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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영의 힘 - 10년 장기 불황을 이겨낸
제임스 아베글렌 지음, 이지평 옮김 / 청림출판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일본의 장기불황에 대해서 구구절절 많고 많은 말들과 이론들이 있으면서 그 현상을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어왔다. 아주 상식적인 것에서부터 복잡한 이론에 이르기까지 그 현상의 원인을 밝히고자 하였다. 상기 책은 그 가정은 무너뜨리고 있다. 즉, 일본에서 장기불항 10년은 없었으며 업계의 재편과 재무상의 변화를 통한 보다 강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서 두드러지게 보이는 것이 몇 부분이 있다. 특히, 유연한 노동구조가 마치 모든 경쟁력의 원천인 것처럼 주장하는 한국사회에서 일본식의 종신적 관계(lifetime commitment)를 유지했던 토요타,캐논,후지 등 일본의 상위 10개 기업중 8개 기업이 상기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히 놀라웠다. 저자는 상기 주장의 근거를 토요타의 예로 들고 있다.
신용평가 회사인 무디스 인베스터 서비스는 장문의 리포트에서 종신고용제가 일본 대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신용도를 저하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지표로 봐도 세계 최강의 자동차 회사인 도요타 자동차의 신용 평가 등급을 낮추었다. 도요타 경영진은 이 주장에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이렇게 대답했다. 도요타의 직원이 우수하고 회사에 충성심이 강한 것은 종신 고용제의 직접적인 결과이며, 따라서 종신고용제의 직접적인 결과이며, 따라서 종신고용제는 제약이 되기는 커녕 "도요타에게 대단히 큰 플러스 요인다"라는 것이다.(p139)
세계 1위 판매와 수익을 자랑하는 도요타의 신용등급을 낮게 매기는 이런 웃기는 일들에 우리나라 언론과 학계는 왜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가? 더 나아가서 저자는 미국형 기업 지배구조의 경우 각 나라가 처한 문화적,역사적,전통적,법률 그리고 제도의 차이를 극복하기는 실로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사회적 소득 불평등이 정치와 사회의 안정을 위협한다는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은 에티오피아,가나,캄보디아에 필적할 만큼 불평등한 사회의 제도가 덴마크,스웨덴,핀란드와 더불어 소득분배가 고른 일본사회에 과연 제대로 적용될 수 있을지 참으로 저자의 말대로 의문이 든다.
사외이사제도의 경우, 미국 기업에서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미국식 제도의 우월성을 부르짖는 우리나라 언론과 학계 그리고 정부는 반성을 해야 한다고 보며, 아무런 자기 관찰과 반성 없이 미국의 추종은 이명박이 "미국내에 불신의 기운이 있다"라고 허튼 소리에서 절정을 이룬다.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는 철저한 국익의 관점에서 바라봐야지 가족 관계나 친구에게나 쓰는 신뢰라는 말로 표현한다라는 것이 참으로 구역질이 날 지경이다.
물론, 이 책이 다 옳다라는 것은 아니다. 역자의 후기에에서도 지적했듯이 너무 일본을 미화하는 측면이 없지 않지만, 적어도 일본 내부의 객관적 사실과 미국내의 어두운 면 양자를 비교하면서 기존 상식의 논리 근거 없음을 반박하는 태도는 우리나라 학계와 기업인 그리고 정부는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한국의 미래와 비전은 과연 있을까? 나는 없다라고 본다. 더 슬픈 것은 이런 사회에서 머슴으로 한 기업에서 살아가면서 애들을 뒷바라지 해야만 하는 나의 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