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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
장승욱 지음 / 하늘연못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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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는 있겠으나 가격이 비싼 것도 사실. 인터뷰를 보면 꽤 괜찮은 저자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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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에 정답은 없다 - 출판편집자를 위한 철학에세이 출판기획 시리즈 3
변정수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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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 년간 편집을 다룬 책이 그나마 여럿 나왔다. 단, 그 대부분은 '이거는 절대 하지 마라, 저건 꼭 해라'식으로, 그 깊이가 얄팍했다. 내용이 얄팍하다는 말이 아니라 편집자로서 가지기 마련인 고민에 관해 성찰이 부족했다는 뜻이다. 일종의 편집자용 자기계발서(물론 부정적인 의미에서)였달까.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편집자라는 개인의 '에디터십'에 초점을 둔 에세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요약하자면 이 책의 메시지는 이런 거다. "세심함과 꼼꼼함에 죽고 사는 편집자들이여, 교정을 잘 본다고 좋은 편집자가 되는 게 아니라네. 그럴 시간에 자신의 판단능력, 가공능력, 조정능력을 키우게나. 그게 죄 뭐냐고? 내 말해줌세. 먼저 판단능력이란..." 이하 생략.

그렇다. 저자가 말하는 에디터십의 핵심은 바로 위 세 가지 능력인데, 그중에서도 또 핵심은 마지막 '조정능력'이다. 책 말미에 와서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의사소통이라능!" 이러는 셈. 저자는 이 조정능력이라는 모호하기도 하고 다소 태생적(저자 본인도 인정한다)이기도 한 개념을 편집자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제시한다. 그런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을 가지고 책 한 권을 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놀랍긴 하다. 다만, 아쉽게도 저자가 말하는 능력들은 매우 주관적, 개인적으로 보이고, 실무와의 직접적인 관련성도 찾기 어렵다. 물론 에세이니까 실용서와는 다르다고 하면 할 말은 없다. 뭐, 에디터십에 관해 화두를 던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는 있으니까.

또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 이 책은 편집자의 업무 중 '기획'을 다루지 않는다(아주 짧게 언급하고 그만이다). 에디터십에 치중했다고는 해도, '원고 교열'에 관한 실태는 중점적으로 비판하면서도 기획 업무에 관한 언급은 거의 없다니. 편집자에게 기획이 얼마나 중요한지 고려한다면, 기획에 관한 저자의 철학도 소개하는 편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덧:
재미있는 우연 한 가지. [편집자란 무엇인가]라는 장황하고 명령조로 가득 찬 책이 나온 지 한 달 뒤, [편집에 정답은 없다]라는 제목의 책이 나왔다. 물론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의도했다고 해도 한 달 만에 책을 낼 수는 없고), 마치 '편집자는 이래야 해!'라는 말에 반항하려고 이 책을 쓴 것 같지 않은가.

덧2:
이 책보다 약간 앞서 [유혹하는 에디터]가 나오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유혹하는 에디터]를 읽고 나서 이 책을 읽으면, 조금 한숨이 나온다. 일단 문장이 너무 긴 데다가, 괄호와 쉼표와 작은따옴표가 난무하는 까닭이다. 일례로 143쪽을 보면 한 문장이 9줄을 차지한다. 솔직히 이건 좀 심했다.

덧3(2010-10-2):
끝까지 읽지 못한 상태에서 쓴 글인데, 어제 책을 다 읽고 나서 약간 수정함. 큰 차이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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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개 2010-11-11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책 전체가 실은 '기획'에 관한 내용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마도 저와 '기획'의 의미를 다르게 이해하고 계시거나 아니면 제가 글을 미욱스럽게 쓴 나머지 제가 '기획'에 관해 구구절절히 담아낸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탓이겠지요. 저자의 의도가 전달이 되지 않는다면 독자가 눈이 어두운 탓이 아니라 저자가 미욱스러운 탓이라는 게 편집자로서의 제 소신입니다.

faai 2010-11-15 20:03   좋아요 0 | URL
아니 직접 댓글을 달아주시다니 영광입니다!

일단은 '기획'이란 단어를 어느 외연까지 포괄하는 말로 보느냐에 따른 관점의 차이랄까요. 단, 그 차이를 인정한다손 쳐도, 이 책에서 '기획'이란 '업무'를 여하간 다룬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으레 '편집'이란 업무를 '기획'과 '윤문(교정)'으로 이분할 때, 이 책은 후자에 초점을 둔 내용으로 읽히거든요. 아무래도 '업무'라는 단어에 천착하는 독자로서 드는 어쩔 수 없는 생각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염치없지만, 선생님께서 전하고자 했던 '기획'이란 무엇인지, 그것을 책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일례를 들어주신다면 더없이 감사하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실은 이 책은 제가 1년 반 동안 읽은 편집에 관한 여남은 책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입니다. :)

