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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의 시대 - 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것들
조지 소로스 지음, 이진명 외 옮김 / 네모북스 / 2006년 10월
평점 :
절판
사실, 조지 소로스라 하면 IMF 시절에 무수히 많이 들어본 이름으로 나에게는 환투기꾼의 이미지로 각인된 사람이 칼 포퍼의 "열린사회와 그 적들"을 그 사상적 기반으로 해서 칼 포퍼의 한계성과 열린 사회의 가능성 그리고 미국사회에 대한 비판을 썼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컬하게 느껴진다.
이 책은 크게 2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의 경우는 칼 포퍼의 열린사회의 개념과 그 사회의 실현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으며, 칼 포퍼의 이론적 한계 - 사회과학을 자연과학처럼 해석할 수 있다 - 와 더불어 그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재귀성의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의 경우 89년 대학교 1학년때 학생운동을 하는 선배들이 말로는 민주주의와 민중을 말하면서 그 행동방식에 있어서는 고압적이자 강압적인 모습을 보여 대학생활 자체에 실망하고 있던 나에게 하나의 피난처를 제공해준 책이었다. 그러나, 1학년이 읽기에는 너무 어려운 책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조지 소로스의 경우는 헝가리계 유태인으로서 공산주의와 나치의 핍박을 피해서 영국을 통해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며 성공적인 금융가(?)로 성장하게 된다. 열린 사회에 대한 갈망은 본인의 경험을 통해서 체득하게 되고, 칼 포퍼를 만나면서 이론적으로 완성하게 된다. 조지 소로스의 이러한 인식의 틀을 "금융 거품론" 즉, 투기 자본의 자멸화 과정 - 자기 강화에 이은 꼭지점에서 자기 쇠퇴 - 을 인식함과 동시에 그 기회를 살려 돈을 벌었음을 설명한다. 나아가서 그러한 인식의 틀을 2부에서 미국사회의 문제점, 특히 조지 부시의 실정과 그러한 대통령을 재선시켜준 미국사회의 문제점 및 개선안을 제시하고 있다.
2부의 내용은 저자가 뭐라 말하든 너무 상식적인 얘기의 나열에 지나지 않으며 본인의 "열린 재단"에 많은 설명을 할애하고 있다. 하지만, 그 문제점의 직시성이나 세밀함에 있어서 다른 이론가들 특히, 촘스키나 하워드 진에 많이 못 미치고 있다. 문제점을 인식하고 세밀하게 파고 들기에는 이미 그는 최고 최상층의 사람이 되어버렸기에 때문이 아닐까 하는 우둔한 생각이 들면서 이 책의 번역자들의 한계와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의 경우는 쉬운 듯 하면서도 개념 정의에 있어서 약간의 선이해가 없다면 읽기가 어려운 책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번역을 한 사람들도 그 분야의 전문가라기 보다는 조지 소로스라 하여 경제 신문의 기자들이 한 것이라서 매끄럽지도 못 할 뿐만 아니라 개념 설명을 잘 못하고 있다. 그래서, 이게 무슨 말이야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으며 오히려 사회과학과 철학을 전공한 사람이 감수라도 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번역의 경우 잘 못하면 반역이 됨을 번역자들이 조금만 알아 주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램이 독자로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