하나를 지을 때도 그 목적과 쓰임에 따라 당시의 사회상과 생각, 의미를 담아낸다고 합니다.




책은 가장 먼저 서양의 두 가지 건축 양식 ‘그리스 건축양식’과 ‘기독교 건축양식’에 대해 짚어줍니다. 파르테논 신전이 전자의 경우라면 쾰른 대성당은 후자를 대표하는 건물인데 이는 곧 건물을 짓는 방식에 따라 기둥을 세우고 대들보를 얹어 건물을 짓는 ‘가구식’과 벽을 쌓아올려 건물을 짓는 ‘조적식(기독교 건축양식)’으로 구분되는데 이는 당시의 기후나 풍토 같은 자연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 다음 ‘서양의 고대건축’ ‘중세 기독교 건축’ ‘서양의 근세. 근대 건축’ ‘동양의 건축 문화유산’ ‘기타 지역의 건축 문화유산’ 총 다섯 개의 파트로 나누어 각각의 파트마다 그에 해당하는 지역과 시대의 건축이 어떠했는지를 각각의 건축양식이나 특징에 따라 대표되는 건축물에 관한 것들을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는데요.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알려진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비롯해 히브리어로 ‘평화의 도시’란 뜻의 예루살렘 곳곳의 건축물들, 고대 로마 유적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콜로세움(플라비우스 원형 극장)처럼 그동안 책이나 사진, 혹은 텔레비전을 통해 알고 있던 건축물도 있었지만 여인상이 머리로 기둥을 받치고 있는 독특한 모양의 에렉테움 신전, 새하얀 석회 언덕의 도시 히에라폴리스의 유적 파무칼레와 같이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건축물도 많았습니다.




특히 벨렘 탑은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탑의 위치가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인데 제일 아래층을 바다에 잠기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탑의 제일 아래층을 정치범을 가두는 감옥으로 사용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물이 들어오고 빠질 때마다 정치범들에게 고문을 가했다니...정말 끔찍하지요? 하지만 보자마자 탄성이 나오는 건축물도 있었습니다. 체코의 성 요한 순례 성당인데요. 오렌지빛 지붕을 한 회랑의 외벽을 뾰족하게 모퉁이를 만들어 둥글게 이어지도록 지으면서 그 가운데에 별 모양의 예배당을 지었는데요. 높은 곳에서 그 성당을 아래로 내려다보면 어떤 모양일까...궁금해지더군요. 아마 활짝 핀 꽃모양이겠지요?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건축, 그 천년의 이야기>를 통해 세계의 건축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스의 여러 신전을 비롯해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의 방어선과 섬 모양의 팜프스 요새, 꿈속을 거니는 듯한 기이하고 환상적 모양의 스페인의 가우디 건축물, 알람브라 궁전, 인도의 타지마할, 중국의 만리장성, 일본 고베의 히메지 성...은 언제든 꼭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 그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제 두 눈으로 직접 바라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에서부터 독일의 바우하우스까지, 그 건축물이 지닌 역사와 문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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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저격수의 고백 2 - 탐욕스러운 기업들의 속임수 경제 저격수의 고백 2
존 퍼킨스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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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만 안 들었지 순전히 강도 아냐!” 순진한 사람 등을 쳐서 사기를 치거나 바가지 씌우는 사람을 만나면 우린 이런 말을 하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은 알고보니 정말 약과네요. 이 사람에 비하면 완전 어린 아이의 애교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그럼 문제의 ‘이 사람’이 누구일까요? ‘그’는 바로 ‘경제 저격수’입니다. 현대판 ‘살인 청부업자’로 불리는 그들은 개인이라기보다 대기업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엘리트 ‘조직’인데요. 그들의 공식직함은 ‘수석 경제학자’. 그들의 임무는 바로 제3세계 국가들을 속여서 강탈하는 것입니다.




전 제 자신이 경제에 대해 너무 무지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책에 비해 적지만 그래도 틈나는대로 경제서적을 읽지만 그것도 그때뿐, 뒤돌아서면 백지가 되버리더군요. 특단의 조치가 절실히 필요했습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 어류의 기억력인 3초를 능가하도록, 기억에 오래 남으면서고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뭔가가 없을까...찾다가 책 한 권을 골랐습니다. 그게 바로 <경제 저격수의 고백>입니다. 제목의 ‘저격수’라는 단어가 스릴러를 좋아하는 제게 콱! 꽂혔거든요.