똥개 2010-12-04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저는 편집이라는 업무를 '기획'과 '교열/디자인'으로 이분(또는 삼분)하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고요. (그런 시각은 출판기획을 형해화하는 것일뿐더러 '교열/디자인'을 기능화하는 매우 위험한 시각이라고 봅니다.) 책에서 어떤 대목이 기획에 관한 언급이냐고 구체적으로 예시해달라고 하셔도 역시 '책 전체'라고밖에는 답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제가 출판기획을 바라보는 관점(즉 기획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한 것도 없는 것 같은 책이 전체적으로 기획에 관해 말하고 있다는 식의 강변을 늘어놓을 수 있는 근거)을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 두 편을 참고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제 홈피에 있는 글들이라 로그인의 불편을 드리는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하나는 흔히 말하는 기획 업무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인 '저자 발굴'과 관련된 글입니다. http://www.ddonggae.pe.kr/bbs/bbs.htm?dbname=N0047&mode=read&premode=list&page=2&ftype=&fval=&backdepth=&seq=11&num=11
다른 하나는 말씀하신 것처럼 기획과 교열을 편의적으로 이분하는 접근방식이 자아내는 우려스러운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글입니다. http://www.ddonggae.pe.kr/bbs/bbs.htm?dbname=N0047&mode=read&premode=list&page=2&ftype=&fval=&backdepth=&seq=17&num=17
제 시각에 동의하지 않으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적어도 이 책 전체가 기획을 말하고 있다는(적어도 저자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만큼은, 비록 그 결과가 흡족하지 않으시더라도 사실로서 이해해 주시기만을 바랄 따름입니다.
 
번역투의 유혹 - 일본어가 우리말을 잡아먹었다고?
오경순 지음 / 이학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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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놓고 말해 이런 책 이미 쌔고 쌨다. 추천사만 봐도 웃기는 게 '적(的)'을 고쳐놓고는 '놀랍지 않은가'란다. 이게 놀라운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이야기다. 동시에 이러한 기계'적'인 순화에 한계가 있다는 사실 또한 명확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예문 하나. "햇빛은 식물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직접적인'을 달리 무슨 말로 바꾸겠는가.

더 근본'적'으로, 이 책은 '일본식 번역투'만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가치가 떨어진다. 가까이 보면 [번역의 탄생]같이 훨씬 깊이 있고 좋은 책이 이미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번역가 지망생에게 필독서였던 [번역의 공격과 수비] 같은 책도 있다(그 외에도 안정효 씨의 책 대부분이 번역가들에겐 성경 같은 책이었다). 더 멀리 보면 이오덕, 이수열 등 우리가 '정말' 읽어야 할 책은 따로 있다.

물론 책의 취지는 공감한다. 번역투의 문제가 뭔지 '인식조차' 못 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으니까. 다만, 무작정 "일본어니까 몰아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면 곤란하다. 또 불가능하다. 당장 이 책 제목부터도 [번역투'의' 유혹] 아닌가. 저자 오경순이 번역한 다른 책들에는 '~에 있어'와 같은 일본식 표현이 그대로 등장하기도 한다. 번역투를 까고 싶다면 우리말 공부 좀 더 하고 본인의 문장부터 고쳤으면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번역하는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들에게는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앞서 소개한 책들을 먼저 읽길 권한다.



사족: 실제로는 꾸준히 영어 열풍이 분 덕분에(왜 꼴사나운 '어륀지' 사건도 있지 않은가) 최근 우리말은 영어에 훨씬 더 많이 오염된 상태다. 요즘 나오는 책은 그나마 일본식 번역투는 자제하는 경향이지만, 영어식 표현은 아직도 너무 많다. 오히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늘어나며 너도나도 번역판(번역비평도 포함한다)에 뛰어들어 영어 번역투를 남발한다. 번역에 필요한 자질은 해당 외국어 실력이 아니라 우리말 구사 능력이다. "나 영어 잘하니까 번역도 잘함ㅋ" 따위로 말하는 인간들, 정말 귀싸대기를 후려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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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2010-09-10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번역투의 유혹에 대한 리뷰 보다가 블로그까지 타고 들어와서 글 쭈욱 다 읽어 보고 있습니다. 저 책은 아직 제가 안 읽어 봐서 잘 모르지만서도, 님의 리뷰는 정말 씨원~~하네요 ^^ RSS구독 등록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읽을 테니, 시원한 글 많이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faai 2010-09-13 10:42   좋아요 0 | URL
음 부담이 팍팍 되는군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사전
박남일 지음 / 서해문집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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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산 책이 나중에 이렇게 반값 세일에 올라오면 아랫배가 싸하니 쓰려온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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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에디터 - 고경태 기자의 색깔 있는 편집 노하우
고경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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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하는 에디터'. 제목 참 좋다. 단 여기서 말하는 '에디터'가 언론매체의 편집기자를 뜻한다는 사실에 주의. 그러니까 보통(?) '편집자'라고 부르는 단행본 편집자가 아니란 뜻이다. 차례도 제대로 안 읽고 제목만 보고 산 내 잘못이지 뭐. 그럼에도 도움이 전혀 안 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카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저자는 《한겨레21》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한 획을 그은 핵심인물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책을 읽으며 참 개성 있는 사람이란 느낌을 많이 받았다. 후반부에서 저자가 정리하는 편집자의 요건 세 가지는 '편집, 글쓰기, 기획'이다(p. 311). 동어반복으로 들리기도 하지만, 깔끔한 정의로 새겨둘 만하다. 이 중 저자는 특히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많은 사례를 소개한다. 학자가 아닌 실무자가 쓴, 살아 있는 글이랄까. 중앙일보 기자가 쓴 [기사 되는 보도자료 만들기]와 마찬가지로, 한 번쯤 읽어볼 가치는 있다(두 책에서 드러나는 정치색을 비교해보면 더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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