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손자병법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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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다 안다고 하는 그 ‘손자병법’을 내용까지 읽어본 사람은 몇이나 될까? 별로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 손자병법을 상기 책 제목처럼 나이 40에 읽어보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저자는 젊었을 때 ‘손자병법’을 처음 접했을 때 상대방을 이기기 위한 책으로 이해했다가 40에 다시 읽어본 ‘손자병법’은 비겁함(?)을 알려준 것이라고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글쎄 비겁함이라고 하니 딱히 그른 말도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 비겁함의 유용성을 몸으로 체감하고 있어서인지 모르겟다.

    지 금 고등학생들은 잘 보지 않는 책이지만, 고등학교때 본 영어참고서인 성문종합영어 – 저자인 송성문씨는 올해 별세했다 –에서 어린아이들은 세상이 흑과 백으로 나눠져 있다고 배우다가 나이가 들면서 세상이 회색임을 알게 된다는 구절이 있었는데 20대에는 잘 몰랐다가 지금에 와서는 그 말이 정답이구나 하는 생각을 직장과 가정에서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그 비겁함이 일상이 되어버린 40대에 저자는 ‘손자병법’의 해석과 더불어서 다양한 한국사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그 예를 읽다보면 매장관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유용한 틀이 될 수 있음을 보게 된다.

    그 유용한 틀은 허실(虛實), 구변(九變), 그리고 지형(地形)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허실의 경우는 업무의 선택과 집중으로, 구변의 경우는 관리자로서의 태도로, 지형은 상황에 따른 유연한 업무 처리로 이해해 볼 수 있겟다.

   첫째 허실에서 설명하는 無所不備 則無小不寡, 즉 모든 곳을 지키면 모든 곳이 약해진다라는 구절의 경우, 점포의 관리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많은 KPI 지표를 좋게 할려면 모든 것에 일일이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데 그게 쉽지도 않을 뿐더러 노력한 만큼 결과도 그렇게 잘 나오는 편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신경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부분이 늘어가게 된다. 상기 구절은 업무의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하라고 준엄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아 가슴 한 칸이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모든 것을 잘하기 보다는 지금 매장 현실과 역량에 맞게끔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것을 다짐하게 된다.

   둘째 구변에서 설명하는 장수의 다섯가지 위험요소 중 分速 可侮也, 즉 성질이 급하고 분을 참지 못하는 장수는 함정에 빠뜨린다는 구절의 경우, 유통업의 특성상 스피드 경영과 관리에 익숙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급하게 일을 처리하거나 화를 내어 일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간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장수가 성질이 급하면 그 군대가 몰살을 당하지만, 점포의 관리자가 성질이 급하면 매장이 망가질 수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하지만 저자 강상구는 이 장에다가 <육도>에서 말하는 장수의 10가지 결함을 덧붙이고 있는데 특히 ‘마음이 약해서 다른 사람을 혼내지 못하는 자, 이런 사람은 내부를 추스르는 것만으로도 피로하다(p201)’라는 구절은 처음 읽을 때는 상반된 느낌이 들었지만, 이를 유통업의 특성인 끊임없는 잔소리로 치환하니 일맥상통한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즉, 잘못된 일이 있으면 바로 시정을 요구하고 그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함에 있어서 침착하게 매일매일 하라는 의미로 이해하니 바로 매장에서 실천 가능한 일이 되었다.

   셋째, 지형에서 싸움이 벌어지는 장소의 6가지 형태인 통형(通形),괘형(挂形),지형(支形),애형(隘形),험형(險形),원형(遠形)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각 지형에 맞게끔 행동이 달라져야 함을 이순신의 예를 들어서 설명하고 있다.근데 그 이순신이 어떻게 행동하는 살펴보면 ‘끊임없이 관할 지역을 순시하며 성곽을 점검하는 한편, 지형을 살피는(p232)’ 모습이 보인다. 유통업의 특성상 하루에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는 일이 허다하고 이를 처리하는 과정은 각 개별사항에 따라 달라지고 해결책이 달라지겠지만, 그 전에 해야 할 바가 있다면, 끊임없이 매장을 순회하면서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이순신의 예를 통해서 보게 된다. 즉, 매장 관리자의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미리 생각하여 매장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사과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며, 이는 사고나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리하게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되는 것임을 지형이 현재의 나에게 알려주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젊은 20대는 가고 어느새 40대가 되었고 또한 매장관리자가 되었지만, 제대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어떤 방향을 이끌고 가야 할지에 대해서 이런 저런 고민을 하는 와중에 상기 책의 경우, 비겁함을 키워드로 시작하여 손자병법을 재해석 하지만, 그 해석을 다시 유통업체 관리자의 시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진 점이 좋았고 어쩌면 손자병법이 가지는 의의는 몇 천년이 지났건만 사라지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미국 육군 사관학교인 웨스트 포인트에서 손자병법(Art of War)을 학생들에 주요한 교재로 쓰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해보게 된다. 나 뿐만 아니라 매장 다른 직원들도 한 번 일독을 권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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