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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위대하지 않다 (양장)
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사놓고 읽지 않았던 크리스토퍼 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를 방금 다 읽었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금방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런 저런 일로 조금은 시간이 걸려서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제목이 신이 위대하지 않은 이유가 그 신을 적자생존에서 우연하게 생존하게 하게 된 포오류인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는 주장을 하기 저자는 방대한 문헌과 과학적 사실 더불어서 각종 종교에 대해서 상세하게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의 사상적 배경이 서구이다 보니 일신교인 유대교, 기독교, 카톨릭 그리고 이슬람에 많은 장을 할애하면서 일신교 사상이 가져다 준 폐해를 열거하고 있다. 더불어서 1,2차 세계대전때 나치와 파시즘에 협력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기독교와 카톨릭이 그런일에 대해서 진정한 반성이 없다라는 사실과 나치 전범들을 남미로 도망치게끔 도와주는데 일조를 한 것이 바티간이라는 사실은 상당히 충격적이기까지 하였다.
저자처럼, 나도 어렸을 때 주일학교에 다닐 때 겪었던 경험이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생각이 되었다. 국민학교 6학년 때인가로 생각되는데 지옥을 이야기 하는 주일교사에게 이순신이나 내 조상들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데 지옥에 가야하냐고 하는 질문에 주일교사가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연옥이 있다고 답변을 해주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그 연옥이라는 것이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이야기임을 알게 되고 참으로 실망스러웠던 적이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의 납치사건 이후로 한국 기독교에 대해서 여러가지 건설적인 비판서가 나온 가운데 몇 권을 읽어보기 했지만, 한국이나 서구나 일신교 신앙이 강제하는 규칙과 두려움을 조장하는 무지와 오만에 대해서 이처럼 자세하게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는 책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왜 한국에서는 이런 책이 발표되지 않을까하는 의문이 들면서 몇 년 전의 일이 생각났다.
영어 제목으로는 Jesus Mystery로서 동아일보에서 편찬한 예수는 신화라는 책이 보수적 기독교 단체의 항의로 절판된 사건이다. 다행히 이 책이 절판되기 전에 읽어볼 수 있었는데, 그 때 왜 한국은 학문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없는 것인지 참 아쉬었었다. 그 이유를 크르스토퍼 허친스은 종교의 무지와 탐욕때문이라고 상기 책에서 신랄하게 비난하고 있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종교에 대해서 조금만 공부해보면 상식적인 이야기에 지나지 않지만, 그런 것을 폭력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출판하는 저자나 풍토가 조금은 부러웠다. 어쨌든 이 책의 저자를 알게 된 것 내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세삼 세상이 넓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끊임없이 회의하고 노력해야 겠다라는 다짐을 하게된다. 하지만, 저자가 주장하는 이성으로 과연 새로운 계몽주의의 바람이 생길까하는 의문은 내내 들었다. 타인의 의견을 종교적으로 이단으로 매도하는 사회에서 꺼리낌없이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역시 저자와 같은 용기는 없는 것 같다. 참으로 나 스스로 부끄럽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단점을 하나 지적한다면, 저자가 워낙 다양한 분야에 전문적인 어휘를 쓰다 보니 번역에서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지금 생각이 나는 것은, 불교에서 쓰는 황금전륜이라는 어휘가 있음에도 황금수레바퀴라고 번역한 것을 보고서 번역자가 좀 더 신중하게 접근했어야 한다고 본다. 다시 한 번 더 번역의 어려움을 절감하게 된 책이라고 생각되며, 이 책의 원서가 얼마전에 집으로 배달이 되었기에 원저로 다시 한 번 읽어야 겠다고 다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