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찮은 인간, 호모 라피엔스
존 그레이 지음, 김승진 옮김 / 이후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상기 책의 경우, 지젝의 "폭력이란 무엇인가"를 읽다가 언급되어서 구입하여 읽은 책이다. 도구적이며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의 반면을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있는 책이며 또한 일반 책의 형식을 파괴하여 써 내려가고 있어서 생소하면서도 신선했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다 받아들일 수는 없었지만 - 특히 각주나 미주가 거의 달려 읽지 않는 책보기에 익숙치 않아서 그런가 보다 - 진보라는 개념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돋보였으며, 하나의 미신에 지나지 않음을 격렬하게 통박하는 장면에서는 동감이 많이 갔다. 

    특히, 구석기 시대인의 삶과 현재의 피그미족 들의 생활방식 - 하루 2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게으름을 피우거나 가족들과 같이 보내기 - 이 과연 설날에도 나와서 근무하고 하루 17시간 근무하면서 애들이 잘 때 나오고 들어가는 삶을 영위하는 나에게는 너무도 많이 와 닿은 점이 크다. 

   지금보다 2천만원 정도 덜 준다고 해도 아이들과 같이 보낼 수 있으면 옮기고 싶지만, 현재의 나로서는 글쎄(?)라는 의문과 더불어서 자꾸만 임금의 노예 아니 임금이라는 마약에 취해서 정말로 나에게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깨닫게 해 준 책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무실에서 딸 아이가 전화해서 아빠 보고 잘래라고 말했는데 오후 11시에 들어갈 것 같다고 하니 그때까지 안 잘 자신이 없다고 하는 얘기를 들으니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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