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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사레 보르자 - 마키아벨리를 사로잡은 『군주론』의 모델
세러 브래드퍼드 지음, 김한영 옮김 / 사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대학교때 필수적으로 읽어야 할 책 중의 하나가 군주론이었다. 사실, 영문학 노튼앤설러지에 나오는 Prince를 읽으면서 그 Prince가 누군지 참 궁금하여 군주론의 번역본을 여러번 통독했던 경험이 있는데 실제로 이 책을 읽으면서 당시 이탈리아의 정치와 역사 그리고 문화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또한 체사레 보르자를 다방면으로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교황의 아들로 태어난 체사레 보르자, 특히, 체사레가 시저와 같은 단어임을 군주론을 읽은지 20년만에 이 책을 읽고서 알게되었는데 권력의 정점에서 배반으로 죽은 시저와 권력의 정점에서 아버지 알렉산드레 6세의 죽음과 자신의 지병과 배신으로 죽게되는 체사레는 그의 검에 각인된 시저 아니면 무가 그 둘의 연관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 평전을 읽으면서 과연 그가 그렇게 나쁘게 매도당할 이유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평전을 읽기전에 대부분의 체사레의 잔인한 점에서 대해서만 알고 있었는데 당시 이탈리아 상황에서 그의 행동은 잔인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별로 다른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의 성공이 가문의 영광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기 보다는 물론 아버지의 후광이 있었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이뤄진 것이기에 다른 귀족 가문의 사람들로부터 매도당한 것은 아닌가 하고 추측되어 지며, 책의 곳곳에 벼락출세의 이미지를 당시 사람들이 가졌다고 여긴 것에도 잘 드러난다.
프랑스와 각 이탈리아 공화국간에 벌여진 전쟁 및 외교술에 드러난 체사레의 능력은 정치인으로서 아주 놀라운 것이었으며 그의 선견지명과 행동이 실천되었다면 이탈리아의 통일은 빨리 이루어졌으리라 생각된다. 체사레의 비극적 결말이 나기전까지 체사레는 상당히 능력있고 위대한 인물로 보였지만, 비극적 죽음을 맞기전의 체사레은 한 없이 나약하고 소심한 인물로 변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내 주변의 사람들과 나 자신의 모습이 많이 오버렙이 되었다. 잘 나갈때는 무엇이든지 잘 되어지지만, 잘 되지 않을 경우 많이 위축되고 소심해지며 또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불신이 생기게 된다. 자신에 대한 과도한 자만이 체사레를 실패로 이끌었다고 저자는 주장하지만, 마지막의 체사레는 자신에 대한 불신을 씻어버리기에 과도한 자신감을 가진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내용이 상기 책에는 있지 않지만, 없을 수록 과도하게 오버하는 사람들의 결말이 그의 결말과 별반 다르지 않기에 나는 체사레가 자신에 대한 불신이 그를 비극적 결말로 이끌게 된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나의 의견에 동조하지는 않겠지만...
어쨋든,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의 정치와 문화 그리고 군주론의 실제모델은 체사레 보르자의 생생한 모습을 보게 되어 스트레스로 만빵되어 있던 생활에 약간의 활력소를 준 점에 이 책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