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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충돌 - 책 VS 책
권정관 지음 / 개마고원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지식의 충돌이라 하여 대체 무엇인가 하는 궁금함에 읽게 된 책이다. 사실, 이 책에 비교하는 책의 경우, 『자발적 복종』,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닥터 노먼 베쑨』을 제외하고는 읽어본 것들이어서 저자가 어떻게 풀어 나아갈 것인지 기대를 가지고 본 책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그 내용에 대해서 상세히 알고 나면 실제로 영화를 봤을 때 감동이 반감되는 것처럼,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상반되게 배치하여 종합적인 결론을 유추하는 것에 읽기에는 편해도 별로 감동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장인 '세계의 환부'에 가하는 두 가지 처방에서 서로 비교한 『물과 원시림 사이에서』vs『닥터 노먼 베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사실, 슈바이처가 선행을 한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의의를 가지지 않지만, 그것이 인종적 그리고 제국주의적 맹아가 숨겨진 행위라는 것을 알았을 때 정말로 그는 타인을 위한 배려를 한 것인지 아니면 자기만족적 행위, 즉 정신적 자위를 한 것인지 쉽게 판단이 되지는 않는다. 이 점에서 노먼 베쑨의 행위는 바로 그 문제의 중심에 서서 해결했던 점에서 나는 슈바이처 보다 낫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특히, 그가 사회주의로 돌아선 계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의료보험을 민영화로 만들려는 이명박 정부가 한 번 경청 해야할 대목이 아닐까 싶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말을 1935년 여름에 말한 점이 더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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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분야에서도 그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병에 걸려 있고 수십만의 사람들이 제대로 치료도 받지 못한 어린 나이에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구매력의 부재현상은 불평등한 분배문제와 결부되어 있습니다.(...)지금 우리의 의료사업은 사치성 장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사회의 각 부문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사적 건강과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모든 건강 문제가 다 공적인 것입니다. 일단 사람들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병에 걸린다면, 그것은 다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따라서, 국민보건이라는 문제는 정부의 주요 책임이자 의무로서 인식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제가 말하는 사회주의 의료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의료보호혜택이 소득에 따라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서 만인에게 베풀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자선이 아닌 정의가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자선이란 기부자들을 자기기만에 빠지도록 함과 동시에 수혜자를 타락시키기 때문입니다.(285-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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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머리로만 생각하고 말로 주접 떠는 데에 익숙해져 버린 지금 다음과 같은 그의 말은 다시 한 번 현실 속에 실천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하는 각성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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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너무 하지 말고 일을 더 하십시오. (...)말이란 행동의 대체물이 아닙니다. 낱말이란 행동을 묘사하기 위해서 창조된 것입니다. (...) 모든 이론들이 실천이라는 맑고 깨끗한 빛에 종속되도록 합시다. 이럴 때 비로소 우리의 개념들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2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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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성을 하게 되면서도 자꾸만 작아져 가는 나를 볼 때 그리고 처와 어린 두 딸을 생각할 때마다 비겁한 소시민이 되어져 가는 나를 느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그리고 삶을 살아가야 할지 자꾸 고민만 많아져 간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삶이 대단해 보이는 것 같다. 닥터 노먼 베쑨의 전기를 조만간 구매해서 읽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