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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전쟁을 했을까? - 미국.베트남 적과의 대화
히가시 다이사쿠 지음, 서각수 옮김 / 역사넷 / 2004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더 베트남인들의 대범함을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NHK에서 베트남 전쟁 후 전쟁 당시 국방장관 맥나라마 외 12인의 미국인과 당시 베트남전 군수뇌부 및 외교부 직원 13명이 1997년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모여 대화한 것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것을 편찬한 책이다.
이 책의 서문을 읽다가 약간은 강성이면서 기자체의 문체를 쓰는 사람이 누굴까하고 궁금한 상태에서 리영희 교수임을 알았을 때 새삼 글은 사람을 속이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서문에서 나타난 맥나라마의 베트남전을 통해 배운 교훈은 다음 11가지라고 한다.
1. 남 베트남의 민족 해방 전선, 소위 베트콩이라고 경멸했던 그 사람들과 북 베트남 사람들의 자질과 능력을 완전히 오판했다.
2. 사이공 반공 정부 지도자들의 과거 경력과 한심함을 오판했다.
3. 각성한 민족이 발휘하는 내쇼날리즘의 역량의 힘에 대해서 무지했다.
4. 베트남의 역사,문화,인민,정치, 지도자들의 인간적 요소 등에 대해서 미국의 정책 수립자들은 무지했다.
5. 미국적 과학, 지식,미국적 물질의 힘을 과시했다. 즉, 의식화된 인민의 역량을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했다.
6. 미국 시민의 전쟁열을 조성하는 데 실패했다. 즉, 미국 국민의 호응을 얻는 데 실패했다.
7. 베트남 전쟁을 수행하는 목적에 대해서 국민적 이해를 얻는 데 실패했다.
8. 미국식 사명감의 독선에 빠져 있었다. 즉, 미국식 제도를 이상화해서 세계 어디서나 미국식 제도를 적용해야 한다는 독선에 빠져 있었다.
9. 세계 우방 국가들의 전폭적인 협력을 못 얻었고, 그런 협력 없는 전쟁에 뛰어 들어간 무모함이 잘못됐다.
10. 미국적 관점에서의 이런 불합리한 정황 속에서 단급하게 해결하려고 한 것이 실수다.
11. 군사력이 아닌 방법, 즉 협상이나 상황을 적절히 조성하거나 평화적인 조건을 만드는, 다시 말해 무력이 아닌 방법으로서의 해결을 경시했다.
이런 맥나라마의 말을 과연 믿을 수 있을까? 맥나라마의 경우, 이 책의 원제목이 missed opportunity 인데, 그 잃어버린 기회를 맥나라마의 경우, 베트남에 있음을 간접적으로 마지막 부분에 말하고 있다. 베트남전의 경우, 나는 당사자가 아니기에 3자의 눈에서 살펴보는 데,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 맥나라마는 베트남의 지도자들의 롤링썬더[북폭]에 북베트남의 수많은 인민들이 죽어가는데 지도자들이 협상에 나서지 않았다고 질문한다. 그렇다면, 미국에 다른 나라가 폭격으로 백만명을 죽이고 있는데 그 쪽 나라에서 평화제의를 하면 당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9.11 테러사건으로 죽은 미국인들을 위한 정의를 행한다고 이라크 침공으로 수십만명을 죽이는 미국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나? 이런 미국을 존중하다 못해 짝사랑하는 한국의 집권세력의 비열함에 많이 화가 난다. 이 나라에 미래가 있을까?......
더불어서 북베트남과 미국의 비밀회담이 마리골드에서 베트남이 견지한 비밀보장 태도에서는 이 책의 저자도 언급했듯이 소국이 대국과 외국현상에 있어서 정보의 통제는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언급한 점에 국가의 주요 기밀을 아무데나 떠벌리고 다니는 이 나라의 정치인은 정말로 국민을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이런 정치자와 지도자 아래에서 우리 후세들은 과연 희망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씁쓸한 감을 지울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