호기심 백배가 되어 도전장을 던진 책 <경제 저격수의 고백>의 첫 장을 넘겨  서문을 보다가 전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경제 저격수들의 가장 큰 임무는 바로 미국이 원하는 자원을 가진 나라를 찾아 ‘그 나라의 지도자를 유혹하고 뇌물을 줘서 자국 국민들을 착취’하게 만드는 거고. ‘결코 갚지 못할 차관을 도입’하게 하고 ‘국가 자산을 민영화’하고 ‘섬세한 환경을 파괴하는 것을 합법화’한 끝에 ‘미국 기업에 귀중한 자원을 헐값에 팔아넘기도록’ 하는 거라고 합니다. 어쩌다 그들이 자신의 임무에 실패하더라도 자칼로 하여금 지도자를 암살하거나 그마저도 실패할 땐 전쟁을 일으키면 된다니... 어디서 많이 보던 상황 아닌가요? 상당히 익숙하지요?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활동 결과로 인해 세계 곳곳에서 경제 위기 상황이 벌어진다는 겁니다. 그 예로 2007년만 해도 급성장일로에 있던 아이슬란드가 갑작스레 불어난 엄청난 부채와 통화가치의 급락으로 인해 국가 부도에 처하게 됐는데요. 그 모두가 경제 저격수의 눈부신(?) 활약 덕분이라고 하는군요. 아니, 이럴수가! 영화에서나 보게 되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단 말이야? 분노에 두 손을 그러쥐었습니다.




핵폭탄에 버금갈만큼 엄청난 충격을 불러오는 내용에 비해 책의 구성은 정말 단순합니다. ‘문제’와 ‘해결책’ 그리고 ‘결론’이 전부인데요. ‘탐욕스러운 기업들의 속임수’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미국 기업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을 벌이는지 말합니다. 대공황 이후 미국은 자국의 경제가 위태로워지는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일부 기업에게 자본이 편중, 집중되지 않도록많은 규제법규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레이건이 백악관에 입성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집니다. 경제학자인 프리드먼에 의해 자유 시장이 대두하면서 기업은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 불법적인 행동까지도 모두 정당화시켜버립니다. 공공자산이 민간 소유로 넘어가고 부도덕한 기업 소유주들로부터 소비자나 투자자를 보호하는 법이 붕괴하기 시작한 거죠. 전 세계의 금융 시장이 붕괴되고 기업 대출이 중단됐으며 직원들의 대량 해고가 이어지는 경제 몰락의 길에 접어들게 됩니다. 결국 미국 내의 많은 자본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사태가 벌어졌는데요. ‘@@@, 보너스로 4억 5000만 달러 지급’ ‘### ##, 1분기 동안 16억 달러의 이윤 기록’과 같은 기사를 접한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에 빠지고야 맙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전 세계를 경제 위기의 상태까지 몰고 온 원인은 무엇이고 문제점은 무엇인지.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2부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라는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고 목표를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등 여러 가지 대안을 내놓고 있는데, 제가 봐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건 미국의 경제를 움직이고 세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미국의 기업들. 그들의 이익을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경제 저격수! 그들은 총만 안 들었을 뿐, 연쇄살인마 다름없다는 것. 또 미국이란 나라, 정말 인정사정없는 무자비하고 잔인한 나라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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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플렉스의 탄생, 어머니 콤플렉스 아버지 콤플렉스
베레나 카스트 지음, 이수영 옮김, 김영옥 감수 / 푸르메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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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전 제 자신이 수많은 콤플렉스로 똘똘 뭉쳐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띌 만큼 아름답지 못한 외모 때문에, 남들보다 뒤처지는 능력 때문에, 내세울 것 없는 가정환경에,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의 내 모습에... 그래서 되도록 대중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 숨기를, 드러내기 보다는 감추려고 애를 썼는데요.  어느 날엔가 이런 의문이 들더군요. 내가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하지? 지금과 다르게 살 수는 없을까.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궁금했습니다. 또 두려웠어요. 제가 찾는 그 길이 어쩌면 지금보다 더욱 거칠고 험난할지도 모르기에. 그래서 접근방법을 조금 다르게 해봐야겠다 싶더군요. 우선 나 자신에 대해 잘 알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거나 이겨낼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콤플렉스의 탄생, 어머니 콤플렉스 아버지 콤플렉스>도 그래서 읽었습니다. 제 안에 존재하는 무수한 콤플렉스가 무엇에 기인한 것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제가 아이들에게 그동안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아이들에게 저는 어떤 존재인지,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자 베레나 카스트는 융 심리학자이자 분석가인데요.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아버지 콤플렉스와 어머니 콤플렉스를 갖고 있는데 발달과 성장의 과정을 거치면서 아버지 콤플렉스와 어머니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야 독립적이고 책임감 있는 인간이 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고 부정적인 콤플렉스의 영향을 받으면 그 사람은 삶에서 어려움을 처할 수 있다는 것이죠.




