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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제국 - 금융자본 권력의 역사 350년
존 스틸 고든 지음, 강남규 옮김 / 참솔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네델란드인이 식민지로 개척한 뉴암스테르담(뉴욕의 옛이름)을 영국인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네델란드 총독 Peter Stuyvesant가 1652년 목책(Wall)을 세우지만 1664년 영국의 공격으로 뉴암스테르담은 영국왕 찰스 2세의 동생이자 왕위 계승자인 요크공 제임스의 생일선물로 진상되어, 지금의 '뉴욕'이 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12년전, 미국으로 잠시 갔을 때, 왜 Wall Street 이라 하는지 잘 몰랐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월가의 역사를 간략하게나마 알게되어 좋았으며, 월가로 상징되는 미국 금융사를 통해서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협잡을 이해한 점이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이라 생각된다.
이 책의 번역본이 나온 것이 2002년이니까 약 6년전에 나온 것이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각종 금융상황은 현재의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이명박 정부의 경우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정부 권한의 축소 및 시장 자율화를 부르짖고 있으며 구조조정을 통한 효율성의 증대를 기치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에 나타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신자유주의가 전제로 삼고 있는 합리적인 인간인지는 참으로 의문이며, 투기 앞에서는 그 어떤 인간도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음을 적나라하게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서, 정부개입의 축소를 강조하는 신자유주의는 자신들의 나라에서 벌어졌던 공황에 대해서 자신들의나라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잊어버리고서 신흥국가한테 그러한 개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가증스럽다.
그 가증스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 한국 지도층은 도대체 무엇을 하는 것인지 힘의 정치에서 밀려 그 권력의 단맛을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것인가? 이나라 보수층에게는 나라와 민족이 잇는 것인가? 요즈음 늘 나는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으며 이나라에 비전에 없음에 가슴이 아파온다.
어쨋든 사람들의 본성은 별로 변하지 않는 것 같으며, 과거에 발생한 각종의 사건을 통해서 그러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사람의 습성인 것 같지만, 돈 앞에서는 자신의 판단이 제일 옳은 것으로 착각함과 동시에 군중심리에 얽매여 평상시 같으면 내리지 않을 판단과 행동을 하는 것을 보면 역사에 대해서 늘 공부하고 관심을 가져야 겠다라는 다짐을 하게 된다.
이 책에 331p에 1929년 미국에서 공황이 오기 전, Saturday Evenign Post에 당시 사회현상을 묘사한 시가 다음과 같이 나온다.
할머니는 용돈으로 주식을 사셨고
아버지는 '황소와 곰'과 놀기 위해 나가셨고
어머니도 한 토막 정보를 믿고 주식을 샀네
아기는 이렇게 번 돈으로 비싼 신발을 하나 얻어 신네.
이 모습이 현재의 한국과 너무 닮아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나라도 한 번 쯤 지금 상황을 돌아다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한국의 똑똑하시고 능력 많은 신 분들이 자신과 같지 않은 하층사람들에게 정말로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은 있지만, 상기 책은 나타난 인간 본성에 비출 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면서 참으로 우울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