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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최규석 지음 / 길찾기 / 2004년 4월
평점 :
깊은 공감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사실 이 정도로 우울한 책인 줄 알았다면, 무턱대고 사지는 않았을런지도 모르겠다. 통닭과 둘리에 대한 이야기도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선택]을 좀더 추천하고 싶다. 나름대로 나 역시 그때의 피해자이기 때문이다(으하하). 이 책을 통해 최규석 씨의 이름을 알게 된 이후, 우연히 신문 등에서 이 분의 만화를 보게 되는 일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이 분의 만화 구상력은 '가짜'가 아니라 '진짜'임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다. 메시지 없이 상업주의에 물들어가는 국내 만화계의 현실에 비추어볼 때 최규석 씨와 이 작품집은 소중한 귀감이 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불합리하고 모순으로 가득 찬, 이 비루한 현실을 외면하지도 포기하지도 않고 직시할 수 있는 그의 눈 그리고 그의 펜을 존경한다.