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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바이올린 - 베트남, 아무도 묻지 않았던 그들의 속내 이야기
정나원 지음 / 새물결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회사에서 읽어보라고 권유한 책이라서 어쩔 수 없이 읽게 되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네 어머니나 할머니가 생각나는 건 나만의 오해인가? 이 책에 나오는 11명의 베트남인들에게는 전쟁으로 인한 상처와 추억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그 삶이 1986년 도이모이 이후에 어떻게 현재의 삶에 굴절되고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간간하게 전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의도적으로 글의 톤은 우리나라 농부 혹은 시골 사람들 톤으로 써서 그런지 좀 더 친밀하게 와닿은 점은 이 책의 큰 장점으로 생각된다. 특히 이 책에서 생각나는 구절은 마이 아줌마가 과거와 현재의 삶을 비교하면서 하는 넉두리였다.
" 그때는 뭐든지 다 같이 했단 말이요. 그러니 서로 정도 붙고 속사정도 다 훤하질 않았소. ............. 이제는 돈을 안 주면 되는 일이 없고 돈을 안 주면 사람마다 대우가 다른 말이요(201p)"
이 구절은 다시 화가인 당수언호아의 "결핍감이라는 거는 상대적이지 않습니까?(218p)"에서도 다시 언급된다. 왜 이 구절이 마음에 와 닿을까하고 생각해보니, IMF 이후에 현재의 우리 삶도 부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돈으로 안되는 일은 없어지고 또한 모든 서적이나 방송이 투자와 돈 벌기에 혈안이 되어가는 현실과 어느정도 중첩이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절대적 빈곤은 벗어났다 하더라도 상대적 빈곤감은 심해지고 현재 20대는 88만원 세대라고 불리우는 이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벗어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이 든다. 베트남의 경우 8천만 인구중에 5천만 가량이 20대라고 한다. 그들은 성장동력이 충분하지만, 우리는 그런 성장동력을 가져보지도 못하고 20대가 가져야할 부를 기존의 386세대가 가져가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은 그들의 고생의 대가를 현재의 젊은 세대에게 결과물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보기에 내 입장에서는 현재 베트남 젊은이들은 행복한 것은 아닐까하고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이 들 베트남 민초들의 삶을 읽다 보니 전쟁의 일상화 속에서 거대 이데올레기에다가 자신들의 모든 삶을 바쳐야 했던 그네들의 삶이 자못 안스러우면서, 이데올로기에 모든 인간적 가치를 바치게끔 만든 이 세계적 구조와 특히 제국주의 지도자들에 분개감이 생긴다. 자신들은 평화로운 일상속에 숨으면서 제 3세계 민초들을 죽음으로 내 몬 그들은 반성해야 한다. 그들의 선택으로 이 베트남 민초들은 인고의 삶을 살야야만 했으니까....
베트남에 가게 될지 안가게 될지 확실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가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그네들의 삶속에 동화되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 꽤 ~~~~~~괜찬은 책이라 생각된다. 두 어린 애들을 돌보는라 대충대충 읽었음에도 잔잔한 감이 든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