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연한 기회에 읽기 되었는 데, 첫 표지부터 약간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저자의 이름이 고추의 매운 맛인 캡사이신으로 되어 있어서 여자의 입장에서 남편들의 바람을 통쾌하게 분석한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조금 했다.

사실, 남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어보니, 많은 부분에서 동감을 하긴 했지만, 너무 이분법적으로 남편과 아내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 것 같아서 글쎄, 과연 이럴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책에서 등장하는 남자들은 헌신적인 아내의 뒷바라지를 무시하고 호기심으로 바람이 나서 아내를 고통의 늪에 빠지게 하는 것처럼 묘사를 하고 있는데, 부부간의 문제를 제 3의 입장에서 드러나는 것으로만 판단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리고, 모든 아내가 이 책에 묘사한 것처럼 적어도 내가 읽기에는 완벽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음의 경우, 남자의 바람 못지않게 여자의 바람도 무시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주변의 내가 아는 사람은 아내가 바람을 피웠어도 애들 때문에 그리고 지금까지 이루어놓았던 가정의 틀을 깨고 싶지 않아서 겉으로는 평온하게 살고 있다. 책에서 묘사한 것처럼, 모든 남자가 자기 아내가 바람나면, 야구방망이를 휘두르지는 않는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빛나는 것이 모두 금이  아닌 것처럼...

다만, 이 책에사 가장 많이 동감이 가고 나 자신을 돌아다보게 된 것은 남자의 바람으로 인해서 고통받는 아이들에 대해서 얘기한 부분이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어렸을 때 내가 겪었던 경험이 되살아나서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이 났다. 그리고, 그 시절의 여동생과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랩이 되면서 지금까지도 그 당신이 한 행동에 대해서 시간이 지나서 해결된 것으로 생각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되살아나서 아버지한테 접어놓았던 미움의 감정이 되살아났다.

지금은, 나 역시 두 딸아이의 아버지로 살아가고 있어서 예전처럼 아버지한테 대하지는 않지만, 아버지로 인해서 항상 좋은 남편과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라는 강박관념과 빗나가면 안된다라는 틀속에서 살아왔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내 삶의 경우 무엇무엇을 해야만 해라는 생각이 앞서서 내가 하고 싶은 것 그리고 좋아하는 것을 표현하기 보다는 그 틀속에서 나를 얽매어 살아왔음을 깨닫게 되었다. 항상, 어머니는 바르게 커서 고맙다라고 말씀하시지만, 글쎄, 그게 그렇게 고마웠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역시 그러한 상황에서 방어기제로 공부와 책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어쨋든,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서 아이들에게는 큰 심리적 트로마가 생기며, 그 트로마는 나이 40이 되어서도 내가 짊어지고 가야할 십자가가 되어 있으며 나의 아이들에게는 그 십자가 또는 악연을 내대에서 끝내고자 다짐을 다시 가지보게 된다.

내 나이 또래의 남자들이 한 번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덧붙여서 "내 여자가 바람났다"라는 책도 한 번 발간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이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