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의 "전쟁과 사회" 이후 읽어보는 그의 두 번째 책이다. 사실, 이 책의 경우 도서관에서 한달 반 전에 빌려놓고 읽어보지 못하다가 이번 휴가기간에 읽게 되었다. - 사실 도서관 입장에서 보면 무지막지한 연체자이다..- 휴가기간전에도 수시로 조금씩 읽어갔지만, 핑계라면 핑계이겠지만, 회사일로 바빠서 읽지 못한 면도 없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의 책은 단순히 시간 때우기로 읽기에는 주제가 조금 무겁기 때문에 차분히 시간을 내어 읽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쨋든, 그의 책을 다 읽으면서 다른 모든 평론집이 가지는 장점과 단점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되었다. 장점으로서는 다양한 사회현상에 대해 기존과 다른 관(perspective)을 볼 수 있어서 좋았고, 단점으로서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억지로 끼워맞추기식의 편집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일관된 주제가 아닌 多주제로 이루어지다 보니 개별 그 주제의 연관성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느낌이었다.
사회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구조"와 "행위" 란 두개의 변수에 어느쪽에 더 관심을 두느냐에 따라서 같은 현상이라 하더라도 다른 설명이 나올 수 있다. 김동춘의 관점은 한국사회의 현실 구조에 더 집중되어 있다. 예를 들어, 기업사회나 분단현실, 식민지 경험 등에서 나타난 한국사회를 형성한 선결구조에 그 설명의 대부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사회에 나타난 지식인의 모습도 이 구조에 따른 반응으로 설명하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개별 시민사회의 모습과 운동을 김동춘이 폄하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 구조에 많은 설명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내가 김동춘의 학자적 양심에 크게 감동을 받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김대중 정부시절에 쓴 "한국 노동자 내부 구성과 상태의 변화" 에 있어서 지금과는 별로 맞지않다고 스스로 인정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의 이런 치부를 비록 그것이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그는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또한 그의 관점은 끊임없는 한국사회의 현실이며 부단한 글쓰기를 계속할 뿐만 아니라 매향리의 문제에 있어서는 실천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어 부끄러움은 느끼게 하는 운동가이다.
그의 글쓰기가 한국사회의 구석진 부분을 계속해서 건드려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잃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