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게임의 법칙
존 랄프.피터 트룹 지음, 최재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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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마이클 루이스의 라이어스 포커 이후 투자은행의 실상에 대해서 알게 해 준 책이다. 투자은행에 들어간 저자들의 경험을 쉽게 때로는 저속한 표현을 쓰면서 생생하게 그 일상을 그리고 있다. 투자은행은 미국 아이비리그 MBA TOP 10에 입학한 학생들에게 꿈의 직장이라 일컫어지고 있으며 그 입사과정에서 저자들이 가졌던 꿈과 이상이 현실 속에서 산산히 부서져 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모습은 입사 초기에 가졌던 꿈과 이상이 10년이 지나면서 하나 둘씩 없어져가면서 결국은 현재의 일상에 매몰된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은 이게 아니다 싶어 사표를 내고 또 다른 직장을 구하여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맞췄지만, 지금의 나는 현재 받고 있는 월급에 목숨을 걸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나갈 용기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 잘 모르겠다. 

   어쨋든, 미국 대형 금융회사들의 모럴 해저드와 부패가 화두가 되어 신문지상에 오르락내리락 하는 요즈음, 그 실상에 대해서 이렇게 자세히 얘기해주는 책은 없다고 생각되면, 애널리스트 과장의 주요한 업무의 하나가 정해진 시간에 복사실에서 자료를 뽑는 것이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게 느꼈졌다. 더불어서 숫자는 만들기 나름이라는 보고서 요령은 어쩌면 미국발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나아가서 살인적인 스케쥴과 젊음을 바치는 대가로 엄청난 보너스를 받는 모습에 두 아이를 둔 가장으로서 솔직히 부러운 것도 있었다.  

    이들 투자은행원들이 그들만의 룰을 따라 서로 속이는 게임을 하면서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모습을 보면서 IMF 때 우리나라가 얼마나 그들의 먹이감이 되었을까 생각하면 야비한 금융기관들보다 한국 경제관료들의 무능과 부패에 화가 많이 난다. 언제 이런 부패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을런지 그리고 내 아이들이 사회인이 되었을 때 어떤 세상이 펼쳐질지 두려움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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