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왕국의 게릴라들 - 삼성은 무엇으로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가
프레시안 엮음, 손문상 그림 / 프레시안북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삼성왕국을 말하면서 이건희를 빼고서 이야기 할 수는 없다고 본다. 지금의 삼성 왕국을 만들 사람이고 어쩌면 경영승계를 위해서 불법이라고 보기보다는 편법을 이용하였고 막대한 자금을 이용하여 정관계를 비롯하여 언론계를 로비한 지금의 삼성을 만든 이건희, 과연 이건희가 없어진다고 해서 본문의 이상호 기자가 언급한 것처럼 삼성의 파이가 더 커질 것인가?는 의문이다. 이 책은 김용철 변호사로 시작해서 김성환 노조 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으로 삼성이 저질렀던 비리와 각종의 불법을 얘기한다. 어느정도 타당한 면이 있고 진실이라고 보지만, 다른 긍정적인 측면은 무시한 것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목재회사인 노키아가 핸드폰으로 이익을 내기까지 17년의 적자를 감수할 수 있었던 것이 미국식 자본주의였기 때문에 가능한 것일까? 북유럽의 기업은 가족소유의 기업이 많고 단순히 가족기업이라 것으로 삼성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다만,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행하지 않은  측면과 그러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당연히 해야토록 하는 시스템의 부재도 비판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이건희가 삼성자동차에 뛰어든 과정과 분식회계를 통해서 채권단에 3조 가까운 돈을 물어야만 상황에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얘기할 지 모르겠지만, 그의 판단과 투자로 인해서 지금의 삼성 왕국이 일어선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를 하지 않고 있어 아쉽다. 사실, 나는 삼성맨도 아니고 삼성의 무노조 및 공포경영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잘한 것과 못한 것을 비교하면서 비판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삼성이 일어서는 데 이건희식 황제경영이 필요했던 점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삼성이 잘했던 점은 과연 없는 것일까? 대부분 인터뷰 내용은 그런 걸 인정하지 않고 있는 것처럼 느낀다. 누군가의 공과를 따질 때 잘한 점과 못한 점의 상호비교를 해주면 좋았을 것 같은 생각이 든 것은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직접적인 삼성 조직의 무서운 점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막연하게 말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내 스스로 의구심은 든다. 

    지금처럼 금산법이 완화가 되면 이건희 회장의 경영일선 후퇴는 하나의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의 비판서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될 수 있을지 그리고 삼성맨들의 정신적 각성은 요원한 상황에서 삼성의 환부는 없어질 수 있을까? 다시 한 번 더 고인 물이 썩는다라는 것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지만, 비판서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공과의 상호비교를 통해서 보여주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삼성의 모습은 바로 지금 재벌의 모습이고 이러한 삼성의 개혁이 다른 재벌의 개혁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쩌면, 나는 무임승차일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진실을 알리고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과 그 결과를 나는 참여하지 않으면서 배내노라 감 내노라 하는 것은 아닌지 그러면서 감정적인 비판을 하는 것은 아니냐고 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모든 삶과 가정을 희생하면서 나는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면 부정적이다. 아~~~~ 참으로 부끄럽고 왜소해졌음에 대기업의 말단 사원으로 근무한 그 10년의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이들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더 경의를 표하며 그들의 용기에 감사함을 느낀다.

    많이 비겁해진 내가 평을 쓴 것은 너무나 주제넘었다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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