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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사랑 - O.S.T.
Various Artists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묶여있어, 규칙적인 생활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에 예전이라면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티비를 본다. 그리고 몇 번인가 드라마에 푹 빠지기도 했다. 만은, [이죽사]는 안타깝게도 끝까지 푹 빠져서 보진 못했다. 후반으로 갈수록 좀 짜증이 나더라구.
여튼 드라마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수영의 타이틀곡(#2)이 가장 많이 삽입된 곡이자, 가장 많이 알려진 곡이고, 뭣보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곡이다. 뭐 어떻게 보면, 별다를거없는 이수영표 발라드,라고 잘라 말할 수도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가요계를 살펴보면, 이렇게 애절한 발라드가 얼마나 (유달리도) 많은가.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째서 들을 때마다 이렇게 가슴이 찡-한걸까 -_-
멜로디야 그렇다 치고, 물론 타이틀곡이니만큼 돈을 좀 들였겠지만, 나름대로 엔지니어링이 그나마 잘 됐다는 느낌이 온다. 그러니까 특히 보컬에 맞춰서 사운드를 잘 깎은 흔적이 보인다. 이수영만의 비음섞인 창법과, 특히 이번 곡에서 두드러지는 강약조절을 잘 살리고 있다는 얘기다. 과장하자면 그녀의 힘없는 한숨까지도, 무성음에 가까운, 독백 같은 한마디 한마디까지도 생생하게 전달되고 있다.
근데 뒤집어 생각하면, 우리나라 가요계에서는 오직 발라드만이, 발군의 퀄리티를 낼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하나 더 있다면 댄스 음악! 공장에서 찍어내듯 대량생산되는게 댄스 음악이다만, 그 퀄리티는 무시못한다) 메탈/하드코어(라고 부르기도 뭐하지만)가 판치는 홍대 클럽(어디까지나 소규모)에서 네스티요나 같은 키보드 위주의 밴드나, 딱히 생각은 안 나지만; 어쿠스틱 중심이나 퓨전하는 밴드의 사운드가 썩 좋게 안 나오는 이유랑 같은 맥락이기도 하다. 이퀼라이저랑 앰프 셋팅을 메탈이나 하드코어에 아예 딱 맞춰놨거든. 그걸 밴드 바뀔 때마다 일일이 다시 셋팅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게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이고, 이 앨범에서도 대략 비슷하게 먹히는게, 바로 이수영의 타이틀곡 빼고는 들을 만한 곡이 없다는 점이다. K. Will이라는 듣도 보도 못한 그룹의 꿈(#4)이라는 곡도 드라마에는 자주 삽입됐는데 글쎄, 티비로 볼 때는 화면이랑 같이 봐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화면 없이 들으니까 별 감흥이 없더라. 신승훈 곡은 뭐 아예 평균 또는 평균 이하 수준이었고.
결론은,
비가 너무 멋있었다 -_ㅠ)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