책은 맺는말까지 포함해서 모두 1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콤플렉스 유형을 크게 긍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 긍정적인 아버지 콤플렉스, 부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 부정적인 아버지 콤플렉스로 나눈 다음 각각의 어머니, 아버지 콤플렉스가 여자와 남자(아들과 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제 사례를 예로 들거나 동화를 이용해서 설명하고 있는데요. 내용이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꽉 막혔다가 모처럼 쉽게 잘 넘어간다 싶다가도 속도 방지턱에라도 걸린 듯 덜컥덜컥 막히곤 했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던 게 제일 답답했어요.




하지만 인상적인 대목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아들만 둘을 키워선지 남자아이의 청소년기나 아버지, 어머니 콤플렉스가 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더 신경이 쓰이더군요. 특히 1장은 들어서면서부터 깜짝 놀랐습니다. “엄마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 한때 제가 끊임없이 되뇌었던 말이거든요. 저자는 긍정적인 어머니 콤플렉스를 토대로 자아 콤플렉스가 싹트고 발달하는데 늦어도 청소년기에 부모로부터 정서적, 심리적으로 분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왜냐면 청소년기는 모든 것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이는데 그것은 모두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는 거지만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자존감이 불안정해지는 시기가 또 청소년기이기 때문에 이때 청소년에게 애정이나 가치의 상실감을 불러올 수 있는 말이나 상황은 심각한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이지요. 책에서 언급한 헬무트와 어머니의 사례는 완전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우울증에 빠지거나 무력함을 보일 때 아들에게도 무력감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아들은 그것을 모두 자신의 탓으로 돌린다는 거지요. 간혹 제가 일상 속에서 우울해 하거나 무력함을 보이곤 했는데,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아니, 절 옭죄고 있는 콤플렉스로부터 제 스스로가 벗어나는 것. 지금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무척 힘들겠지만 해내야겠지요.




저자가 본문 중에 언급하고 있는 사례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지만 콤플렉스가 무엇이며 콤플렉스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콤플렉스에 대해 알고 싶거나, 자신의 삶을 보다 주체적으로 일궈나가고 싶다는 분에게 좋은 참고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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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트 -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지음, 강병남.김명남 옮김 / 동아시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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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Numbers]란 미국드라마를 본 적이 있습니다. 수학천재인 동생이 FBI 수사관인 형을 도와서 사소한 절도범에서부터 크게는 테러범을 추적하는 등 수많은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의 드라마인데요. 처음 볼 땐 왠지 과장되고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아무리 수학이 논리적이고 다른 학문의 기초가 되는 학문이라 하더라도 미궁에 빠진 사건의 실마리를 풀고 범인을 추적하는데 무슨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근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국가와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의 행동과 성향들을 수학천재인 동생이 분석과 추론, 예측의 단계를 거치는 수학적인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데요. 아무리 난해한 사건도 수학을 이용해서 도전적인 자세로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난데없이 웬 드라마 얘기?’싶지만 이번에 <버스트>란 책을 보면서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게 바로 그 드라마였습니다. 왜냐면 이 책 <버스트>의 부제이자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바로 드라마 속 수학천재가 역할이자 임무인 ‘인간의 행동 속에 숨겨진 법칙’이었거든요.




