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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읽은 책은 아니다. 이 책에 대해 변정수 쌤이 쓴 글이 있는데,

[변정수의 책마을 돌보기] ‘무책임한 책’은 퇴출해야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462986.html

이 글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몇 있어, 쓴다. 먼저 이 글에서 문제 삼는, 옆 책의 한 문장이다.

미국의 인구에서 다섯번째 부자는 다섯번째로 가난한 사람보다 소득이 12배나 된다.

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 앞뒤 문맥 다 쳐내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 듯싶기도 하지만서도 또 어떻게 보면 별 문제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어쨌든 나는, 저 문장을 척 보자마자 오역임을 알아차리지는 못하겠다.

위 글을 좀 더 인용한다. 강조는 나님.

대단히 전문적인 내용이어서 미처 챙기지 못했다면 차라리 이해하겠다. 나는 원문을 확인하지 않고도 오역의 원인을 너끈히 짐작할 수 있었다. 영단어 ‘fifth’에는 ‘다섯번째’라는 뜻도 있지만 ‘5분의 1’이라는 뜻도 있다. 중학생 수준의 기초영문법에 나올 법한 내용이다. 그러니까 문제의 문장은 “상위 20% 인구의 소득이 하위 20%의 소득보다 12배 많다”라는 뜻으로, 이른바 ‘소득 5분위 배율’에 관한 서술이다. 그리 전문적이랄 것도 없는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수준의 경제학 개념이다. 어쩌다가 이런 엉터리 책이 버젓이 출간되는 사태가 일어났을까.

강조한 부분을 보자. 나는 저 문장을 보고 이상하다는 느낌도 전혀 받지 못했으며(앞뒤 문맥이 있었다면 약간은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오역이라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세상에는 원문을 확인하지 않고도 오역의 '원인'까지 짚어내는 사람도 있다니!

이어지는 내용을 보면 그 근거가 제시된다. '소득 5분위 배율'이라는 경제학 개념이 있다는 거다. 그런데 여기서 나는 또 잠시 당황한다. 소득 5분위 배율? 그게 뭔데?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 수준'이라는데, 어 물론 나님도 고등학교 때 사회는 들었음미. 이과라서 경제는 안 들었지만(아니 실제로 뭔가 의무적으로 시간은 잡혀 있었는데, 선택과목은 아니었으므로 공부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그런데 정말로 고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소득 5분위 배율이라는 게 나오나? 그걸 모르겠다.

끝으로, 결론이, 참... 생략한 부분도 없는데 어쩜 한 문단 안에서 비약이 너무 심하지 않나. 뒤에서 부연되지만, 저 한 문장을 가지고 '엉터리 책'이라느니 글 마지막에 가면 '퇴출'이라느니 하기에는 논거가 너무 부족하지 않나. 저 문장은 과연 '퇴출'당할 만큼 치명적인 실수인가? 저자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오역인가?

너그럽게 생각하면, 아마도 저 책의 편집자는 저 문장을 읽고도 (나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나와 마찬가지로) 고등학교는 나왔어도 '소득 5분위 배율'이란 개념은 알지 못했고, 그러니 원문을 찾아볼 필요도 못 느꼈을 것이다. 모르겠다, 적어도 나라면 그랬을 것이다. 당신이라면 어땠을까? 저 문장을 척 보는 순간 뭔가 이상함을 느꼈을까? 과연 그런 사람이 더 많을까?

덧붙이자면, 글 전체로 볼 때 결론은 너무 비약적이다. 대략 1. 이 책에는 내가 볼 때 엄청난 오역이 있는데, 유명 출판사조차 그걸 못 잡아냈다. 2. 책이라고 부르기조차 민망한 책을 버젓이 파는 셈이다. 3. 이들은 퇴출당해야 한다. 이런 내용인데, 2와 3 사이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다.

물론 거듭 말하지만, 나로서는 1에서 2로 넘어가며 제시되는 근거도 전혀 공감할 수 없다.

정말 묻고 싶다. 소득 5분위 배율, 다들 고등학교 때 배우고 졸업했습니까? 나 혼자 이상한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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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 2011-02-20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미국에서 다섯번째 부자는 최소 이건희보다 재산이 많을 것이고, 미국에서 다섯번째 가난뱅이는 재산이 최소 마이너스일텐데, 겨우 12배 밖에 차이가 안난다고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으니 편집자가 초등학교 상식만 가지고 판단해도 0.1초만에 오역임을 알 수 있다고 봄.

faai 2011-02-20 21:19   좋아요 0 | URL
음 그렇군요.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저는 편집자 실격인가 봐요 흑흑

똥개 2011-09-2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보다 제 눈을 끌었던 건, '12배'라는 황당한 비율이 아니엇지요. 이런 식으로 비교할 거라면 왜 '제일 부자'와 '제일 가난한 사람'을 비교하지 하필 '다섯번째 부자'와 '다섯번째 가난한 사람'을 비교했을까.. 그게 제일 먼저 이상해서 문장이 눈에 걸렸지요. 그러고 나서 보니 12배라는 것도 말이 안된다 싶었구요. 편집자가 이걸 짚어내지 못하는건 변명할 여지 없는 '무책임'입니다. 그건 그에 대해서 따로 근거를 댈 필요도 없는 '상식'입니다.
 

우연히 한번 들어가서 봤다.

http://www.yes24.com/Campaign/01_Book/2011/0103BoYreview.aspx?CateNo1=1&CategoryNumber=001&Gcode=&pid=&ecode=51&Pida=#books

와 근데 이건 뭐

서평을 쓰고 싶은 책이 없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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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in.co.kr/718825194

번역 비판 혹은 번역 비평이라는 단어의 공허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이제 지겹다.
일단 나부터 그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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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 사무라이 1편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아프로와 곰이 싸우는 장면이다. 곰은 그야말로 진짜 간만에 보는 완전 비극적인 캐릭터다. 눈물이 계속 흘러 어흑... 

초반에 흐르는 음악이 참 좋은데, OST에는 들어 있지 않다. 곡명도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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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 구매왕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나 같은 일개 소비자야 무슨 수를 써도 언감생신 순위에 들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왠지 배가 아파서 치사한 얘기를 좀 쓴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00712_genre#gumea

현재 1등이 80만 원 넘게 산 GS칼텍스이경희라는 사람이다. 이거 뭐 대놓고 "사무실 사람들이랑 아이디 돌려썼어염~" 하는 셈 아닌가. 혹은 사무실에 서재를 마련하기로 해서 회사 카드로 긁은 거라면? 저 순위에 든 사람 중 정말 개인 소장용으로 산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대놓고 저런 이메일 노출하는 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 저게 중소기업 이메일이었다면 내가 말도 안 해요.


덧: 알라딘에게. 오페라나 구글 크롬에서는 이미지 삽입이 안 되는데 이거 언제 고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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