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쾌락 변태에 대하여 - 억눌리고 은밀하게 숨겨진 우리 내면의 악의 본능
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 문신원 옮김 / 에코의서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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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변태에 대하여라고 하여 무슨 성적인 얘기가 싶어서 골라서 읽게 되었는데 다양한 서양의 사례와 역사를 인용하면서 도착증에 대한 설명일줄이야..어쨋든, 내가 잘 모르는 사례와 인용을 읽다 보니 이해도 잘 안되고 내용 자체가 읽기에는 조금 거시기 했다. 이 책의 도착증이 인간적인 영역[p216]이라는 관점에서 중세에서부터 현대를 조명하고 있다. 나찌즘까지도 그 도착증의 일환으로서 설명하고 있는 점은 조금 참신하다고 할까? 

          신비주의자들이 구원자에게 복종하는 모습을 신에게 바치기 위해 육체를 파괴하는 환상을 품었다면, 자유주의 사상가들과 사드가 신에 맞서 육체를 유일한 쾌락의 장소로 장려했다면, 끝으로 성과학자들이 '도착증 목록'을 만들어 쾌락과 공포를 길들이려는 경향을 보였다면, 나치는 도착증이 지닌 다양한 얼굴의 국영화된 변형을 거의 마지막까지 밀어붙였다.[p195]

    저자는 이 도착증으로 다시 현대의 창조와 진화논쟁을 이끌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물신숭배의 강화경향과 인간과 비인간, 정신과 육체, 자연과 문화 등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심화되어진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그 해결책은 말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어쩌란 말이냐??

    그리고, paraphila를 용어를 통해 다양한 현대의 섹슈얼리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그 분류체계에서 황인종은 등장하지 않는 걸 보니[p259] 딱히 황인종이자 동양인이 보기에는 너네 얘기하면서 보편적인 것처럼 잘난척 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딱히 동양의 관점에서 쓰여진 책이 없다보니 읽게 된 것도 있어서 씁쓸하기는 하다. 다시 한 번 더, 지적 식민지에 사는 일반인이 느끼는 비애만 가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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