책은 우리 인간의 행동이 얼마나 예측가능한지 하산이라는 사람의 일화를 통해 알려주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산은 설치예술가라는 직업과 뉴욕 억양을 쓰는 엄연한 미국인이었지만 9.11 테러가 벌어진 이후였기에 FBI는 ‘하산’이란 이름과 짙은 피부색의 외모, 잦은 해외방문에 초점을 맞추고 그가 틀림없는 무슬림, 그것도 폭탄물을 소지한 테러리스트라고 짐작해버립니다. 터무니없는 오해 때문에 오랫동안 FBI로부터 심문을 받은 하산은 이후 자신의 모든 행적을 낱낱이 FBI에 보고하는가 하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만인에게 공개하기에 이릅니다. 또 고든 벨과 데브 로이도 하산처럼 자신의 모든 행동과 일상을 사진과 데이터로 저장해두는데요. 이들의 일상과 행동들이 기록된 데이터베이스가 물리학자에서부터 컴퓨터 과학자, 수학자, 심리학자 등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서 연구 분석되었구요. 더 나아가 우리의 행동 대부분이 자연계에서처럼 어떤 법칙, 패턴이 있어서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 거지요. 다만 어떤 법칙에도 예외가 존재하듯이 인간의 행동도 마찬가지인데요. 하산처럼 인간 행동의 규칙적인 패턴을 따르지 않는 경우를 책에선 ‘예욋값(아웃라이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책의 제목이기도 한 'Bursts'는 과연 무슨 의미일까요? 사전을 찾아보면 ‘터지다’, ‘파열하다’라고 되어 있는데요. 저자는 우리 인간의 행동을 분석할 때 중요도에 따라 큰 사건과 작은 사건으로 이뤄져있는데요. 어느 시점에 이르러 갑자기 어떤 사건들이 집중적으로 일어나는 폭발성을 띄는데 이것이 우리 인간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희 친정엄마께서 간혹 이런 말씀을 하세요. “오늘은 하루종~일 쌍나팔이 분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요, 하루 종일 찾는 사람도 전화도 없어서 심심한 날이 있는가하면 또 어떤 날은 가족이나 친구들간에 중요한 모임이나 행사나 여러 개 겹쳐서 생기는 바람에 아침부터 정신없이 여기저기 찾아다녀야 할 때. 그래서 그 여러 가지 일 중에서 꼭 가야되는 곳은 가고, 다른 곳에는 못가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가 생기는데요. 저희 엄마가 ‘쌍나팔 분다’고 하는 이런 현상을 저자는 어느날 갑자기, 무작위로 일어나는 것이 아닐뿐더러 이것 역시 우리 인간의 행동에 나타나는 패턴이고 법칙이라는 겁니다. 또 바로 그럴 때 우리에게서 ‘우선순위 결정’이라는 행동이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저자는 책에서 그런 패턴들을 볼 수 있는 여러 경우를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소설인지, 과학서적인지 간혹 분간하기 어려웠는데요. 그건 이 책이 과학과 역사 두 가지 내용 모두를 담고 있어서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16세기 당시 헝가리의 십자군에 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죄르지 세케이가 십자군을 이끌고 원정길에 나섰다가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역사적인 사건 앞에서 그가 어떻게 대응했으며 그로 인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알려주는데요. 이는 현대가 아닌 16세기에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얼마나 중요했는지 알려주는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우연히 만난 친구가 자신의 가방에 몰래 넣어둔 디스켓 때문에 사무실에서 해고당하고 모든 금융거래도 중지된 채 순식간에 국가 안보국으로부터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린 주인공(윌 스미스), 그가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국가안보국과 싸워나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였는데요. 그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했던 것은 ‘한 나라가 국민들을 대상으로 감청과 도청 행위를 하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가?’하는 거였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거리 곳곳에 설치된 cc-tv만 봐도 저것이 우리 시민을 위한 도구인지, 우리를 감시하고 언젠가 위협하기 위한 공포의 도구인지 헛갈리곤 했는데요.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도 사실 충격적이었습니다. 제가 무심결에 한 행동들,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읽고 답장을 쓰고, 여러 사이트를 검색하고, 온라인으로 주문할 때, 누군가와 전화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등의 모든 일상적인 행동이 전부 데이터베이스로 저장, 분석의 과정을 거쳐 제가 어떤 행동의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의 제가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니...실로 놀랍습니다. 동전의 뒷면처럼 과학의 이면을 본 것 같아 섬뜩하지만 그래도 볼 가치는 충분한 책이었어요. 저자의 다른 책 <링크>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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