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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 지식인, 그들은 어디에 서 있나
경향신문 특별취재팀 엮음 / 후마니타스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지식인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수 많은 정의와 답이 내려질 수 밖에 없겠지만, 지식 생산의 주요한 원천인 대학을 봤을 때 지식의 종속성과 무지가 판치는 곳은 다른 곳에서는 없을 것이다.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느끼던 거지만, 대학교에서 교수 임용시 후보자의 대학을 보지 그 학과가 얼마나 유명한 곳인지는 잘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서울대학교의 경우, 모든 학과가 랭킹 1위라는 생각이 다니는 학생이나 거기를 가기를 원하는 학생 그리고 학부모 그리고 사회가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하지만, 한국 대학의 지식의 모국인 미국의 경우, 학과마다 랭킹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교수임용을 준비하던 선배들의 말로는 누구나 다 아는 대학교를 나오는 것이 아주 유용하다고 하면서 추천을 해준 기억이 난다. 특히, 이 책의 KDI 연구원 성골,진골, 육두품 체계에서 서울대 → 시카고대를 거치지 않은 경우에 왕따 - 편저자들은 이 말을 쓰지는 않았지만 - 를 당하는 분위기는 앞서의 경우를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 씁쓸했다.
박노자가 지적했듯이 지금의 지식은 학진의 영향아래 지식을 파는 노동자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사회를 이끌어 가고 사회 제 모순에 대해서 피지배계층을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말은 참으로 와닿는다. 특히, 시민단체를 이용하여 권력계층으로 가버리는 수 많은 싸가지 없는 교수들을 보면 이 년놈들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 것인지 하는 생각과 갈수록 한국이라는 현실에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을 보면서 14년전에 지식기반사회가 인구에 회자되기 전에 신방과 모교수로부터 지식격차가설과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양극화의 심화를 우리나라도 급격히 겪을 것이라고 말했을 때 설마 하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돈 없는 애들의 자식은 명문대를 갈 수 없는 현실과 정보를 독점한 관료층의 비이성적인 행위가 만연하는 지금에 이 현상을 이끌 수 있는 지식인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서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인지는 의문이 든다.
편저자들의 경우, 지식의 보편화가 이루어진 지금 인터넷을 통한 비전문인들의 전문가적 소양과 식견에 기존에 설정된 지식인의 소멸을 대체할 가능성을 보지만, 구체적인 권력과 물적 속성이 부족한 온라인상의 지식인이 오프라인의 현실을 이끌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지만, 다수의 온라인상의 지식인들에게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고 싶어지는 것은 왜 그럴까?
아마도, 나 자신 스스로가 실천하지 못하는 비겁함으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해주기를 바라라는 맘이 아닐까 한다. 위에서 미친년놈들로 내가 비판한 사람들처럼, 내가 되어가고 있는 현실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이런 책을 통해서 정신적 마스터베이션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읽고 나서 마니 찹착함 심정이다.
지식인에 대해서 학계가 아닌 언론계에서 먼저 건드려준 점에 대해서는 이 책의 편저자들의 놀라움이 있지만, 쉽게 읽히는 반면에 너무 피상적으로 접근한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은 남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