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10,000일의 전쟁
마이클 매클리어 지음, 유경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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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기 책의 경우, 베트남 학습과정에서 추천도서로 읽게 되었지만, 이 책에 앞서서 호치민 평전을 읽어본 나로서는 책의 엉성한 번역과 무성의함에 무척 화가 났다. 호치민 평전의 리뷰에서도 잠깐 언급해보았지만, 베트남의 지명이나 인명의 경우, 최대한 그 나라 말에 가깝게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영어식 발음으로 번역해 놓은 번역자의 무성의함에 무척 화가 난다. 베트남어의 경우, 비록 로마자를 자신들의 표기로 사용하지만, 발음은 영어와 상당한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서 men을 발음할 때 베트남어의 발음은 man과 같기 때문에 철자에 익숙하다고 해서 엉뚱한 발음을 베트남 인명이나 지명에게 붙이는 것은 번역자의 큰 실수이다. 리뷰를 쓰면서 번역자가 인명이나 지명을 잘못 써놓은 페이지를 보니 책의 마지막까지 나와서 세는 것을 포기했다.

     특히, p80에 나오는 호치민을 만난 모습을 묘사하는 다음 대목을 보면, 어이가 없다기 보다 참 한심하다고 생각되었다.

         -" 내가 그를 처음 만났을 때 ... 대나무 지팡이에 베트남 헬멧을 쓰고...(p80)"

    여기서 나오는 베트남 헬멧은 롱이라는 전통적인 베트남 모자를 나타내는 것인데 헬멧으로 번역하고 있다. 그러면, 이조시대의 갓은 한국의 헬멧이란 말인가? 서양인에게는 다 같은 헬멧으로 보였을지 몰라도 번역자의 경우 롱으로 번역했어야 한다. 아니면, 각주를 넣어 주던지...

    베트남의 발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문화를 이해하지 못해서 엉성하게 번역을 했다고 치자. 그러면, 잘하는 영어를 보고서 번역한 다음 구절 - 해군장관 폴 헨리 니츠 제독[p245] -은 뭔가? 장관과 제독이 같은 직급이 될 수가 있나? 번역자는 군대는 갔다 왔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번역의 문제가 너무 심하여 정작 중요한 이 책의 의의를 무시하게 될까 싶어 번역의 문제는 이쯤에서 정리하고 이 책의 한계와 장점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책의 한계로서 언급될 수 있는 것은 이 책의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미국적 관점에서 보고 있기에 북베트남과 미국의 양가적인 입장의 비교가 잘되어 있지 않으며, 특히 각 주장에 대한 언급을 할 때 철적한 각주 혹은 미주를 달면서 그 주장의 근거를 나타내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아서 비록 내용이 두껍고 사진도 많지만,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다. 특히 미국의 전쟁광들인 매파에 대한 분석이 너무 부실하여 오히려 그 매파들이 왜 베트남 전쟁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겉으로 보기에는 매파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빠져 있기에 이 책의 무게감이 없다고 본다. 그것은 그 매파와 관련된 군수산업체와 결탁에 대한 설명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2차세계대전보다 20배나 더 많은 폭탄을 베트남상공에 뿌렸고 원폭에 몃배나 달하는 것을 쏟아 부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 많은 양은 누가 공짜로 공급해주나? 뒤집어 말하면, 책에서도 언급했지만, 복지프로그램에 지출되어야할 연방예산이 이들 군수산업체로 흘러 들어간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 이들 군수사업들의 매출과 성장율 그리고 이들 업체와 매파간의 로비관계와 권력관계를 분명히 지적해었야 하는데 저자는 하고 있지 않다. 다큐멘터리용 책의 한계라고 본다.

    그렇지만, 이 책에 나오는 몇 몇 구절은 지금의 부시가 일으킨 이라크 전쟁과 그의 거짓말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되는데 이 책의 장점이 있다고 본다.  존슨 대통령은 초기 베트남전을 수행하면서 "의회를 속이고 권력을 남용하는 민주주의 체제 전반에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고 저자가 주장하는 것처럼, 지금의 미국의 이라크에 대한 전쟁 역시 미국 행정수반으로서 대통령이 가진 권한을 남용한 결과이며 35년전이나 지금이나 미국은 변하지 않았다라는 반증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더불어서, 존슨,포드 그리고 닉슨 대통령은 베트남전을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심한 반감이 있었으며 그로 인해 한 명의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베트남전 이후 물러나가게 된다. 이런 선례가 있었서 그런 것인지 가끔 AFN 혹은 CNN을 보면 각 전쟁을 보도하면서 굉장히 왜곡된 장면을 수시로 내보내는 것이 눈에 띈다. 어쩌면, 미국은 베트남전을 통해서 언론통제와 사람들 세뇌에 많은 것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두려움이 생긴다. 쓰다 보니 이 책의 장점이 전혀 없는 것처럼 되었지만, 당시 미 행정부에서 근무한 직원들의 이름이나 안 것이 이 책의 마지막 장점이라 보며, 딱히, 이런 책을 왜 보았을까하는 심한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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